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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의 뇌진탕 책임은 누구에게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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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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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나이 스물에 ,,,,,,,


BY 헬레네 2008-11-29

20년을 40년처럼 살아내느라 사춘기가 뭔지,,,,,, 무엇을 할것인지

어떻게 살것인지 한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던 어느날 스무살 나이와 맞딱뜨렸다 .

 

둘뿌리 처럼 채이고  보따리처럼 던져 지느라 다듬어 지지못한 성년이

마구 읽어댄 온갖 책들과 미완의 내가만나 소화 불량을 일으켰다 .

무수한 낱말들의 열거 , 뜻도모를 철학서적 , 애절한 사랑소설 등을 읽어내며

자꾸 죽고 싶었다 .

 

과거는 지옥같았고 미래는 희망이 없었다 .

나의 짧은 지식으로는 폼나게 살수있는 기회가 올것 같지도 않았고 언제 화를 낼지

모르는 시한폭탄같은 우리 엄마는 내 24시간중 잠자는 시간들을 뺀 나머지는

온전히 당신이 관리했다 .

 

우체국에 편지를 부치러 가겠다고 하면 딱 50원 우표값을 주면서" 가는데 5분

오는데 5분이니 부치는 시간까지 해서 20분을 줄테니 갔다와 " 하면 시계를 보고

앉아서 지키고 있었고 화장실을 가도 조금만 늦어지면 공동 화장실 앞까지 동생들을

보내서 불러 보고 확인을 해야만 직성이 풀렸다 .

내인생 전체를 차압당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

 

어느 소설처럼 멋진 반전으로 행복한 미래가 기다려 줄것 같지도 않은 하루 하루가

지루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

엄마 말처럼 춥고 배고픈 날들도 지나고 엄마덕으로 삼시세끼 따슨밥으로 따슨

구들장을 지고 앉아서 배때지가 불렀나보다 .

그게 아니라면 질풍노도의 시기를 거치지 않고 바로 성인이 된 내가 내안의

나와 화해하지 못한것일까 ? 꽃다운 나이 스물에 나는 자꾸 살기가 싫었다 .

 

그러던 어느날 된장찌게가 맛이없네 , 장인 마빡 씻은물 같네 하며 트집을 잡더니

밥상을 부엌으로 집어던졌다 .  밥상을 둘러 엎은 엄마를 멀거니 쳐다보는데

그래도 화가 안풀려 고래 고래 소리 지르며 온갖욕을 퍼붓고 있었다 .

재래식으로 쑥 들어간 부뚜막과 바닥에  반찬이 범벅을 이루고 된장 찌게가 밥그릇과

함께 나뒹굴고 있었다 .

시멘트 벽에 튀겨진 반찬 국물들을 닦아내며 또 죽고 싶었다 .

 

저녁을 먹고 엄마는 안방으로 , 동생들은 작은방으로 들어가고 나는 거실겸 마루에

혼자앉아 빙초산 병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

빙초산을 먹고 친구가 죽었노라고 누군가 얘기해 주었다 . 나도 빙초산을 먹고 죽으리라

결심하고 저녁도 거른 빈속에 빙초산을 마셨다 .

한모금 입에 대는 순간 혀가 말리는듯 , 타는듯 , 확한느낌으로 손에서 놓쳐버린 빙초산

병은 마룻바닥을 데구르르 구르며 쏟아져 흘러내렸고 넘긴지 얼마 되지 않아 뭔가

속에서 욱하고 올라오는것이 있었다 .

동생들이 달려 나왔고 남동생이 갖다준 양은대야 속에 머리를 쳐박고 나는 온갖것들을

꾸역꾸역 토해 내고 있었다 .

목이 타들어 가는것 같았고   5분에 한번꼴로 뒤집어 지는듯한  창자의 고통과함께

붉으스레한 핏물까지 넘어오고 있었다 .

 

소동에 뛰어나온 엄마는 팔짱을 낀채 내려다 보며 " 뒤지겠다는 년이 다 안쳐먹고

냄겼네 ?  야 이년아 뒤질라면 곱게 뒤져 내가 니년을 병원에 델꼬 갈줄알아 ? " 하며

독설을 퍼붓고 있었고 그 앞에서 보기좋게 죽어주지 못한 내가 한심하고 싫었다 .

아침까지 이어 지는 구토에 정신까지 혼미해져 가고 희부연 아침이 밝아오고 있었다 .

 꼬박 삼일을 물만 마셔도 올라왔다 . 목은 부어서 말도 안나오고 ,,,,,,,,,,

그렇게 일주일을 앓아도 약은커녕 물한바게쓰를 길어다 주지 않았다 .

 

독하다 , 독하다 , 독하다 ,,,,,,,,,,,,

왜 ? 그랬냐고 죽고싶은 이유가 뭐냐고 눈물이라도 흘리며 한번만 , 딱 한번만 물어봐

주었더라면  내가 죽고싶었던 이유를 열가지도 넘게 댈수 있었을 것이고 마음속 응어리를

풀수도 있었으련만 터지고 찢어진 가슴에 상처하나를 덧댄꼴이 되고 말았다 .

 

헬쓱한 얼굴로 양손에 물을 길러서 힘겹게 걸어오면 뼈만남은 몰골에 바지가 벗겨질듯

흘러 내렸다 . 미경이 엄마가 " 야가 다죽게 생겼네 3호방  아를 병원에 델꼬 가야 하는거 아녀 ? "

하자 엄마가 " 병원은 무슨 뒤지겠다는 년을 죽고 사는건 다 팔잔기라 돈이 썩었나 "하며

아무렇지 않다는듯 나를 한번 쳐다보곤 쓱 들어가 버렸다 .

 

집을 나가도 제발로 들어오고 죽어도 살아나는 년이니 죽고 , 죽고 , 또 죽으면서

살아 낼수밖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