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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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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아~~세월 ,,무심한 이름이여~~(2)


BY 설탕 2009-11-29

"이런 ...바람도 정말 승질머리 없이 부네 ....."

우여사는 친구들과 만나기로한 카페에 들어서며 오랫만에 매만졌던  머리가 흐트러져 짜증니이났다 . 날마다 만지는 머리도 아니구만 .....

 

"어~~ 우여사 여기야 ...여기 ....."

우여사의 친구들은 시간보다 일찍나왔는지 몇이 벌써 앉아 문을 열고 들어 오는 우여사를 반겼다 ...

"어 ....일찍들 나왔나 보네 ...."

자리에 앉으며 우여사는 그동안에 보지 못했던 동창들에게 인사를 했다 .

" 호호호 ...잘지냈니? 어쩜 그리 연락도 안하고 사남 ...사는게 그리 잼나? ...좋은 신랑 만남그리 돼는거야?...이제는 니 시간도 좀 갖고 살아라 ...이여자야 ..."

언제나 바른말 하기로 소문난 신나라 ...

부잣집 외동딸로 아쉬운것 없이 살아왔던 신나라가 먼저 인사를했다 .

"후후후 ....그래, 사는거 넘넘 행복해서 니들 생각도 안나드라 ...어찌 ...잘들 살았어?"

인사를하며 돌아본 친구들은 우여사의 인사에 모두 웃으며 반가워 했다 .

이제 모두들 중년티가 완연히 나는 아줌마들 ...

 

"이제 다들 왔으니 차 한잔 마시고 어디가서 점심 먹자 ..모이느라 여기로 정했는데 그냥 나감 주인이 눈치준다 ...커피들이나 한잔 마시고 나가자 .. 여기요 ~~"

항상 남을 생각 많이 해주는 고소희가 카페주인을 생각하자며 커피를 시키자고 했다 .

"...뭐 드릴까요 ..."

주문을 받으러온 남자는 우여사의 큰아들 소심의 나이쯤 돼보이는듯 했다 .

밝은미소에 깨끗히 하얀 티를 입고 있었다 ....

"네 ....난 후렌치 바닐라 커피 ....자 ...다들 하나씩 시켜바 ."

고소희가 먼저 주문을하며 메뉴판을 돌렸다 .신나라 , 고소희 ,오마나 ,김새나 ,그리고 우라질여사까지 다섯명의 중년여인들은 커피를 시켰다.

"어 ...난 ..."

메뉴를 보며 우여사는 한참을 읽어 내려갔다 .

".......근데 먼 커피 종류가 이리많어? ....후후후 ...난 하나도 모르겄다야 ...그냥 헤즐넛 밖에 ..난 그거 주세요 .."

'이런 커피값이 뭐이리 비싸 ....한끼 반찬 값일세 ...쩝!!'

우여사는 커피한잔이 만원돈에 가까운것을 보고 속이 갑자기 편하지가 않아졌다 .

" 호호호 ....요즘 커피가 그렇지뭐 ...옛날에 우리 대학 다닐때 500원가지고 하루 왠종일 레스토랑에 앉아 음악 신청하며 마시던 그 커피값하고는 많이 다르지? ...그게 언제니 ...20년도 넘은때인데 ...호호호 ..."

대학입학하고서 무리지어다니던때...한창 꿈에 부풀어 인생을그림 그리던때 ...

우여사에게도 그런때가 있었다 .

그러던 그녀에게 나타난 육시럴씨 ...인생의 동반자 ....

팔자려니하고 낙점 찍어 줬던 남자 ...

그뒤로 친구들과의 사이도 뜸해지고 그랬었다 .

"그래 소심 아빠는 잘 계셔? ..하는 사업은 잘돼구?"

"사업은 ....그냥 조그만 가겐데뭐 ..."
"그래도 자기 사업이니 속편하지뭐 ...남의 밑에 있어봐라 ..언제 짤릴지 몰라 항상 불안하지 ..."

대기업의 이사인 남편을 가진 김새나가 한숨 아닌 한숨을 쉬며 중얼 거렸다 .

" 그래도 니 신랑은 돈은 잘벌어다 주잔아 ....그럼 됐지 뭐가 걱정이냐 ... 돈도 작아봐라 ...그러니까 지금 한자리 할때 잘 모아뒀다가 쓰면 돼는거여 .."

부동산 비지니스를하는 남편 못지않게 부동산을 잘 관리하는 오마나가 한소리 했다 .

"후후후 ......"

사는 모습들이 다 달랐다 .

공무원하는 남편을 가진 고소희 .

학교 선생님의 남편을 가진 신나라 ...

" 다 ....사는거 그렇지뭐 ... 그런말은 근데 맞는가바 여자 팔자 뒤웅박 팔자라고 ...누가 아냐 지금은 이래도 새끼들 잘 돼면 또 한자리 함서 살지 ...안그래? ...참 !우여사 니 아들 연예인 할꺼라며 ...들리는 소문에 그런던데 ...요즘은 뭐니 뭐니해도 그쪽이 떼돈버는는 최고라잔아 ...대학 전공도 그쪽은 아주 난리잔니 ...."

