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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의 뇌진탕 책임은 누구에게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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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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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위생법


BY 헬레네 2008-12-16

실패한 가출은 휴유증을 낳았다 .

 

돈을 갖고 도망 갔었다며 트집이 잡혔고 말대꾸를 한게 화근이

되어서 칼까지 들고 이성을 잃었다 .

옷가게를 하던 언니 친구인 승미엄마의 가게에 숨어 있다가 엄마와 언니를

불러내서 이혼소송을 해달라고 나좀 살려 달라고 매달렸다 .

 

황지에 있는 법무사 사무소에 가서 50만원의 수임료를 엄마가 지불했고

한두달 안에 재판이 시작될수 있다는 말을 듣고 집으로 돌아왔다 .

앞으로의 계획을 세워야 했다 .

내가 엄마나 언니의 집에 있다가는 다른식구들 까지도 일상생활을 못할 것이고

어딘가로 가서 먹고 살면서 소송에도 임할수 있는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 해야했다 .

 

엄마에게 돈을 좀 만들어 주면 장사라도 해서 아이와 먹고 살아보겠다고 부탁하자

엄마가 춘천으로 가라고 가서 먹고 살만한게 있으면 연락하라고 돈을 해주겠다고 했다 .

사람들의 눈을 피해 마치 007작전을 수행하듯이 태백을 빠져 나왔고 오면서도 부디

몸조심 하시고 그놈이 와서 뭐라 하더라도 끝끝내 침묵 하시라고 맞붙어서 싸우면

또 내가 달려 와야하고 그러면 모든것이 물거품 이라고 하고 싶은 말이 있더라도

참고 또 참으라고 ,,,,,,,,,,,,,,,,,

 

춘천에서 살아보겠다고 온것이 하필 1월의 혹한기였다 .

지금은 겨울에도 이렇듯 따듯한데 그때는 어찌 그리도 추웠던지 강대후문 근처의 8평짜리

스낵집은 보증금이 백에 권리금이 이백이었다 .

도합 삼백에 월세가 이십 ,,,, 아무리 봐도 이백만원 어치의 시설이 아닌데 나이많고 욕심

스럽게 생긴 아줌마가 권리금을 누가 시설비만 생각하냐고 자리도 그렇고 다 그런게

있는거라고,,,,,,,,,, 장사를 해본 경험도 없고 춘천에서 살던 사람이 아닌지라 돌아가는

사정에도 쑥맥인 내게 아줌마는 웃으면서 자기는 한달에 먹고 살고 백만원씩은 그냥

 벌었다며 호기를 부렸고 반신 반의 하면서도 계약을 했다 .

 돈을 다받은 아줌마가 생각났다는 듯 " 앗 참 " 하더니 혹시 누가 와서 허가증 이란걸

보자고 하면 지금 서류를 접수해서 만들고 있어요 하고 대답하면

아` 그러냐고 하면서 한 일주일 정도 시간 줄테니 만드세요 하면서그냥갈꺼야

 알았지 하고 친절하게 방법까지 일러주고 돌아갔다 .

 

엄마는 내게 2학년인 여동생과 3학년에 복학한 남동생을 졸업할때까지 밥을 먹여주면

삼백에 대한 부채를 서로가 없는 것으로 하자고 했고 나는 좋다고 했다 .

대학생들을 상대로 월식을 하면서 1장당 800원짜리 식권을 발행해 주기도 하고 아예 월

5만원씩에 한달씩 계약해서 하루세끼를 해주기도 했었는데 시험기간이 되면 도서관에

자리를 잡기위한 범생이들이 새벽 5시30분이나 늦어도 6시면 밥을 먹으러 오는 탓에 새벽

5시전에 나가서 밥을 해야했다 .

 

윗목에 빨아놓은 걸레가 아침이면 꽁꽁얼어 붙어있는 허술한 집에서 새벽 단잠을 자는

 아들녀석을 깨워 물수건으로 눈꼽을 닦아내 업고 나오다가 등에업힌 녀석이 춥다고

 발이 시리다고 보챌때면 손으로 아들녀석의 발을 꼭 감싸쥐고 걸어나왔다 .

아이는 하루종일 밤 10시나 11시까지 혼자서 보채다가 울다가 잠들기를 반복했고 나는

테이블 여섯개를 넘나들며 하루종일 동동 거렸다 .

