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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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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에업보


BY 조 양 희 2011-02-20

내 삶은 어찌 이리도 고달프기만 한건지....

여자 혼자서 빈손으로 아이들 둘 키우기가 장난이아니다.

주위를 아무리 둘러보아도 내가 손을 내밀곳은 아무곳도 없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소주방을 운영한다는게 쉽지않았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심야영업정지 발표후 영업이 더욱 힘들었다.

억울한 일도 당했다. 영업을 마치고 막 문을 닫으려는데 아는 형부가 언니랑 부부싸움을 했다며

간단히 소주한잔 먹기를 원했다.

영업의 목적이 아니였기에 하소연도 들어줄겸 소주한병에 야채한접시를 놓고서 이런저런

형부의 넋두리를 들어주고 있었는데 심야영업단속팀이 들이닥쳤고 꼼짝없이 단속에 걸렸다.

아무리변명해도 소용이없었다.빽이없었다는 말이 더욱 적절하다.

벌금 80만원에 영업정지 한달을 당했다.

그일을 당하고보니 아이들을 생각해서도 낮에 할수있는 영업을 찾아야했다.

쉽지않았다.

궁리끝에 밀양에서 잠시 터득했던 다방을 친구랑 동업으로 운영해보기로했다.

고임금인 종업원을 쓰지않고 친구랑 둘이서 종업원 사장을 동시로 하기로했다.

우린 젊었고 아직 미모를 겸비한 28세였다.

친구는 아직 결혼전이였기에 가능했다.

마침 가게에 딸린방이 두개나되었다.

방보증금을빼고 소주방 정리한 돈을 합하여 다방업에 투자를 했고,아이들을 부근에 사는 친정고모에게

양육을 부탁했다. 둘째고모는 나를 가장 오랫동안 키워주신분이기도 했고,성품이 큰고모와는 다르게

인자했다.가정적이고...고모부도 아들만 둘이기에 우리아이들을 이뻐해주었다.

답례로 양육비를 한달에 60만원씩을 주기로했다.

그의 반대를 무릎쓰고 다방을 오픈했고 생각데로 장사는 아주 잘되었다.

이대로 몇년만 하면 집도 살수있을것 같았다.

그와나는 이제는 서로간에 지인일 뿐이다. 아니 나는 그렇게 생각할려고 안간힘을 쓰고있다.

내가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몸과마음을 바쳐 사랑을 한 사람이였기에 잊기가 쉽지는 않았다.

머리로는 당연히 그래야 하는데 마음으로까지는 곤란했다.

하지만.죽을 힘을 다해 노력했다.

잡념과 그리움을 잊기 위해서 내가 다방업을 선택했는지도 모르겠다.

아침 여섯시에 일어나서 주위의 온갖 사무실앞에다 생수병에 다방 스티커를 부착해서 나르는 일부터

하루는 시작되었고 배달과 홀의 영업으로 하루가 모자랐다.

저녁 열시에 마감을 하고선 뒷정리와 장부정리를 하고나면 열두시를 넘겨야만 잠자리에 들수있었다.

또 일주일에 두번은 고모집으로 가서 아이들과 잠을 같이 청했다.

피곤하고 지쳤지만 아이들과 함께 있다오면 내자신을 다시 다잡을수 있었고,위로를 받을수도 있었다.

그렇게 열심히 살고 있었다.

동업히는 친구가 속을 썩이기 시작했다.

손님을 애인으로 만들었다.허구헌날 외박을 했고 아침엔 10시를 훌쩍 넘기고서 오는적이 비일비재했다.

여관에서 자고오면서도 씻지도 않고 그 시간에 나타나서 가게와서 샤워하고 밥먹고 오전을 그렇게

허비했다. 애인도 유부남이면서도 집엘 가지도 않고 24시간을 붙어 있었다.

하루종일 가게 한쪽에서 둘이서 사랑 놀음을 했고 영업은 뒷전이였다.

애가타고 속이 썩어 문드러졌다.

투자한돈을 되돌려줄때까지 어쩔수없이 참을 수밖에는...

싸움도 많이 했다. 참다가 하루는 폭발했다.

"미야! 너 정말 너무한거 아이가?"

"왜? 내가 뭘..."

" 야! 장사는 아침 여섯시부턴데 니는 맨날 열시넘어야오고 물배달도 아침장사도 다 놓치고...."

" 아..또 잔소리가?"

"하는 시늉이라도 해야될것 아이가?"

