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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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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 and ego


BY 별사탕 2007-06-18

 

(2) 이드와 에고

 

 

 

 

" 흑흑...무서워요! 제발 가까이 오지 마세요! 흑흑..."

 

반복되는 그녀의 말들은 어떠한 물음보다 더 참혹하고 슬프게 와닿았다. 그는 가만히 그녀가 울부짖으며 의자위에서 몸을 정신없이 비트는 모습을 안타깝게 바라보며 황급히 그녀를 향해 어르듯이 부드럽게 말했다.

 

" 자! 자 ! 당신을 괴롭히는 물체가 무엇입니까? "

 

" 흑흑! 잔인해요! 울퉁불퉁 비닐이 덮혔던 초록 괴물이 었는데...인간의 형체로...흐억!

  근데, 그가 그...물체를  죽였어요. 날카로운 은색칼로 머리를 두동강이 내서, 참혹하게

  죽여 버렸어요! 그래서 거리가 오통 피범벅 이예요. 지금 피가 두가지 색깔로 무섭게

  솟구치듯 흐르고 있어요. 냄새가 너무 역겨워요! 시궁청 냄새도 아니고 꼭 무슨...썩은

  생선비린내 비슷한 냄새가...너무 심한 악취가나고 있어요. 무서워요!

  그가 나를 바라보고 있어요! 그의 눈동자가 지금 어두운 보라색으로 바뀌고 있어요. 흑흑...

  제발 살려 주세요! 그가 내게 다가와... 내 턱을 손으로 움켜 쥐고 있어요. 그의 손이 너무나

  차가워서 얼굴이  너무 추워서 덜덜 떨려와요. 그는 마치... 꽁꽁 얼려있는 얼음같아요.

  난 난...그가 날 바라보는게 너무  무서워요! 흑흑! 살려주세요! 제발..."

 

이제 그녀가 울부짖는 모습은 지켜보는 종민이 보고 있기에도 감당이 안될정도로 위험수위까지 올라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남아있는 무의식 세계를 이해하려면 그녀를 힘들게 해야만한다.  그녀가 과연 견뎌낼 수 있을까?

 

" 자! 하나...둘...셋...하면 당신은 그 사람과 멀어집니다. 당신은 제 3의 인물로 그들을

  평가합니다. 자..."

 

" 악! 그가 오고 있어요. 그의 눈이 이번엔 점점 흑색으로 변해가고 있어요. 무서워요.

  그의 눈이...날 ...날...무섭게 쳐다보며 웃고 있어요. 악! 아아아! 악! "

 

" 수아씨? 유리수아씨? 당신은 지금 과거로 여행을 갔습니다. 이제, 셋을 세면 다시 현실로

  돌아옵니다.  하나...둘...셋!  당신이 눈을 뜨면 다시 현실로 돌아옵니다. "

 

종민의 차분하게 깔린 나직한 목소리에 그녀가 움찔거리며 땀과 눈물이 범벅된 얼굴을 들어 겨우 눈을 떴다. 그녀의 눈이 슬픔과 고통으로 한없이 타들어갔다. 그녀의 눈동자가 점점 보라색으로 변해있는듯 싶더니, 어느새 평소의 검은색 눈동자로 변해 있었다.

 

" 헉...헉..."

 

헐떡이는 그녀의 눈이 짙은 검은빛으로 변해가더니 한동안 멍한 상태로 어두운 수면실을 향해 눈동자를 정신없이 굴리고 있었다. 그의 무섭도록 선명했던 붉은색 입술의 그녀의 입술과 겹쳐졌다. 그가 내게 무섭도록 차가운 혀끝을 가져다 댔다.

그녀의 눈동자에선 아직도 공포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울음이 마저 터져나오고 있었다.

 

" 혹시, 기억나는 부분이 있나요? "

 

짙은 한숨을 내쉬며 은밀한 목소리로 달래듯 묻는 정민의 목소리에 그녀가 잠시 멍한 시선으로 그를 돌아보며 멍하게 말했다.

 

" 에일린..."

 

" 네? "

 

" 모르겠어요. 그가 내게 에일린이라고 했어요! 난...기억이 잘 안나요. "

 

" 그는 누구입니까? "

 

" 잘...모르겠어요. 그냥, 무섭고...소름끼쳤다는 것 밖에는..."

