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아침 남편을 출근시키고
딸아이 수현의 머리를 손질하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나즈막히 들려오는 남자의 목소리
며칠전 산행을 하다 만난남자 광호였다
여-보.세-요 조금은 어색한듯 조심스레 들려오는 목소리
지금통화 가능한지요, 옆에 누구 있습니까?
아~~네 안녕 하세요 지금 딸아이 학교보낼려고요
그럼 잠시후 다시 전화 하겠습니다
화영은 딸아이를 쳐다보며 어색하게 웃는다
아이를 학교 보내고 청소를 막 시작하려는데
다시 광호의 전화를 받았다
아까는 죄송 했어요
학교다니는 딸아이가 있는 엄마인줄 몰랐습니다
화영은 그소리가 싫지 않은듯
ㅎㅎ 아니 그럼 저를 하하 오해하지 마세요
전 시집못간 노처녀 아니 콧대높은 독신녀
어쨋든 아이의 엄마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화영은 밝은 목소리로 실망 하셨음
그대로 전화 끊으셔야 겠군요
광호는 오늘 시간있으면 퇴근후 뵙고 싶은데
두사람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이 되였다
오후7시 돈암동에서 광호를 만나기로 약속한 화영은
아침에 광호에게서 아이엄마 같지 않다는 소릴 들어서 일까
검은가죽자켓에 짦은 미니스커트에 롱부츠까지 신고
돈암동 거리를 지나며 쇼윈도우에 비치는 모습을 보며
만족한듯 약속장소로 발길을 재촉하고 있었다
카페의 문을 열고 들어서니 광호는
카페의 구석진 자리를 차지하고
화영을 바라보며 손을들어
활짝 웃으며 화영을 반기고 있었다
산에서 보았을때의 등산복 차림과는 달리 깔끔한 정장차림의
광호의 모습은 또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두사람은 자리에 앉으며 아침에 제가 큰실례를 했습니다
죄송했습니다 아니 그런데 30대 후반의 나이라고 하기엔
전혀 믿기지 않군요
더구나 아이 엄마라니 호호 원래 여자한태
그런 아부성 있는 발언을 잘하시는건 아닌지
저두 집에선 여느주부와 다를게 없는
아이엄마며 아내라구여
아 전 정말 주부라고는 생각 못했어요
몸매가 너무 날씬 하셔서
여자들 아이하나만 낳아도 몸이 퍼지는데
화영씨 비결이 뭡니까
우리집사람에게도 알려줘야 겠네요 하하하
두사람의 대화중에 종업원이 다가와 메뉴판을 내민다
식사 안하셨죠 뭘로 드실래요
화영은 식사 보다는 우리 맥주 한잔 할래요
ㅎ허 그럽시다 그럼
화영은 과일 안주와 맥주를 시키며
제가 좀 낮가림을 하거든요
술을 한잔하면 어색함이 덜할것 같아서
후후 저 보다 더 편해보이는데요 뭐
광호의 말에 두사람은 기분좋게 소리내어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