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어디가 어디야.
통 미로같은 구조였다.
세현은 앞에 가고 있는 사람을 불렀다.
" 흠, 흠 실례합니다."
수수한 옷차림에 화장기가 없는 그녀가 돌아섰다.
" 저, 말씀이세요?"
" 그럼 여기 누가 또 있나?"
그녀가 두리번 거리더니, 세현의 옆으로 왔다.
" 무슨 일이시죠?"
" 아, 여기 상담실이 어디쯤?"
어려보이는 인상이지마, 교복을 안입은 걸로 봐서 여기 학생은 아닌 듯 했고,
아마 서무실에서 근무하는 아이쯤되려나 싶어, 세현의 말투는 존대도 아니요, 반말도 아닌
투로 물었다.
세현의 말투가 맘에 안드는지 그녀또한, 결코 친절하지 않은 행동으로 상담실을 가리켰다.
지원은 명품이 뭔지는 모르나, 왠지 보기에 비싸보이는 양복을 입고, 번쩍 거리는 구두와
삐까뻔쩍한 시계를 찬 그가 별로 마음에 안들었다.
고등학생의 학부모라기엔 너무 젊은 그였다.
이곳 선생님중한명의 친구일까?
쳇, 생긴것만 잘생기면 뭐하냐구요, 예의라곤 어디 찾아 볼수가 있어야지.
지원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상담실로 향했다.
드디어 궁금해 하던 세찬의 엄마를 볼 수 있으렸다.
지원의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고 괴롭히던 세찬엄마의 목소리.
대체 짐작도 할 수 없었다.
과연 누구일까!
자신이 먼저가서 기다리라고 생각하고 상담실 문을 열었다.
헛!
아까 복도에서 마주친 차갑기 그지없던 사내가 앉아 초조한듯 시계를 두드리고 있었다
" 혹시 누굴 기다리고 계셨나요? 실례지만, 여긴 학부모하고 상담하는 장소인데...."
지원의 말에 그 사내는 고개를 들고 지원을 쳐다보더니, 지원은 알 필요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 나도 상담하러 왔거든. 혹시 1학년5반 서지원 선생님한테 연락취할 수 없겠나?
시간이 없어서 말이야."
" 혹시, 강세찬 학부모......?"
" 학부모는 아니고 세찬이 형이거든."
지원은 의자에 털썩앉았다.
아! 오늘도 여전히 의문을 풀지 못하는 군.
" 안녕하세요? 제가 1학년5반 담임 서지원입니다."
세현은 꼬고 앉았던 다리를 얼른 풀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지원이 내민 손을 잡았다.
" 아, 네 강세현입니다."
'큭큭, 표정한번 기가막히는 군.
회사로 돌아온 세현은 어떻게 상담을 끝마치고 나왔는지 알 수가 없었다.
전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세찬의 담임!
뭔가 속은 것 같은 기분에 세현은 어머니핸드폰의 전화번호를 눌렀다.
젠장, 역시 어머니같은 발상이시다.
전화기도 꺼놓고.....
그나저나, 대체 세찬이 담임은 몇살이나 된거야?
그 나이에 선생 할 수 있는 자격조건이나 갖춘거야?
생각하면 할수록 어이가 없고, 한편 웃음이 나왔다.
큭큭큭.....
"푸하하하핫."
밖에 있던 혜경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 냉혈한이 저렇게 웃을 수도 있네?"
다음날,
항상 아이들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는 지원이었다.
오늘도 여전히 지치고 배고픈 몸을 이끌고 투덜투덜 교문을 나서는 지원.
빠~앙
어떤 몰지식한 사람이 학교앞에서 클랙션을 이렇게 크게 울리는 거야.
지원은 상관 안하고 가던길로 향했다.
그나저나 오늘따라 심하게 요동치는 꼬르륵 소리였다.
터벅터벅 걷고 있는 지원의 앞에 떡하니 어떤 사람이 서있다.
말할 기운조차 없기에 돌아서 가려는데,
지원의 손을 잡는다.
어랏?
그제야 지원은 고개를 들어 앞을 보았다.
어제의 차갑던 이미지는 어디로 갔는지, 서글서글하니 서있는 세찬이 형이었다.
" 무슨.......?"
" 세찬이 일로 의논 할게 있는데, 같이 가시죠."
지원은 세찬이에게 무슨 일인가 싶어 세현을 따라 차에 올라탔다.
'꼬르륵'
지원은 자신의 배에 손을 갖다 대고 압박을 하였다.
" 풋."
세현은 지원일 남산에 위치한 레스토랑으로 안내하였다.
세현을 알아본 지배인은 서울 거리가 휜히 내다보이는 좌석으로 둘을 안내하였다.
잠시후, 물잔과 함께 메뉴판이 지원의 앞에 놓여졌다.
허걱!
도대체 0이 몇개나 붙은거래?
이런곳에서 우리 가족 제대로된 식사 한번에 자신의 봉급이 그대로 달아나겠군.
도통 뭐가 뭔지.
메뉴판을 내려놓은 지원은 세현을 쳐다보았다.
" 아무거나 시켜주세요."
세현은 오늘의 주방장 요리를 주문했다.
잠시후 나온 음식은 음~~~~ 정말 끝내줬다.
여태껏 레스토랑에서 먹은 음식보다 뭐랄까 감칠맛이 난다고나 할까.
암튼, 거금임에도 불구하고 한번쯤 다시 먹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배가 어느정도 차자, 그제서야 세현일 쳐다보았다.
" 그런데, 세찬이 일이란 뭔지........?"
참으로 모를 일이었다.
자신이 왜 지원을 불러냈는지, 그것도 잘 지내고 있는 세찬일 팔아서.
하지만, 왠지 지원을 다시 보고 싶었다.
자신이 여태껏 보아온 여자들관 너무나 다른 그 무언가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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