 

지금도 생각나는건 얼음이 신작로 가장자리로 약 30cm가량씩 얼어 붙어 있던 2월의 어느날

청소차량과 아저씨들이 일일이 손으로 깨어서 싣고 가는 광경을 보면서 춘천이 태백보다

많이 춥다고 느꼈었는데 아마도 그땐 마음이 더 추웠었던것 같고 또 지금은 그런 추위가 없다 .

 

그렇게 봄이오던 3월의 어느날 ,,,,,,,,,,,,

서너명의 아저씨들이 가게안으로 우르르 들어왔다 .

" 어서 오세요 앉으세요 뭘드릴까요 ? " 하는데 자기들끼리 실실 웃더니 허가증을 보잔다 .

순진하기 짝이 없던나는 그제서야 아 -`그때 그아줌마가 말한게 이건가부다 싶어서

얼른 일어나서 " 아저씨 허가증을 만들려고 시청에다 서류를 접수중인데요 " 했다 .

나를 흘끗 쳐다보더니 " 아줌마 그럼 접수증좀 줘봐요 어디 " 하길레 머뭇 거리면서

" 지난번에 하시던분이 그렇게 얘기하면 알았다고 하실거라 하던데요 " 하자 " 아줌마 어떤

사람이 그런말을 해요 그럼 아줌마가 차린게 아니고 누가 하던걸 샀어요 " 한다 .

" 예 그아줌마가 삼개월을 했는데 자기도 그렇게 얘기하고 했었다면서 그말만 하더라고요 "

하자 딱하다는듯 나를 보더니 " 아줌마 허가증없이 음식을 팔면 식품위생법에 걸려요 허가증

없이 장사를 하는 사람이 어딨습니까 그리고 그아줌마가 나쁘네요 그런걸 제데로 가르쳐

줬어야지 이 가게도 권리금 이란걸 줬을거 아닙니까 " 하면서 쯧쯧 거렸다 .

 

세상에 ,,,,,,,,,,,,,,,,,

도대체 내가 알고 있는것은 뭐가 있을까 ?

옆집에서 원주 기사식당을 하는 아저씨와 또 나처럼 월식집 식당을하는 아줌마가 와서

내이야기를 듣더니 주민등록을 달라고할때 돈을 한 삼만원이나 주면서 한번만 봐달라고

사정을 했어야지 그렇게 주민등록증을 내줘버리면 어쩌냐며 이젠 꼼짝없이 경찰서에

가서 조서까지 받게 생겼다며 혀를 끌끌찼다 .

주민증을 보자고 하잖아요  했더니 에이그 이사람아 지금 안갖고있다고 둘러댔어야지

하며 나무랐다 . 내가 바보스러운건 유독 우리집만 조사를 해갔다는것은 누군가의 밀고가

 있었을 것이란걸 유추해 내는 데도 오랜시간이 걸렸다는 것이다 .

그때서야 서둘러 허가증이란것을 내러 갔고 세상을 모르면 범법자도 될수있다는것을 알았다 .

 

새벽부터 밤까지 하루종일 종종거려도 백만원은 커녕 절반의 반도 안돼는 수입이었고 갑자기

 들이닥친 위생계 직원들 과의 실랑이가 힘들었는지 왼쪽귀가 마치 벌에쏘듯 아파왔고 안에서

고름처럼 흐르면서 누가 무슨말을해도 웅웅 거리기만할뿐 잘 들리질않았다 .

고통스런 통증 속에서도 누구에게 말하고 위로 받을수도 하소연을 할곳도없었다 .

소환장이 날아왔다 . 춘천 경찰서로 몇월, 몇일 몇시에 조서를 받으러 나오란다 .

귀는 윙윙거리고 아이는 무릎에서 징징 거리는데 경찰은 이름 ,주소 , 주민번호를 외우게

하더니 영업은 언제부터 했냐 ? 밥은 얼마를 받았냐 , 라면은 얼마를 받았냐 등등 두시간

가까이를 말을시켰다 .

 

얼마후 날아온 고지서에는 벌금 20만원 이름 최 ** 위당사자는 식품위생법 *조 *항에의거

아래와 같은 벌금형에 처한다 *월 *일까지 이를 납부치 않을시는 강제노역에 처한다 .

뭐 대충그런내용 이었다 . 재작년에 교통사고를 내고 조서를 받는데 경찰이 벌금이나

금고 이상의 뭘 받은게 있냐고 해서 없다고 했더니 한참을 찾더니 한건 있네요 하길레

뭔소린가 했더니 식품위생법의 벌금형이 하나 있네요한다 . 대단한 대한민국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