"으 ...응 .....이제 시작인데뭐 ...."

우여사는 소심의 안부에 말끝을 흐렸다 .....

"암튼 .....사는게 다그래 ..글치? ...."

 

 

오랫만의 동창들과의 만남 ...

처음 만났을때와는 참으로 많이들 다른길을 살고있구나란 생각을 들게했다 .

그리 이런 저런 삶의 얘기들과 시간을 나누고 우여사는 집으로 돌아왔다 .

돌아 오는 전철안에서 헤어질때 각자 타고온 자가용으로헤어지며 집까지 데려다 주겠다는 김새나 에게 됐노라고 거절하고, 전철을 타고오는 자신이 조금은 초라해보였다..

 

초겨울이라서 그런지 금방 어두워졌다 .

바람이 차거웠다.

 

"당신 왔어? ..."

가게에 앉아 컴퓨터에서 무언가를 보고있던 남편,돌아온  아내의 귀가에 안부를 묻는육씨 ...

"........"

" 다들 잘있던가? ...."

".........."

" 저 .....내가 저녁밥은 애교 보고 앉히라고 했는데 ....그리고 반찬은 그냥 우리 있는거 먹으면 돼니까 당신은 씻어여 ....내가 애들보고 차리라고 할테니까 ....애교야 ~엄마 오셨다 ~~"

육씨는 말이 없는 아내의 상태를보고 눈치껏 행동 하기 시작햇다 .

"점심은 먹었수? ...."

" 으...응? .....응 ...어 ...나 짜장면 안시켜 먹었어....당신 해놓구나간 배추국에 밥 잘말아서 먹었지 ...당신 국 솜씨는 일품이잔어 ...허허허 ...."

자신의 물음에 허탈이 웃음짓는 남편 ....

한없이 착하기만 한 남편 ...

 

"애들아 근데 있지....그 누구야 ...니들도 알꺼야 ....우리과있던 그 누구냐 ...시집잘갔다고 했던 이기자 라고 ....집안 좋아서 함들어 오는날  동네서 뻐거지게 어깨 힘줬다던 아이 ....있지? 시댁이 내노라하던 아이 ...글쎄 그아이가 지금은 남편이 중풍만나서 병간하고 집안 너무너무 힘들게 산다드라 ...그 아이 시아버지가 아마도 장관지내셨을껄? ...그래서 걔 남편도 좋은 자리 있었는데 ....정부 바뀌면서 아마도 타격받았었나바 ....그래서 남편 직장서도 아마도 않좋았었나봐 , 그뒤로 풍만나고 ....암튼 그런소문 나돌드라 ....어쩌니 ...참 안됐다는 생각들어 ....."

고소희가 전했던 한 친구의소식 ....

자신이 시집오면서 별로 내세울껏 없어 조금은 부끄러웠고 , 또 다른 친구들의결혼소식을 부러워했었다 ..

 

"당신 피곤하지는 않아? ....."

저녁을먹으며 육씨는 말없는 아내의 분위기가 다른날과는 다름을 느꼈다 ..

" 아니 .....당신 ...오래토록 건강 해야돼 ...당신 중풍같은거 앓으면 난 당신 갖다 버린다 "

"엥?.....그게 먼소리여? "

"......글구 ...당신 먼저 죽음 나 금방 재혼할꺼니까 알아서혀 !!"

"......?"

저녁을 먹다가 뚱단지같은 아내의 물음에 육씨는 갑자기 머리가 띵해졌다 ..

" 나야 ~~힘하나는, 건강 하나는 조~~오치 ...여보 사랑해요 ~~"

"이런 ....당신 왜 안하던 소릴 하고 그래욧!"

우여사는 자신의 감정을 그리 다스려주는 남편이 밉지 않았다 .

높은자리에서 많은 부귀영화를 누리게는 못해주지만 자신의 모든 투정을 받아주는 남편 ....

그런데로 자신을 다 받아주는 남편 ...

육씨는 안다 ....오늘 친구들과의 만남속에서 아내가 받았을 스트레스 ....

미안하기만 하다 ...오늘은 아내가 나갈때부터, 들어와서 함께 하는 저녁 시간 ...그리고 잘때까지 아마도 죄스러워할껏 같았다 .

'여보 ...미안해 ....하지만 사랑해 ....'

육씨는 혼자 열심히 속으로 외쳐본다 ...

'여보 ..우리도 지금 열심히 사는거야 ...당신 열심히 잘 살아야돼 .... 그냥 나랑 이렇게 오래 지지고 볶고 사는겨 ~~~'

우여사는 머리를 조아리며 저녁을먹는 남편을 바라보며 그리 소리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