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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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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방앞 나이트


BY 조 양 희 2010-11-18

그렇게 남편을 떠나보내고 시누이랑 의지하며 산지도 벌써 해를 넘겼다.

시누이남편도 내 남편도 간간이 전화만 할뿐 생활비도 모습도 없었다.

그렇게 그 한평남짓한 가게에서 아이들을 포함하여 여섯식구의 생계를 해결해야했다.

그런데 그곳에 황령산 터널이 생긴다며 재개발에 들어가는 탓으로 가건물인지라 그런지

보상한푼없이 점포를 놓아야만 한다는 청천벽력같은 일이 생겼다.

그 날은 아직 출가를 하지않은 사촌 시누이까지 내려와서는 앞으로의 일을 의논한답시고

소주잔을 기울이게 되었다.

그렇게 발동이 걸려 시누이는 나이트엘 가자고 했다.

나이트!!! 내게는 생소한 곳이였다.호기심도 생겼다.

그래서 시누이들과 조방앞에 있는 모 나이트클럽을 가게 되었다.

그때 나나이 스물일곱.시누이들은 나보다 네살씩 많은 서른하나였었다.

시누이들은 가끔은 다니던 곳인지 잘아는듯한 주임이 안내를 해 주었다.

오늘은 우리의 관계는 시누이 올케사이가 아닌 친구사이로 하잔다.

현란한 조명과 고막이 찢어질듯한 음악소리..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와본 나이트클럽이였다.

맥주를 한모금 들이키며 나는 생각에 잠겼다.

이런곳도 한번 와보질 못하고..내 청춘은 뭣인지...

생각에 잠길즘 웨이타들이 번갈아가며 부킹을 재촉했다. 시누이는 몇번 튕기는듯하더니 어디론가

웨이터를 따라나섰고 잠시후 그 웨이터가 나랑 사촌 시누이도 동석할것을 권했다.

망설이는 나를 사촌시누이는 나꿔채더니 웨이터를 따라 나섰다.

룸한곳에 7.8명쯤 되어보이는 남자들 속에 시누이는 자리잡고 앉아서 어서앉으라는 시늉을 했고

연이어 남자들도 일어나서 자리를 내어 주었다.

내옆엔 한 30대중반쯤 되어보이는 성깔 꽤나 있어보이는 남자가 힐끗 쳐다보며 대수롭지 않은듯

쳐다보더니 양주잔을 건넸다.

주위를 둘러보니 시누이는 어느새 그사람들과 전부터 알던 사람들처럼 같이 휩쓸려 깔깔대고 있었다.

사촌시누이랑 나랑은 서로 눈만 쳐다보며 상황파악(?)아니 적응할려고 애썼다.

그때 옆에 남자가 나를 툭 치더니 술잔을 권하며 묻는다.

" 여기 자주와요?"

" 아뇨 저는 오늘 처음인데요.."

" 하기는 첨엔 다들 첨이라 하더라구요.웬 내숭..''

''아뇨.진짜 오늘 첨인데요..''

''알았고... 아가씨들은 친구사이? 우리는 오늘 고등학교 동창모임인데..''

''예.친구사인데요.오늘 그냥 기분좀 풀려고...''

아가씨란 말에 나는 너무 어색함을 느꼈다.내가 아가씨였을때가 있었나?

학생에서 새댁으로 ..그냥 이제는 누구엄마로..그리곤 아줌마로 불린다.

술탓인지 오늘은 기분이 뒤죽박죽이다.

그곳에서 1차를 마무리하고 2차까지...

누가 짝지어준것도 아닌데 자연스럽게 3대3으로 짝을 맞추어 거부감없이 2차로 가라오케를 갔다.

그 남자들도 초범들이 아닌지 한곳엘 들어서자 웨이터들과 마담처럼 보이는 중년의 아줌마까지

연신 굽신거렸다. 시누이들도 그 곳이 처음이 아닌듯 그곳에서 노래를 찾아주며 탬버린을 쳐주는

일명 짤짤이 아가씨들과 귓속말을 주고 받기도 했다.

나는 모든게 신기하면서도 싫지도 않았다.나도 대단한 애주가임을 그때 첨 알았다.

꽤 많은 양의 술을 마셨음에도 취하지는 않았다.

다들 노래들을 구성지게 불렀고 내 차례가 왔다.나는 평소 라디오를 들으며 즐겨 부르던 이미자씨의

'여자의일생'을 불렀고 연이어 박수 소리와 앵콜소리도 들렸다.

김수희씨의 '고독한여자'까지 아주 의기양양하게 불러제꼇다.

술기운탓인지 내가 생각해도 노래를 잘불렀던것 같다.

그렇게 웃고 떠들고 몇시간이 지났을까?누군가 일어나자 제의를 했고 우리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서로 통성명도 없이 오늘 즐거웠다며 자리를 나섰다.명함한장 달랑 받고서...

택시를 기다리려 서 있는데 시누이 파트너가 시누이를 불렀고 시누이는 뒤도 돌아보지않고 그 사람과

몇마디를 주고 받는듯하더니 둘이 택시를 타고 가버린다.

사촌시누이랑 나랑은 황당해하며 출발하는 택시를 막아서보았지만 시누이는 손을 흔들며 그냥 간다.

''저X이 오늘은 절대 그러지말라고 신신당부를 했는데 또 저 지랄이다.휴''

사촌시누이는 그럴줄알았다며 욕을 해댄다.

그러는 사이 내 옆의 남자도 성큼 다가오더니 내손을 꼭 붙잡는게 아닌가?

나는 힘껏 뿌리치며 다가오는 택시속에 사촌 시누이랑 몸을 실었다.

밀치는 탓으로 니트 가디건이 다 늘어졌다.

출발하는 택시속에서  우리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택시아저씨가 신경 쓰여 택시안에서는 둘다 아무소리도 하지않았다.

집에 와보니 시누이는 없었다.아이들은 아직도 새근새근 잘들 자고 있었다.

''저기..삐삐 한번 쳐보지..아무일 없을래나?''

''아이고 그냥 냅둬 아침이면 기어 들어오겠지뭐...''

분위기상 더 물어볼수는 없었지만 시누이의 행적이 대충 짐작이 갔고 나는 속으로 많이도 놀랬다.

이튼날 일어나보니 시누이는 언제 들어왔는지 자고 있었다.

어제 대충 벗어놓은 옷들을 정리를 하다가 나는 깜짝 놀랬다.

결혼 예물로 받은 부로바 시계가 흔적도 없는게 아닌가...순간 나는 당황했다.

어제 분명히 차고 나갔었고 간간이 시계를 들여다 보기도 했다.

혹시..어제 택시 앞에서 밀고 댕기고 실랑이를 하면서 그곳에 흘린건 아닌지...

시누이들이 일어났고 나는 의논을 했다. 딸랑 그거하나 받은 예물시계인데...나로서는

엄청난 사건이였다. 셋이서 궁리를 하다가 어제 받은 명함으로 삐삐를 쳐 보기로 했다.

혹시나 우리가 택시를 타고 난 이후에 주운것은 아닌지...

''따르르릉....''

전화벨이 울린다.떨리는 목소리로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