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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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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지만 예민하냐구?


BY 데미안 2005-05-21

 

[지만 예민해? 젊어서 예민해 보지 않은 년 있음 나와 보라 그래! 눈 똑바로 뜨고 뭐라 그러는지 알어?  <제가요,  작은 소리에도  굉장히 예민해 하거든요.  좀 조심해 주시면 고맙겠어요> 요러는 거 있지? 얼마나 얄미운지! 아니, 애 가졌음 내가 말도 안해]

 

은영 언니는 그 새댁이란 여자의 행동까지 흉내내면서 열변을 토했고 그녀는 그냥 웃었다.

 

[생긴 건 비쩍 마른 게, 촌티 티가 줄줄 나더만 고상한 척 폼 잡아 봤자 그게 하루 아침에 되는건가?  이사 왔을 때도 신고식도 않은 주제에...하는 짓이 하도 얄미워서 내가 뭐라 그런지 알아?]

[한 소리 하셨어요?]

[내가 그랬지. < 새댁. 주공이 민영보다 아무래도 방음 시설이 좀 처지걸랑. 아무리 조심한다고 해도 소리가 전혀 안 들릴수도 없고 또 우리 집엔 어린애가 없어서 그나마 조용한 편이야.

그리고 지가요, 이런 소리는 않할려고 했는데, 그렇게 예민하시면 집을 잘 알아 보고 이사를 오든가, 아니면 단독 주택쪽으로 가야지. 안그래?> 이렇게 말해줬지]

[그 아줌마  충격 받아 했겟네요]

 

그러자 은영 언니는 소리내어 웃었다.

 

[그렇잖아도 얼굴이 빨개져서 가두만. 젊은 게 싸가지 없게 인사도 안해요]

 

찰나, 가게문이 열리고 한 남자가 만화책을 한아름 안고 들어 섰다.

수빈은 컴퓨터 앞에 앉았다.

이틀에 한번꼴로 만화책을 빌려가는 남잔데, 은영 언니 말에 의하면 서울에서 대학을 나왔고 대학원까지 이수했지만 백수랜다. 그나마 집이 부자라  여유롭다나.....

 

관찰하듯 쳐다보는 은영 언니의 시선은 이제 만성이 됐는지 남자는 가벼운 목례만 하고 다시 만화책을 한아름 안고 문을 나섰다.

그리고 아니나다를까 은영 언니의 수다가 이어졌다.

 

[부모가 뼈빠지게 돈 벌어 놓으면 뭐 하냐구. 자식놈이 다 갖다 버리는데...]

[어차피 자식 위해서 돈 버는 거 아닌가요?]

[어머! 자기도 젊다고 젊은 놈 편드는 거야? 아님, 저 총각한테 관심있는 거야?]

[설마요!]

 

수빈은 잠시 은영 언니의 수다에서 벗어나기 위해 일어났다.

그리고  아무렇게나 꽂혀 있는 책들을 찾아 대충 제자리에 정리를 했다.

그녀의 가게는 넓고 깨끗하고 밝았다. 그래서 손님들이 많은 편이었다.

그리고 아줌마들의 수다 장소이기도 했다.

은영 언니를 비롯해.....!

 

[수빈아. 은영  언니 여기...!  여기 있네. 언니 언니, 옆 치과에 도둑 들었대. 어젯밤에]

 

곰같은 몸매를 이끌고 숨넘어 가는 소리로 밤 사이의 소식을 전하는 여자.

그녀는  아파트내에서 부지런하기로 소문난  정화씨다.

 

[뭐야! 어머나, 어머나!!!  어떡하니, 어떡해!!!!! ]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누구, 다친 사람은 없대?]

 

하면서 벌써 은영 언니의 몸은 밖을 향하고 있었고 수빈 또한 놀란 눈을 하고 따라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