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채야, 자긴 결혼 전에 필히 속궁합을 맞춰보고 가. 알았지?]
[언니도 참. 아가씨한테 좋은 거 가르친다?]
[뭐 어때? 요즘엔 그게 흉이라도 되나? 솔직히 비공식적으로 안 맞춰보고 가는 게 어디 있냐? 못하는 게 오히려 이상하지. 안그래?]
수빈은 무어라 딱히 할말이 없어 웃기만 했다.
[난 말이야. 중매로 울 신랑 만났거든. 그것도 꽃다운 스무살 때. 그땐 뭐 아는 게 있나. 선 보고, 양쪽 집에서 좋다고 해서 그냥 갔지. 남자도 곰 같이 생긴 게 잘해 줄 것 같더라구]
[언니. 형부가 하기는 잘 하잖아. 돈 잘 벌어 줘. 차 한 대 뽑아 줘. 거기다 바른생활맨이쟎우]
[젊었을 땐 돈이 최곤줄 알았지. 하지만 살아보니 그게 아니더라니깐. 내가 이제와서 말인데 신혼때도 맹숭맹숭 했었어. 뭐, 둘 다 서로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결혼은 했지만 한달에 한 번 두번 꼴로 섹스를 한 것 같아]
[신혼인데도? 어머, 그건 좀 그렇다]
정화씨가 설마 하는 표정으로 물었다.
[울 남편은 밤이고 새벽이고 낮이고 덤볐는데....호호호호!!!!]
[어이구, 좋기도 하겠다. 하여튼 난 세상 모든 부부들이 그렇게 사는 줄 알았다니깐. 세월이 흐르고 나도 주워 듣는 것도 있고 보는 것도 있고 해서 슬며시 덤비면 울 신랑 뭐라 그러는지 알어? <허허, 사람이. 자제하는 법도 알아야지> 이러는 거 있지. 나 참 기가막혀서]
정화씨가 입을 가리고 웃었다.
[그래놓곤, 자기가 급하면 내가 자든 말든 올라와선 씩씩 대고 있는거야. 웃기지도 않어. 그런다고 내가 곱게 응하나? 얄미워서 발로 차 버리거든]
[어머, 언니도 그럴때 있수? 나도 울 남편, 새벽에 덤비면 발로 차서 침대 밑으로 굴려 버리거든. 난 새벽에 건드리는 거 젤루 싫더라]
[그래? 그리고 한 30분, 하자고 싹싹 빌면 못이기는 척 누워서 포즈를 취해주지]
[하여튼 언니도 못 말려. 누가 말리겠어]
[남자들은 가끔 웃기는 구석이 있어. 지들 필요할 땐 기를 쓰고 하려고 들면서도 정작 마누라가 사랑을 원하면 피곤하니, 어쩌니, 여자가 밝힌다는 둥... 트집을 잡거든]
[음... 그건 언니 말이 맞어. 섹스도 대화가 필요하다는 걸 대부분의 남자들은 몰라]
은영 언니와 정화씨는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대를 형성했고 수빈은 그저 미소만 지었다.
[그나저나 누가 치과를 털었을까?]
며칠, 치과는 <휴업>이라는 팻말을 문에 걸어 놓았다.
그렇게 이틀이 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