 

한참을 멍하게 있던 유리수아는 자신의 손을 얼굴에 묻고 한참을 기나긴 서러운 공포의 눈물을 쏟아냈다. 그녀가 울고있지만, 그는 그녀가 우는 그 물체대한 궁금증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었다.

 

에일린? 에일린이라구?

 

한참을 그의 머릿속에 맴돌던 글자를 겨우 노트에 끄적이며 그는 긴 한숨과 함께 그녀에게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의 미소가 너무나 부드럽게 그녀의 가슴안에 스며들자 그녀의 공포심이 조금씩 사그라드는 기분이 들었다. 잠시 망설이던 그가 가만히 그녀 옆으로 다가가 땀으로 범벅된 그녀의 가냘픈 어깨를 조심스럽게 토닥이며 끌어 안아 주었다.

얼떨결에 유종민에 품에 안긴 수아는 한동안 멍한 시선으로 그의 어깨의 땀으로 젖어버린 머리를 살짝 기대었다.

 

" ...아무생각 하지 마세요 ! 그냥, 편하게 생각하세요! 억지로 기억을 짜내는게 엄청난

  스트레스가 될 겁니다. 수아씨...그냥, 편하게...지금 현실만으로 견디세요 ! "

 

그의 목소리는 감미롭고도 달콤하게 그녀의 귓가에 착 안착되어 감기고 있었다.  그가 내게 하고자 하는 말들은 무엇일까? 가만히 기대어있는 시간이 너무나 평온한 나머지 수아는 아련히 떠오를듯 떠오르지 않는 기억들을 더듬어 내며 눈을 살짝 감고 잠시동안 그의 어깨를 빌미를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 본능에 충실한 거 죄는 아니잖아! 그게 죄라고 여긴적 없고...그건 어디까지나 내 안쪽에

  있는 욕망중에 일부일 뿐이야. 누구나 일탈을 꿈꾸지! 하지만, 함부로 일탈을 시도하진

  않아! 엄청난 댓가가 따르거든! 치욕스런 결과로 내게 오점을 남길수도 있을테니까..."

 

가만히 칼을 빼내어 비스듬히 고개를 옆으로 기울인 사내의 눈이 음탕하다 못해 타락한 일부로 퍼뜩이며 자신을 향해 날카로운 외마디 비명을 질러대는 여자를 재미있게 바라보고

있었다. 여자의 옷은 이미 사내의 날카로운 칼날에 찢기어 거의 알몸이나 진배없이 추악하게 벗겨져 있었고, 여자의 얼굴은 뻘겋게 달아올라 마지막 생명의 안간힘을 위해 그를 사시나무 떨듯 가냘프게 떨며 바라보고 있었다.

그가 잔인한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여자의 앞으로 다가왔다. 그는 한줌 오차도 없이 이곳저곳 찢겨져 맨몸이 슝슝 보이던 옷의 마지막 걸림돌 마저 아낌없이 벗기어 냈다.

사내의 손은 날카롭고 차가웠으며 냉정하고 혹독했다. 그이 손이 여자의 나체로 잠시 뜨겁게 달구워지자 그는 입가의 이루 말할 수 없는 숨막히는 미소를 만들어 냈다.

그 미소는 마치 먹이를 앞에 두고 음산하게 울부짖는 늑대의 그것과 비슷했고, 여자는 금방이라도 질식해서 넘어갈 것 처럼 하얗게 되어선 그를 향해 마지막 애원의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여자의 손은 이미 두꺼운 노끈으로 조여져 천장을 향해 곧게 뻗어 있었고, 군데군데 칼날이 날카롭게 스쳐간 희고 고은 살결은 이미 찢겨져서 피가 조금씩 베어나오고  있었다.

그는 천천히 그녀의 묶여진 팔을 마치 벌레가 기어가듯 천천히 손끝으로 쓸어 올리고 있었다. 그의 장난스런 행동그녀의 가냘픈 팔이 온통 공포와 알 수 없는 불안감으로 오돌토돌 기분나쁜 닭살을 만들어 그의 괴로운 접촉을 피하고 싶어했다.

