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e by bada
“인영이라 합니다.”
합장을 하며 우리 둘에게 인사를 건넸다.
“정현이에요.”
정현도 바로 합장을 하며 인사를 드렸다. 나는 합장은 하기 싫었지만 인상이 좋은 스님에게 정중히 고개를 숙여 인사를 드렸다. 그리고 이름을 말했다. 정현은 미소를 지으며 눈가의 주름을 살짝 잡으며 나를 한번 흘깃 처다 봤고 나는 딴청을 피웠다.
“먼 길 오시느라고 수고 하셨습니다. 큰스님께서는 젊은 스님들과 함께 참선 중에 계시니 오늘은 일찍 여독을 푸시고 내일이나 인사를 드리시지요.”
“아, 네. 알겠습니다. 그럼 촬영은 내일 오전 중에 햇빛이 잘 들 때 하도록 하죠. 괜찮으시겠어요?”
“괜찮을 듯싶습니다. 내일 촬영이 있다고 말씀드리자 보살님께서 흔쾌히 허락하셨습니다. 더욱 정성껏 준비하시겠다고 하시더군요.”
정현은 그렇게 인영스님과 몇 마디 더 나누고는 승방 뒤로 보이는 작은 채의 깔끔한 방을 하나 안내 받았다. 원래는 사찰을 찾는 객들의 방은 가족을 제외하고는 남녀를 구분하여 준비한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가 부처님이 떡하니 내려다보고 있는 곳에서 불경스러운 짓을 할일도 없거니와, 산속의 깊고 어두컴컴한 밤중이라지만 아직 8시도 안 된 때에 각방을 쓰며 방바닥을 긁을 바엔 작은 거짓말을 하기로 하고, 한 방을 얻을 수 있었다.
우리는 방안에 짐을 풀어놓고 가벼운 옷으로 갈아입고 편한 자세로 베개를 끌어 앉고 마주 앉았다.
“그래도 약혼했다는 것은 좀 심했나?”
“뭐가?”
“스님이잖아.”
“그래서?”
정현은 양 볼에 심술을 가득 담아 부풀리며 입술을 앙다물었다. 나는 또 터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자 분위기를 바꿔 보려고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녀가 나에게서 유일하게 약해지는 표정이었다. 역시나 그 표정을 본 그녀는 심술 끼 가득한 얼굴을 풀며, 마주 앉아 있는 내 복숭아뼈 부분을 한대 때리고는 말했다.
“너 같으면 네가 다니는 교회 목사님에게 거짓말 하고는 마음이 편할 수 있어?”
“너 이 절 다니는 거 아니잖아.”
무심코 또 그녀의 말에 반박하고 말았다. 정현은 아예 돌아 앉아 버렸고 그런 그녀를 달래는데 오랜 시간과 막대한 에너지가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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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하루 놀았네요.
그냥... 집에서 빈둥거렸습니다.
덕분에 내년에. 아니! 올해군요! ^^
하여튼, 올해에도 뭘 해 먹고 살지 고민하던 문제가 풀렸답니다.
여튼, 04년 마지막 날에 꽤 반가운 소식을 들었네요.
05년도 활기차게, 좋은 소식들 가운데 보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