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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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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사랑 -학교[1]-


BY 선유 2010-07-02

   승민과 윤주는 옷에 묻은 먼지를 테이프로 대충 훑어내고 통학버스에 올라탔다.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아이들은 그칠줄 모르고 재잘거렸다.

학교앞 버스정류장에서 차가 멈추고 이내 모두들 내렸다.

"오늘 체육 시간 있지?"

"근데 나 오늘 마술에 걸려서 정말 싫어!"

모퉁이를 돌아 언덕을 오르며 윤주가 넉두리 하듯 내뱉았다.

"난 솔직히 어두워 앞도 잘 보이지 않는데 체조하고 달리기 하는거

첨엔 정말  적응 안됐어."

승민 역시 솔직한 심정을 얘기했다.

"ㅋㅋㅋ, 그래 맞아 달밤에 체조하는것 정말 우스워...꼭 그렇게 해야

되는건지 모르겠어!"

둘은 달밤에 체조라는 말을 여러번 읊조리며 깔깔거리며 크게 웃었다.

"승민아,,,"

뒤에서 계속 달음질 쳐 왔는지 숨이꽉찬 숙자가 소리쳤다.

"야, 너네들 무슨 얘기를 하는데 그렇게 히히덕 거리고 있니? 불러도 대답도 않고."

"응, 달밤에 체조하는 얘기..."

이해가 간다는듯이 숙자역시 깔깔거리며 웃었다.

"야,  너네 혹시 펜글씨 시간에 그것 봣니?"

숙자는 뜬금없이 펜글씨 얘기를 꺼냈다.

"펜글씨가 왜..."

"그거 생각보다 어렵더라.  잉크가 조절이 안되서 난 혼났는데..."

윤주는 펜대 웅켜잡는 시늉을 하며 댓구했다.

"이런 모범생들 같으니라구...   그 아까운 장면을

놓치면 어떡해?"

괘씸하다는 듯 숙자는 허공에 팔을 내지르며 외쳤다.

"펜글씨 선생님 머리스타일이 좀 특이하긴해."

승민이 떨떠름하게 말하자 윤주가 덧붙여 말햇다.

"어떻게 그렇게 둥그렇게 솥뚜껑 머리를 하시는지...."

"근데 그게 어쨌다고 연세 많고 멋 안 부리시는 선생님 이시잖아?"

호기심에 찬 윤주는 더이상 못참겠는지 말하다 말고 숙자를 채근했다.

숙자는 약간 웃음을 흘리며 넉살스럽게 말하기 시작했다.

"우리 펜글씨 쓸때, 선생님은 의자에 앉아 계셨잖아, 크크윽...."

숙자는 무슨 말을 하려다가 참지 못하고 또 큰소리로 웃기시작했다.

"야~아, 자꾸 웃지만 말고 말해봐."

윤주는 더욱 외간장이 타는지 닥달을 했다.

"어~어. 알았어."

"그 선생님, 솥뚜껑 머리 윤기가 하나도 없고 뻣뻣 하잖아,  근데 정수리 부분에 파리가

앉았어,  근데 그 선생님 그렇게 감각이 무디냐? "

"파리가 그선생님 의자에 앉을 때마다 머리에 붙어 있는데 그걸 모르더라."

숙자는 입언저리에 웃음을 머금고 계속 이어 말했다. 

"내가 혼자 보기 아까워서  짝궁인 정숙이 한테 말했는데, 개가 보고 하는 말이

더 웃겼어."

"뭐라 그랬는데?"

윤주가 되물었다.

" 응, 개 하는 말이 야! 파리가 저머리에 똥 싸겠다~"

"으하하하..."

셋은 배꼽을 움켜잡고 눈물이 고일만큼 웃어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