그녀가 그에게 공포의 눈빛을 선사할 수록 그의 눈은 나직하고 어두웠으며 한참을 재미난듯 신나게 반짝이고 있었다. 자갈을 물려서 그녀의 입안에서 나오는 날카로운 비명외에 그녀가 낼 수 있는 소리는 거의 없었다.

그는 천천히 그녀의 눈물과 피와 땀으로 범벅이 되어 엉망진창인 그녀의 축쳐진 얼굴을 손끝으로 살짝 들어 올리고는 그녀의 피범벅인 입술에 자신의 축축하고 기분나쁜 입술을 빨아들이듯 가져갔다. 그의 축축하고 온통 끈적이는 냄새나는 입술은 그녀에게 더욱더 커다란 공포와 괴로움를 선사했고, 그는 그런 그녀의 반응이 마냥 즐거운듯 베시시 역겨운 웃음를 흘리고 있었다. 그의 혀가 한참을 반항하듯 고개를 흔드는 그녀의 입술안에서 맴돌더니 다시 그녀의 떨리는 귓가로 향해 소름돋을 정도로 축축하게 자신의 혀끝을 살짝씩 가져가 그녀의 귓가를 정신없이 핥아내기 시작했다. 그의 그런 동작이 어찌나 음울하고 기분나쁜지 그녀의 온몸은 소름으로 들썩거리고 있었다.

토할것 같아...

 

그녀가 가진 그에 대한 생각은 그것밖에 없었다. 그는 잠시 그녀을 향해 눈동자를 빛내더니 자신의 머리를 덮고있던 검은색 두건을 벗자 머리카락 위쪽으로 가지모양의 길다란 막대기가 꿈틀거리며 꽈리를 틀듯 비틀더니 한참 뒤엔 믿어지지 않게 여러마리의 흉칙한 비닐을 가진 징그러운 뱀모양이 되어 스르르 무서운 소리를 내며 그녀의 목주변을 천천히 감아 그녀의 벗겨진 몸을 음탕하게 베베 꼬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머리위에서 그녀를 탐하는 몹쓸 괴물의 쾌락에 들떠있는 소리를 흡족하게 바라보며 혀끝에 묻어있는 그녀의 살결을 정신없이 입안에 빨아드렸다.

 

" 흐읍! 너무 달콤해! 여자의 향기는 무척이나 달콤해! 커다란 안식처 같지...편안하고 안락한

  낙원같지! 한동안  잊고 있었던 자극적인 향신료 같지! 코끝에 전해지는 부드러운 미풍같기

  도 하지! 로즈메리! 널 내 안에 영원토록  갖는게 제일 좋겠다고 생각했어. 어때...너무

  구미가 당기지 않아? "

그가 손을 들자 온통 털이 보슬보슬 보이는 그의 두텁고 징그러운 팔이 그녀의 가냘픈 허리를 휘어감았다. 그녀는 너무나 감당하기 어려운 공포심에 두눈을 질근 감자, 이미 약속이나 한듯 그녀의 두눈에서 무서운 눈물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왜...내게 이런일이 생긴거지?

난...난...당신이 찾는 여자가 아냐!

 

" 본능에 충실해...지금, 자신을 한번 봐! 얼마나 아름다워! 이토록 아름다운 나체를 왜

  꼭꼭 감싸며 옷으로 억지로  감추려 하지! 이런 나체는 모두 함께 나눠야 제맛인데...말야!

  후후..."

그가 천천히 칼을 들어 그녀의 머리카락을 스치자, 그녀의 동공은 숨막힐듯 아찔한 공포로 더욱더 커져버리고 있었다. 차갑고 날카로운 칼날이 자신을 향해 돌진하자 그녀는 더이상 자신이 살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이 확연한 현실로 와닿고 있었다.

 

" 읍...읍! 읍윽..."

 

그녀가 내뱉을 수 있는 말들은 입주변을 꽁꽁 싸매고 있는 자갈덕분에 쇳된 비명이 되어 둔탁하게 떨어져 나왔고, 그는 그녀의 나체에 자신의 몸을 더욱더 무섭게 바짝 밀착시키고는 천천히 자신의 몸이 요구하는 못된 욕정을 흐느낌과 공포감으로 정신없이 떨고있는 그녀에게 풀어대기 시작했다.

