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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우울증을 앓는 20대 여성의 조력 자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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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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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례합니다. 경찰서에서 나왔습니다.


BY 데미안 2005-06-02

 

[어미야, 어미야. 경찰이네! 진짜 도둑 들었는가봐]

 

은영 언니와 정화씨는 손뼉을 치며 호들갑을 떨었다. 심심해하던 찰나에 그 일은 은영 언니에게 새로운 활기를 가져다 주었다.  수빈 또한 호기심을 감추지 못해 출입구에 서서 멀찌기서 쳐다 보았다.

죄를 짓고 살지는 않았지만 경찰차를 보면 기분이 썩 개운치는 않았다.

 

[언니도 참! 진짜니깐 경찰이 왔지. 도둑놈도 웃긴다. 저런 곳에 무슨 돈이 있을라구. 퇴근하면서 다 들고 갔을텐데...]

[혹시라는게 있잖아, 혹시!]

 

가게안으로 손님들이 들어서면서 한번씩 경찰차를 흘끔거렸다.

은영 언니와 정화씨는 이미  그쪽으로 넘어가고 없었다.

수빈은 안으로 들어와  음악 스위치를 넣었다. 그리고 창밖으로 시선을 주었다.

5월이다.

도로 건너 구청 철책을 타고 장미꽃이 눈부시게도 빨갛게 피어 있었다.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도 싶은 계절이다.

 

장미꽃 시야로 한 남자가 잡혔다.

그러더니 그가 안으로 들어섰다.

짧은 스포츠형 머리에 짧은 면 셔츠를 입은 남자. 얼굴선이 굵고 날카로워 보이는데...그렇다고 범죄자형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실례합니다. 주인되십니까?]

[네에....?]

 

그의 뒤로 어느새 은영 언니와 정화씨가 호기심어린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남자가 신분증을 보였다. 역시 경찰이었다.

남자는 별 크지도 않은 눈을 한껏 뜨고 가게 안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근데...무슨 일로...?]

[치과일로 몇가지 여쭤볼 게 있어서 왓습니다.]

[형사님도 참!  이 아가씨가 뭘 안다고. 괜히 아가씨 겁주지 말고 다른....!]

 

남자가 은영 언니를 쳐다보자 그녀는 입을 꽉 다물었다.

남자는 수빈에게,

몇시에 가게 문을 닫았으며

혹시나 수상쩍은 사람을 본 적이 있는지

또 늦은 밤에 이상한 소리를 듣지는 않았는지.......

스피디하고 냉정한 태도로 물었다.

 

[아뇨. 전 아무 소리도 듣지 못했어요.  끝날때까지 항상 음악을 틀어놓기 때문에 바깥 소리는 잘 들리지 않아요]

[맞아요. 미스 채는 음악 중독자라구요, 형사 아저씨]

 

은영 언니가 또 끼어 들었다.

 

[그렇다면 아주머니들이 한번 얘기해 보시죠. 혹시..!]

[아뇨! 우리도 몰라요. 우린 초저녁만 되어도 잠든다구요. 그리고 여기 소리가 아파트까지 들릴리도 없잖아요]

 

남자는 다시 수빈을 빤히 응시했다.

 

[성함이...!]

[채 수빈요]

[혹시 기억나는 일이 있으시면 서로 연락 주십시요. 여기...]

 그가 명함을 한장 놓고 돌아섰다.

[협조, 감사합니다. 채 수빈씨]

 

남자가 나가자  무겁던 공기도 빠져 나갔다.

 

[저 형사, 서른은 넘어 보인다. 그지?  어찌보면 총각같고 어찌보면 또 유부남같고...]

[총각같구만 뭐.  몸매가 탱탱해 보이잖아]

 

정화씨의 말에 은영 언니가 반박했다. 수빈은 웃었다.

 

[언니는!  유부남 몸매는 물렁이유, 그럼?]

[군살이 없어 보이잖아. 시계도 없고 반지 낀 흔적도 없고, 명함 줄때 슬쩍 보니깐 그 흔한 가족 사진 한장 없었어. 총각이야. 장담해]

[언니는 자세히도 봤네. 형사해도 되겠수]

 

은영 언니는 깔깔거리며 웃었다.

 

[커피 한 잔 드릴까요?]

[좋지!]

[정화 너, 수영 포고했다며?]

[응, 살 뺄려고 시작했는데 오히려 살만 찌잖아. 울 신랑이 다니지 마래]

[니 신랑이 먼저 하라고 했다면서 이젠 포기하래?]

[그러게.  대신 밤 운동 열심히 시켜준대]

[밤 운동?  신랑하고 밤에 운동 나가려고? 어디로? 학교? 공원?]

 

그러자 정화씨는 넘어갈듯 웃어댔다.

 

[신랑하고 둘이서 하는 운동있잖우. ]

[아, 그 운동!!!!]

 

이제 두 아주머니는 손뼉을 치면서 배꼽빠져라 웃기 시작했다.

수빈은 싱긋이 웃었다. 이젠 그들의 대화에 어느 정도 만성이 되어 간 까닭이다.

 

[자기 신랑 체력이 되는 모양이지? ]

[남아 도는게 힘인 가봐. 이틀만 못하면  벌떡 벌떡 서는 게, 장난 아니야]

[에구, 좋겠네. 울 남편은 집에 들어오면 자기 바뻐. 코까지 디렁디렁 골면서 자는 거 보면 어떤 때는 발로 차 버리고 싶다니깐]

[커피 드세요]

[응, 고마워]

 

[에구, 남자가 잘나고 돈있음  뭐해. 섹스도 잘 해야 여자한테 사랑받지]

[언닌...아가씨 앞에서 별 소릴 다 하고 그래]

[뭐 어때. 우리 하는 얘기, 미스 채가 한 두번 들었나 뭐. 그렇다고 미스 채가 떠벌리고 다니지도 않잖아. 그래서 난 미스 채가 편하고 좋더라. 그리고 이런 저런 얘기 다 들어 둬야 나중에 결혼해서 도움이 돼지. 안그래?]

[네에]

 

수빈은 짧게 대답을 했다.

아줌마들을 겪으면서 수빈은 깨달은 게 하나 있다.

아줌마든 아가씨든 스트레스 푸는 한 방법이 수다라는 것.

그게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섹스.

원활하고 건강한 섹스가 아줌마들에게 활력소가 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