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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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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긴 밤,잃어버린 잠!


BY 하얀비 2007-11-22

자고 싶다.

아주 편히 잠을 자고 싶다.

 

긴 세월이, 악몽같은 긴긴 시간들이 내게서 이젠 잠을 완전히 빼앗아가려나?

벌써 1주일이상 거의  온 밤을 새우다시피 했다.

이젠 오빠가 군에 입대해서 마음편하나 했는데 그동안의 피폐해졌던 내 모든 촉각들이 꿈틀거리며 아우성을 치는듯햇다.

 

 

여중생의 처절하고 역겨운 성폭행의 시간들!

밤이 무서워서 ,집이 무서워서

조금씩 밖으로 돌기 시작했다.

하루라도 오빠로부터 벗어나고 싶었다.

누워서 모른척하고 잠자는척하고 당해야만하는  그 고통!

바로 옆에는 할머니가 버티고 있기에 난 정말 숨도 제대로 쉴수가 없었다.

설마 할머니가 몰랐을까?

짐짓 알면서도............

 당신의 젖을 항상 만지게하면서 잠재우는 그런 사람이었으니.

고등학생인 오빠에게......

모든것이 이해가 안됐다.

사내가 뭐길래,

남자가 뭐길래,

바보같은 놈들한테 그렇게 바라고 바라는지.

 

학교 친구들 집에서 자는일이 빈번해졌다.

집에 들어가도 어디서 자고왔나 묻지도 않는다.

한사람 입을더니 더 좋았겠지.

또 방 비좁지 않게 잘수 있었을테고.

그러한 현실이 마음 아프고 슬프다.

내 존재가 ........

 

친구들 집에서는

너무 편하고 행복하게 웃고 떠들다 잠드는것이 그렇게 좋을수가 없다.

흰 쌀밥에 김이 모락모락나는것이 그렇게 맛있을수가 없었다.

그 가정들이 너무 부럽고 부러웠다.

서로 위하고 아껴주는 마음들이 다른세상같아 눈물이 핑 돌곤한다.

 

 

우리집은 흰쌀을 보리쌀위에 쌀짝얹어 밥을해서 남자들만 쌀밥먹고 나머지 여자들은 큰양재기에 보리밥을 가득 담아서 모두가 한숟가락이라도 더먹으려고 항상 난리다.

반찬도 별로없어 거의 고추장에 멀건히 비벼서 빠르게 쑤셔넣기만 한다.

옆에 남자들 밥상을 힐끗거리며.............................

생각이 있는 인간들인가싶다.

 

가끔은 아버지가 흰 쌀밥을 남긴다.

설거지를 하면서 바깥을 살피며 표시 안나게 그 흰 쌀밥을 한숟가락, 두 숟가락.........

그렇게 훔쳐먹으며 목이 메인다.

부뚜막에  밥을 뒤적여 뚜껑 덮어 놓고 안먹은척 열심히 물길어 그릇을 씻으며 눈물이 떨어진다.

여자도 같은 사람인데.

일도 더 많이하고 공부도 더 잘하고 말도 더 잘 듣고......

화가난다.

어른들이.

세상이.

 

셋째여동생이 할머니한테 맞아 머리에 피가 흐른다.

아버지가 남긴 흰 쌀밥 한숟가락 훔쳐먹다 들킨것이다.

그자리에서 후라이팬으로 머리를 맞아 터진것 같다.

다음끼니에 아버지한테 갈 밥인데 네년이 터진 입이라고 어디 감히 그 밥을 쳐 먹냐며 ,

그래도 분이 안 풀리는지 10살 계집에를 머리채를 잡고 부엌밖으로 내동댕일 치는것이다.

 자지러지게 우는 동생들을 잡아끌고 뒷산으로 올랐다.

급히 챙겨온 연고와 반창고로 우선 피를 멈추게하고 골짜기로 가서 씻고  넷이서 서러워서 서로 부등켜 안고 울었다.

그동안의 서러웠던 일들을 푸념하고 욕하면서 ........

 

우리들을  지켜주는 부모는 없엇다.

알콜중독아버지.

대식구 입에 풀칠이라도 시키려고 밤낮으로 제대로 자지도 먹지도못하면서 바느질만 묵묵히하는 엄마.

기댈데가없어 항상 넷이서 웅숭거리고 있다.

 

그런 불쌍한 동생들을 놔두고 중3때 이불 싸들고 집을 나왔다.