 

" 헉...좋아...이거야...더 울어! 더!   헉..."

 

그의 머리위에 꽈리를 틀고있던 뱀모양의 징그러운 것들은 그의 쾌락적인 소리에 켁켁...소리를 내지르며 그녀의 머리속으로 구석구석 날카로운 이빨을 가져갔다.

 

" 윽! 악! 흡...흑..."

 

그녀의 비명이 그렇게 그들의 절대적인 공격에 허물없이 무너지고 한참을 숨이 끊겨 맥없이 떨구어진 그녀의 머리를 그는 기분좋은듯 거뭇거뭇 이제는 아예 털북숭이가 되어버린 짐승같은 팔로 가볍게 받아 들었다.

그는 넙죽 웃으며 자신의 손에 들린 그녀의 머리카락을 코로 가져가 향긋하게 그녀의 모든것을 기분좋게 맡고 있었다.

 

" 흡! 그래...이거야! 이 달콤하고 향긋한 여자의 냄새! 흡! 음! 아주 지독히도 음기가 가득하고

  나를 미칠정도로  수 없이 자극하지! 흡! "

 

 

척!

그가 들려있던 여자의 찌그러진 머리는 수은의 절대적인 공격으로 인해 바닥에 나가떨어져 버렸다. 이미 사람의 모습에 흉칙한 괴물의 모습으로 변해버린 그가 고개를 돌려 자신을 돌아보자, 검은 그림자가 나직하게 깔려있던 수은은 씨익 웃어 보이며, 허리춤에 차고있던 날카로운 칼자루를 사정없이 빠르게 휘둘러 꽈리를 틀며 갈라진 혀끝을

쑤욱 내미는 뱀들을 머리를 일제히 잘라내기 시작했다.

 

슉! 휘이익!

그녀의 칼자루가 바람을 가르고 번쩍이며 뱀들의 공격을 피하고 정신없이 뱀머리를 잘라내자 꽥꽥 뭉퉁거리는 요상한 소리만 내질렀던 뱀들은 바닥에 맥없이 검은피를 토하며 떨어져 나가고 있었다.

 

" 너...이! 요망한...것...! 네가 정녕 살기를 바라는 게냐! 넌 에일린이 될수 없어! 그래 봤자...

  너는 요망한 흑마녀에 불과해! "

 

분개한 그가 수은을 향해 무서운 분노를 터트리자, 그의 입에서 검은색 연기가 연거푸 새어 나왔다. 그런 그의  너무나 흥분한 모습에도 수은의 눈빛은 집요할 정도로 흔들림이 없었다.

 

" 아돌프! 너는 이미 죽은 목숨이야! 어린 여자의 혼을 빨아 먹으며 억지로 바닥에 생명체를  

  버리며 근근히 살아갈 생각은 애시당초 버려! 아돌프 !  "

 

그녀의 목소리는 너무나 나직하고 고요했다. 그녀의 흔들림 없는 목소리에 깔린 어둠에 그가 흠칫 당황해 하며 그녀의 붉어지는 눈빛을 맥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 도대체, 네 정체가 무엇이냐?..."

 

그가 매섭게 몰아 부치자 그녀의 눈빛이 더욱더 섬뜩할 정도로 냉정하고 차갑게 굳어져 버렸다.

 

" 나? 훗...나는 영원한 사브리나다. 알았느냐? 멍청한 아돌프! "

 

촤악!

 

그녀의 은색 칼날이 어느새 어둡고 칙칙하게 변해가자 그의 목덜미는 처참하게 뭉개져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다. 그녀는 입가에 잔인한 미소를 지으며 꽤 침착한 표정으로 아무렇지 않게 널브러져 있는 시신들 사이에 흥건이 배어 나오는 여러가지 핏물을 부드럽게 즈려밟으며 자리를 떠났다.

 

복수가 시작됐다.

내안의 또다른 내가 나를 일깨운다.

 

유리수아...네 자리는 점점 더 좁아지고 있어.

넌 어차피, 에일런이 될 수 없을거야.

 

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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