"하고 있잖아 뭐 더 어쩌라고??"

"아침 물배달에 커피뽑고 청소하고 밥하고 아침장사하고 내혼자 다한다 아이가!"

"일어나믄 시간이 그런걸 난들 어쩌라고?"

미안하단 말한마디 없이 되려 역정을 부리며 짜증을 내었다.

어이가 없었다. 그러면서 이제부터는 가게에서 같이 자야겠단다.

영업장에 남자를 끌여들여 자는건 아니라고 했더니 나더러 여관비를 달라했다.

평소에는 짐작도 못했던 친구의 몰상식함과 게으름에 치를 떨었다.

돈관계만 깔끔하면 동업엔 큰 무리가 없을줄 알았던 내 오해가 한탄스럽다.

반찬이 없다며 둘이서 중국집 음식을 시켜먹고도 장부에 공동지출 명목비로 기재를 할정도..

홀에 오는 단골들은 거의 그의애인이라고 알정도....

그러기를 삼개월쯤 휴무일이였다.

아이들과 고모집에서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오후에 삐삐가 한통 들어왔다.

"여보세요"

"희야! 내다 미야다.큰일났다."

"와? 무슨일이고?"

"흑흑흑.영철씨가 죽었다.자살했다."

어제까지 가게에 둘을 놔두고 나는 고모집으로 왔는데...

얘기인즉.어젯밤 둘이서 사랑싸움을 심하게 했고 그러다가 친구는 잠이들었다 일어나보니

가게 한기둥에 전깃줄로 목을 매달아 자살을 했단다.

그 일로 영업은 문을 닫을수 밖에는 없었다.

그렇게 잘되는 가게를 권리금은 고사하고 사람이 죽었다는 소문이 신문에 라듸오에 방송이되어

쉽게 넘길수도 없었다.

무서워서 가게를 들어갈수도 없었다.

하지만 내 모든 전재산을 투자한곳을 어쩌지 못해서 보름쯤 지나서 돈독한 마음을 먹고 친정엄마와

우선 영업을 개시해보기로 했다. 문을 닫아놓고만 있으면 소문만 무성하고 점점 가게는 폐가로

변할듯하여 영업을 하면서 가게를 내놓기로했다.

쉽지 않은 결정이였다. 친구는 아예 가게로 올수도 없었다.

사람이 죽었다며 슬립차림으로 맨발로 뛰어나가 지나는 사람을 붙잡아서 경찰에 신고를 했기에

온동네에 친구를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그리고 사람이 죽자 그의 아내와 남동생이 친구를 죽일듯이 협박했다.

죽은 그에겐 이제 네살된 남자아이가 있었다.

그의 아내를 보면서 내가 숙연해졌다. 애 아빠가 어쩜 그리도 무책임할수있는지....

영업은 했지만 손님은 거의 없었다. 모르는 낯선 손님들만 아주 가끔씩...

그런 와중에 고모집에 아이들을 볼려고 남편이 들락거렸고 고모는 혼자서 발버둥치는 내가 안스러워서

남편에게 양육을 반은 책임을 져야되지 않냐고 했더니 도리어 역정을 내면서 돈을 줄바엔 차라리

애들을 데려가겠다며 고모의 극구 만류에도 애들을 데려가버렸단다.

큰애가 방학이라 개학이면 데려오겠지만 남편의 그런 어이없는 행동이 이해가 안된다.

친구랑 의논을 했다.

" 미야! 니가 고의는 아니였지만 너로 인해 이런 사태가 일어났고 그렇다고 한없이 문을 닫을수도

없는일이니 우선 내가 울엄마랑 장사는 해볼께 그리고 가게는 내놓자."

"니가 알아서 해라 나는 지금 아무생각이없다."

"그러면 가게가 나가면 보증금은 반으로하되 권리금을 받을수 있을줄은 모르겠지만 그건 너랑 나눌수가

없다.그리고 영업해서 버는 이익금도 반을 전처럼 줄수없다.이해하제?"

"그라믄 나는 뭐 묵고사노?"

"....기가찬다.니라믄 어쩔건데?"

"그래도 내가 투자한 돈이 있는데..."

"미야! 염치가 좀 있어라 니 그동안 영철씨있을때 나한테 어쨌노? 니 진심으로 생각해봐라

그라고 그렇게 잘되던 가게 니가 노력해서 그리됐나? 지금 이상황은 순전히 너로 인해생긴일이다."

