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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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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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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가 만나는 사람이 누군지 보고 싶었어요...


BY 데미안 2006-04-04

 

[학창시절 당신은 어떠했소?]

 

공원의 노상 카페에 앉아 차를 마시면서 원우가 물었다.

그녀는 웃었다.

날씨가 점차로 더워서 그런지 공원의 곳곳에는 사람들로 북적댔다.

대부분 젊은 사람들이지만...

 

[아마도...무척 모범생이었을 것 같은데?... 무엇하나 거스림없이, 정도를 걷는...]

[그렇게 보여요?...훗...잘못보셨네요.

그때는... 그 시절의 사춘기 소녀답게 짓궂은 짓도 하고 하지 말라던 일도 곧잘 했어요]

[예를 들면?]

[음...공부 시간에 연애 소설을 몰래 읽는다거나...

쉬는 시간에 도시락을 까먹고...

주말이면 나이를 속이면서까지 나이트에 가고...들키면 혼나고...]

[정말이오?]

[그럼요. 저도 다른 애들과 마찬가지로 할건 다 하면서 그렇게 보냈어요.

선생님한테 혼나고 그 벌로 화장실 청소도 하고... 그랬어요]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웃었다.

 

[공부만 열심히 했을 것 같아요?... 솔직히 공부는 그렇게 잘하지 못했어요. 그렇다고 밑바닥에서 헤맨것도 아니고...공부는 친구 보희가 잘했어요. 보희가 제겐 참좋은 공부 선생이었어요. 대학 합격도 어쩌면 그 애 덕분일거고...]

 

새삼 보희가 자신에게는 얼마나 고마운 친구인지를 깨달으며 수빈은  차를 마셨다.

 

[그런데...원우씨는 어땠어요?]

 

그가 소리내어 웃었다.

 

[난...그냥 눈에 안 띄는 조신한(?) 사내애 였다고 보면 될거요.

딱히 잘하는 것도 못하는 것도 없는 ... 난 얘기꺼리가 없소. 그건 그렇고...?]

 

그가 그녀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우리가 올빼미띠도 아니고...밤에만 데이트하지 말고 낮에도 합시다.

내가 당신 대신 가게를 봐줄 참한 아가씨를 소개시켜 주면 어떨까 싶은데...]

[... ...!]

[물론, 신원은 확신하고 또 100% 믿을만 하고...그건 내가 보증하겠소.

내가 필요해서 그런거니, 일당이든 월급이든, 그건 내가 지불하고...

어때요, 한번 만나보겠소?]

[누군...데요?]

 

그가 또 웃었다.

 

[내 동생]

[뭐라구요? 몇살인데요?]

[당신보다 한 살 적어요.  오래전...사고로 사람 기피증이 있소.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그 일로 직장 생활도 못하고..결혼도 안 한 상태요.

사실...당신이라면 그애한테 좋은 친구가 되지 않을까 싶은데...]

[저에 대해...알아요?]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도 알고...만나고 싶어 하기도 해요.

걱정말아요. 당신 존재에 대해서는 아직 그 애밖에는 모르니깐...

한번...만나보겠소?]

 

수빈은 그가 말은 그렇게해도 몹시 긴장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그가 동생을 끔찍히 사랑한다는 것도 알수 있었고...

무언가...!

가슴속에 말못할 아픔이 있는 사람만이 다른  사람의 아픔을 느낄 수 있듯이

수빈은 원우의 말속에서 그런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그녀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당신이 보증한다니깐...한번 보내 보세요]

 

 

다음날. 11시쯤.

매우 다소곳한 아가씨가 수빈의 책방 안으로 들어섰다.

생머리를 말끔히 하나로 묶고 화장기도 없고...

청바지에 티를 입은 아주 평범해 보이는 아가씨였다.

 

[혹시...이 원영씨?]

 

여자는 수줍은 듯, 그러면서도 조금은 두려운 듯 미소를 지었다.

눈빛은 선량하기 그지없었다. 마치 어린애의 눈빛처럼...

그러나 수빈은 자신의 짐작이 맞음을 알수 있었다.

그녀에게는 다른 사람이 모르는 무언가가 있었다.

수빈은 웃으며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안녕하세요. 전 채 수빈이라고 해요. 얘기...들었어요]

 

그녀가 조심스레 손을 잡았다.

따스했다. 원우의 손처럼...

 

[이리로...앉으세요. 커피...드려요?]

[네에...]

 

원영은 말이 없었다.

수빈은 가만히 그녀를 살폈다.

예뻤다.

예쁜 얼굴이었다. 그러나 생기가 없었다

도대체...이 아가씨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

 

[정말...배워보고 싶어요? 온종일 사람들 상대로 하는 일인데...]

[해보고 싶어요...그리고...오빠가 만나는 사람이 누군지...보고 싶었어요.

오빠가 좋아하는 사람이면...좋은 사람일것 같아서...]

[오빠가...날 좋아한다고 하던가요?]

 

원영은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수빈 또한 달리 할말이 없어 따라 웃었다.

 

[원영씨가 여기 있게되면...아마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될거에요.

특히 동네 아주머니들이 ......!]

 

말하기가 무섭게 문이 열리고 은영 언니가 들어섰다.

 

[어머! 나보다 먼저 온 손님이 있네?]

 

은영은 원영을 한번 훑어 보았다.

원영은 일어나 은영에게 인사를 했다.

 

[누구야?]

[오늘부터 책방 일을 배울 아가씨에요]

 

수빈은 두사람을 인사시켰다.

 

[언니가 잘좀 봐주세요]

[아. 그러니깐 이제 아가씨하나 데려다놓고 자기는 본격적으로 데이트 하시겠다?

진작 그럴것이지...근데 어떻게 구했어, 아가씬?]

[이 아가씨...원우씨의 동생이에요]

[뭐?]

 

은영은 처음에는 놀라더니 이내 알았다는 듯 씨익 웃으며 자리에 앉았다.

 

[나도 커피 한 잔 줘봐봐. 아니, 그런데 이 형사님한테 이렇게 예쁜 동생이 있었어?

몇살이지? 결혼은 했고?]

 

은영 언니의 질문이, 수다가 시작되었다.

원영은 활기 넘치는 은영 언니가 적응이 되지 않는지 혼란스런 눈빛을 하고 수빈을 힐끔 보았다.

수빈은 웃으면서 자리에 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