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컴한 지하 공간에서 그와 난 단둘이 있었다.
나이는 한 24세정도...
아마도 여기서 잠을 잔것도 그렇고 흰 와이셔츠가 꼬질꼬질한것이 아마도 이곳 종업원인듯...
"저 경아라고 알아요?"
"아~예 압니다."
" 그런데 이렇게 일찍 외출하는 경우도 있나여? 잠도 안자고...?"
"...."
누군가 내려오는듯...구두발 소리가 아주 급하게 쿵쾅거렸다.
그 남자는 벌떡 일어나더니 얼른 나가보았다.
그리곤 둘이서 계단에서 뭐라고 속삭이는듯하더니 안으로 들어왔다.
그의 등뒤엔 건장하게 생긴 남자랑 또 여자한명이 따라 서 있었다.
한 오십 안팎으로 보이는...차림새가 자다 나온듯한 모습이긴 했지만 풍기는 포스가 장난아니다.
" 니가 경아 친구가?"
"예."
한숨을 쉬더니 대뜸.
"가가 오늘 아침에 토낏다.빚도 있는데...니가 앞장서라 느그집이 어디라캔노?"
"무슨 말씀인지요...목욕갔다면서요?"
나는 그 남자를 쳐다보았다.동조를 구하려고...
내용인즉 경아는 이곳에서 일을 했으며 화장품이며 옷들을 산다고 돈을 땡겼다한다.
일수식으로 매일을 찍기로 했는데 아직도 70여만원 정도가 있는데 오늘 아침에 짐을 사서
도망을 가버린것이란다.
그러면서 내가 친구니까 그 돈을 갚든지 아니면 대신 일을 해서 갚아란다.
암담했다.요즘같이 휴대폰만 있었어도 나는 경아의 행방과 생각을 알수 있었을 것이며 오늘
이렇듯 서로 길이 엇갈려 난감한 상황은 되지 않았으리라...
내가 그동안 4개월동안 하루도 쉬지않고 꼬박 모은돈은 겨우 20만원.
그렇다고 울산으로 데리고 갈수도 없다.경아 집에 가본들 경아가 없으면 뽀죽한 수도 없이
고스란히 같이 가출한것 때문에 오히려 경아엄마한테 맞아죽을지도 몰랐다.
그래서 얼마동안 일을 하면 그 돈을 갚을수 있냐고 했더니 한달이면 충분하다했다.
경아가 한없이 원망스러웠지만 어쩔수가 없는지경...
그냥 나하고는 상관없는 일이니 집으로 가겠다고...
가서 경아만나면 꼭 말해주겠다며..
애원도 해보고 울어도보고 매달려도 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갖은 협박과 공포분위기로 나를 위협했다.
열여섯의 철부지가 오십이 넘은 전직 형사 출신을 상대하기엔 무리였음을...
하는수없이 나는 20만원을 그대로 뺏기다시피 주고 50만원에 대해서 내가 갚기로 약속을 했다.
약속이라기보다는 억지 춘향이였다.
그러자 두사람은 태도가 달라지며 아주 반색을 하며 밥을 먹자며 다정하게 대했다.
두사람은 부부이며 아저씨가 강력계형사로 있다가 퇴임하면서 이렇게 술집을 운영한다했다.
미성년자이기때문에 손님들에게 절대로 나이얘기를 하면 안되고 혹시나 단속이 나와도 미리 연락을
받기 때문에 걱정없다했다.
그 곳에서 내가 할일은 예쁘게 치장하고 예쁜옷입고 손님옆에 앉아 술만 따라주면 손님들이
1만원 혹은 2만원씩 팁을 준다고 했다. 그것이 나의 수입이라했다.
혹시 나의 실수로 미성년자임이 밝혀지면 나는 경찰서에 잡혀가야된다며 각별히 주의를 줬다.
주인집엘 갔다. 그 곳엔 내또래로 보이는 딸이 두명 있었다.그리고 창고로 쓰던 방이였는데 깨끗이
청소해주겠다며 그곳에서 생활하라고 했다.
그 집에서 딸아이들과 나는 밥을 같이 먹었고 주인 여자는 나를 미장원에 데리고 가더니
머리를 만지게하고 또 화장도 시켜 주었다.그리고 전에 있던 사람들이 두고 간 옷이라며
이것 저것을 뒤지고 입혀 보더니 빨간 원피스하나를 입혔다.
그리곤 너무 이쁘다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아이고 예뻐라!!!하늘에서 막내려온 선녀같데이~~그라고 니는 오늘부터 홍양이라고 하자."
그렇게 나는 빨간드레스를 입고서 그곳에 첫출근을 하였다.
저녁이 되자 엄궁동네도 별천지가 되어있었다.
낮에 보았던 음침하던곳엔 사이키 조명등이 반짝였고 꼬질꼬질하던 낮에 그남자도 어느새
조명아래 리본까지 매고선 핸섬보이 웨이터가 되어있었다.
가게안도 휘황찬란한 조명들과 어디에서 나타났는지 예쁜 언냐들이 네명이나 더 있었다.
주인아저씬 나를 소개소에서 데리고 왔다며 소개를 시켰다.
그리고 그날 나랑 똑같은 입사(?)동기가 있었다.
오늘 처음으로 출근한다는 밴드마스타 오빠야다.
그곳은 지금 같으면 밴드마스타가 있는 단란주점형태였다.
그렇게 나는 그곳에 친구찾아갔다가 친구를 대신해서 볼모로 잡혀 술집아가씨가 되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