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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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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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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그 남자가 너랑 자고 싶다고 하면 잘거야?...


BY 데미안 2006-03-29

 

[그래...이맘때지? 고3 여름방학 시작하기 전에 어머님이 돌아가셨잖아...언제야?]

[낼 모레....]

[올해도 ... 안가 볼거야?]

 

수빈은 고개를 끄덕였다.

 

[음... 그 여자가 있는 한 가지 않아.  이제는 없다고 해도 안가고 싶고...못 갈 것 같아.

그 여잔 엄마가 쓰시던 물건을 숟가락 하나 남기지 않고 다 버렸어. 나한테 한 마디 상의도 없이..]

[그래. 그 때 대단하더라. 내가 있는데도 거품 물고 덤볐잖아. 어머님이 보석이나 중요한 것들은 다 빼돌렸다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데 가관이었지. 태어나 지금까지 그런 여자는 처음 봤다니깐.... 소름 돋더라. 지금 몇살이야, 그 여자?]

[나보다 한...열살 많은가 ...그럴거야]

[마흔이네?  아직 생생이다.... 아버님은 다른 말 안하셔?]

 

수빈은 고개를 저었다.

 

[하긴...너한테 먹혀 들어야 하지. 전화도 하지 말라, 찾아 오지도 말라... 너 니네 아버지 못 뵌지 꽤 됐지?]

[...그렇지도 않아..]

 

언제부터든가...

수빈은 무심코 창밖을 보다 눈에 익은 차가 도로에 주차해 있는 걸 보았다.

그리고 곧 그 차가 아버지의 차란 걸 알았고 아버지가 차안에 앉아 계시다는 걸 알았다.

나가서, 왜 찾아 왔냐고...그렇게 따지기라도 할까...생각했으나 이내 무시해 버렸다.

아버지는 한참을 그렇게 있다 가셨고 그 후로 가끔 찾아 오신다는 걸 수빈은 알았다.

그러나 아버진 한번도 차에서 내린 적은 없었다.

 

[그래...그랬구나...그래도 너 아버지 너 많이 생각하신다. 그렇지?  일주일에 한번씩 바리바리 싸서 보내주시는 것만봐도 그렇잖아]

[... ...!]

[그 여자는 찾아오지 않지?]

[여기 있다는 것도 모를거야. 알아서 좋을 것도 없고...]

[그건 그래. 나도 그런 여자, 두번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아. 뱃속의 애가  보게 될까봐 무서워]]

 

보희는 낄낄하며 웃었다.

보희의 배는 진짜 풍선처럼 부풀어 있었다.

손대면 금방이라도 터질 것처럼...

 

[에구구...이렇게 여기 오는 것도 오늘이 마지막이지 싶어, 당분간은... 가끔 배가 살살 아픈게 곧 나오지 싶어. 너, 내가 전화하면 바로 꽃다발 들고 찾아 와야 해. 알았지?]

[걱정마. 전화 받자마자 갈테니깐  순산이나 하셔]

[얘. 이왕이면 올때 니 애인이랑 같이 와라. 알았지?]

[애인은 무슨...!]

 

수빈은 눈을 흘겼다.

보희가 그런 수빈의 어깨를  툭 쳤다.

 

[얜...꼭 뭐, 사랑해, 하면서 같이 자야만 애인인가?  서로 호감 갖고 만나면 애인이지...

근데,  원우씨 만나보니깐 좋지?  거의 매일 밤에 데이트 한다면서? 너도 좋으니깐 계속 만나는 거 아니겠냐? 그 성질에 싫으면 목에 칼이 들어와도 싫을테니깐]

[사람이...꾸밈이 없는 것 같아. 더하지도...빼지도 않는다고 해야 하나... 성격이 낙천적이고 눈빛이 맑아...아마도, 가정환경도  영향이 있겠지?]

[글쎄...없다고는 할 수 없겠지? 왜? ... 그 사람이 네 사정 알면 도망갈까봐?]

[상관안해. 난 가는 사람은 막지 않어]

[그래. 니 잘났다! 근데 말이야...]

 

보희가 바짝 몸을 당겨 앉았다.

그리고 작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

 

[근데, 그 사람이 너랑 자고 싶다고 하면, 너 잘거야?]

[임산부가 별걸 다 궁금해 하셔]

[너 대학때도 결정적인 순간에 가서는 항상 도망쳤잖아. 이번에도 그럴거냐구.

막말로,  신혼 첫날밤까지 처녀성을 지킬거냐구]

[처녀성에  집착하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무나 하고 잘수는 없잖아]

[사랑해야만 가능하다구? 얘, 난  첫남자랑 사랑없이도 되더라.  울신랑이랑도 어쩌다 맘이 맞아 호텔 갔는데 그때까지도 신랑이랑 결혼할 거란 생각은 못했어. 그런데 한번 자고 나니깐 울 신랑이 나한테 목숨을 걸더라. 그래서 나도 아, 이 사람이면 괜찮겠구나 했어.

너, 솔직히 말해봐. 원우씨랑 만나면서 그런 생각 한번도 안했어?]

[넌 그런게 그렇게 궁금해?]

[사돈 남말 하시고 있네. 너, 내가 남자랑 잤을때 얼마나 노골적으로 물었는지 기억도 안나지? 내가 떠올려 줄까?]

 

수빈은 소리내어 웃었다.

 

[알았어. 그만해]

 

그런 감정이 전혀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가끔 그가 자신을 향해 웃어줄때면 하체 중심부쪽이 짜릿하게 떨려 오는 걸 경험했다.

오래전에 겪어봤던 경험이다.

그 감정이 곧,

이 남자와 키스하면 어떤 기분일까...

이 남자와의  섹스는 과연 어떨까... 황홀할까...그냥 그럴까...

그런 호기심이 곧 뒤따른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럴 기회가 생긴다면 과연...

수빈은 끝까지 갈 자신이 있을까 반문해 본다.

대학때처럼 그럴까...

아니...어쩌면... .!

그때는 너무 어렸고

마음의 부담감도 많았고 아픔도 있었고

또 그 다가올 순간을 감당해낼 자신감도 없었다.

그러나 이제 수빈은 자유로운 편이다.

마음도...육체도...그때보다는 훨씬 성숙하고 자유롭다.

 

휴대폰이 울렸다.

 

[이 원우씨...]

 

수빈은 보희에게 그렇게 속삭이고는 휴대폰 뚜껑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