학교앞에서 자취하는 친구 공부도 봐줄겸 같이 고입 공부하려한다고......

그건 핑계였다.

아니 일부러 그런 핑계를 친구를 설득해서 만들엇다.

그대로 있으면 내가 미칠것 같아서, 참고 견딜수가 없었다.

집에서는 공부도 못하게한다.

지집애가 무슨 말라 비틀어진 공부를 하고지랄이냐고

공부할 돈으로 술 사오라고 이년,저년,개년하며 전 지랄을 한다.

 

밤엔 밤대로 육체적으로 고통스러워 잠 하나 재대로 못자 헛것이 보이려고한다.

 

내가 살고 봐야겠어서

무조건 선포하고 나와버렸다.

 

하루하루가 살아가는 희망이 솓구쳤다.

친구랑 밥해먹으며 밤늦게까지 공부할수있어 행복했다.

그것도 내가 제일 아끼고 좋아하는 친구랑.

운동을해서 공부를 못해 고등학교 가는것이 위태위태해서 내린결론이다.

집이 워낙멀어 버스도 제대로없고 버스 끊기면 가끔 둘이서 걸어서 밤길을 노래부르며 1시간30분정도 산넘고 물건너며 무서움을 참아가며 두손을 땀나게 꼭쥐고 걷고 또 걸었다.

 

자취생활시작한지 3개월 정도되었을때 사건이 터졌다.

그날도 밤늦게까지 공부를하다 잠들었다.

자는데 갑자기 내 아랫도리가 칼로 도려내는듯한  섬뜩한 통증에 잠을 깼다.

눈을뜨니 어둑한 방안에 검은 실루엣이 드러났다.

바로 내 다리밑에 우뚝 서있었다.

너무 놀라 "아........악"하고 자지러지게 비명을 질렀다.

오랜동안 질렀다.

너무 무서워서 온몸을 꼼짝도 못하고 뻣뻣이 굳은체 소리만 질러댔다.

그놈이 문쪽으로 도망을쳤다.

친구가 놀라 깨나더니 더 소리지르고 운다.

붙들고 덜덜 떨며 한참을 울다 스위치를 누르나 불이 안들어온다.

더 겁이나서 잠도 못자고 떨면서 동이 트기만을 기다렸다.

느낌이 이상했다.

내 사타구니가 심상찮았다.

엉덩이쪽을 만져보니 청바지가 찢겨져 손하나 들어갈만큼 구멍이 나 있었다.

순간 숨이 멎는듯했다.

아까보다 더 놀라고 더 무서워 더 크게 비명을 지르며 친구를 부둥켜안고  부를부들떨며 파고들며 울어댔다.

어떻게 이럴수가.

나에게 왜 이런일이 일어나야되는것인지.

피해서 도망나왔더니 나와서까지....

저주받은앤가? 내가?

내가 무섭다.내 자신이 싫다.

손을 넣어보니 뭔가 물이 흐른다.

비릿한 냄새가 난다.

아프고  너무 쓰리다.

바지가랑이 사이를 칼로 오려냈다.

이렇게 잔인하게........

벗길수도 있는일 아닌가?

아직도 이해가 안간다.

깜깜한 밤에 칼로 청바지를 찢으려면 오래걸렸을텐데.......

너무 무서운 일이다.

차마 친구에게 바지얘기는 할 수가 없었다.

그저 도둑이 들어오다 들켜 도망 간 것이라고.

그날 나에게 무슨일이 일어 난것일까?

 

아침에 일어나 다시 한번 놀랐다.

창문을 여니 잠근 바깥창문이 통째로 떼어서 밑에 내려져 있어 둘이 그광경을보고 너무 떨려 말이안나와 다시금 주저앉아 울고 말았다.

안집 아줌마가 둘러보니 두꺼비집도 내려놨드란다.

치밀하고 무서운놈이다.

 

간신히 청심환을 사다주셔서 먹고 학교를 가려는데 보이는 사람마다 무서워서 가슴이내려앉고 소리를 지르고 주저앉아버려 결국 학교도 못가고 말았다.

며칠동안 친구네집에서 안정을 취하고 결국은 짐 싸들고 고개숙이고 집으로 기어들어가 아무 말 못하고 이불속에 얼굴 묻고 철철 눈물을 흘리고 또 흘렸다.

아무도 없다. 내 아픔을 같이 들어줄 사람이.

이 세상 어디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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