"누가 뭐라하나? 보증금이라도 먼저 빼둬!"

"나원참! 니 줄돈 있었으면 진직에 빼주고 오늘날 이런일도 안겪었겠지.니가 모르나 내사정?"

"그람 장사해가 니 혼자 다먹겠단 말아이가 지금."

".............."

말문이 막혔다.

"미야! 내참! 그라믄 니가 장사해라 똑 같은 조건으로....나는 가게 나갈때까지 아~들하고 묵고

 살아야되니까 나는 월급쟁이로 다른데 가서 일할께"

"희야! 우리둘이 같이 해보자.당분간 나는 홀 손님만 받을께."

"아니.두번은 니한테 안속는다.니가 열심히 했던 아 같으면 나도 양보하겠는데 그동안 니가 내한테

했던것 생각해봐라 멀쩡할때도 내속을 그리 썩였는데 얼마나 더 할라고?"

"그라믄 나는 어짜꼬?"

"니가 결정해라 지금 이 상태론 둘아이라 혼자 묵고 살수도 없는 벌이다."

"..........."

"이일이 완전 노가다나 다름없는데 너는 그동안 영철씨하고 사랑놀음한다고 배달을 몇번이나 가고

청소를 몇번이나 했고.가게 문을 몇번이나 열었는지....."

".........."

모질다 생각이 들수있을만큼 나는 못되게 말했다.

어쩔수없었다. 나로서는....

아무일이 없었다면 나는 아마도 부자가 될수도 있었을 만큼 벌이가 좋았다.

배달처가 백군데 가까이가 되었고 홀 손님도 단골들이 만만치 않았다.

커피 한잔에 홀에선 1200원 배달은 1000원이였는데 하루매상이 4.50만원정도 되었었다.

오로지 현금으로만.....

그래서 친구의 나태함도 내몸의 피곤함도 영업을 마치고 돈을 보면서 삭히고 달랬었다.

그런 가게를 이제는 하루에 몇만원도 어렵고 가게 집세만 한달에 80만원인데 그조차도 맞출수가

어려울것 같고.또 가게가 쉽게 나갈지도 의문인 지금 이 상황에 저를 가만히 앉혀놓고 나눠먹기를 하자는

친구가 어이없고 미웠다.

상상을 할수가 없다.가게는 생각탓인지 음침했고 배달처의 손님들도 거의는 호기심으로 시켰다.

소문은 무성해서 장본인이 나인줄 오해하는 사람도 있었고.....

해가지면 친정엄마도 나도 스위치부근에 그사람이 목을맨 기둥이 있기에 둘이서 손을 잡고 스위치를

눌렀으며 내가 배달을 가면 엄마는 가게 밑에 내려와 있었다.

늦게까지 있을수가 없어서 영업은 일곱시면 마감을 했고 불을 끌때면 엄마랑 나랑은 달리기 선수가

되었다.컴컴한 뒤쪽에서 무언가 잡아댕기는듯해서......

그러기를 한달쯤.아침에 가게문을 열려고 엄마랑 이층 계단을 올라서는데 가게문이 반쯤 열려 있었다.

계단에 납작 엎드려 가게안을 주시하니 눈에 익은 친구 신발이 보였다.

가게로 들어서니 친구랑 그의언니가 앉아 있었다.

둘이서 가게를 운영해보겠다며 내가 했던 똑 같은 제의를 했다.

이런 무경우에 어이가 없었지만 나는 쾌히 승락하고 가게가 나가게되면 연락달라고했다.

건물주인을 찾아가서 공동명의에 대한 다시한번 보증금 반환할때 내 입회하가 아니면 절대 불가능함을

확인받고 돌아오는 발걸음이 이리도 무거울수가 없다.

보증금도 공동명의하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든다.

투자한 권리금과 가게 수리비등은 보상받을 길이없다.휴휴휴휴

내가 전생에 무슨죄를 얼마나 많이 지었기에 이렇게 걸음 자욱마다 순탄하지를 못하는지를....

파아란 하늘을 올려다보며 또 내가 가야할길을 생각해야했다.

나는 혼자가 아니다.

눈빛 초롱초롱히 나를 바라보는 내가 책임져야할 나의 아이들이 있기에...

개학이 다가오고 있으니 아이들을 곧 데려오겠지....

아이들이 보고싶다. 꼬옥 끌어안으면 힘이 솟을텐데.....

미야라는 친구는 아무래도 내 전생의업보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