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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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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숲은 산소 결핍증


BY 금풍천 2004-11-10

“얘, 너 곧 재벌되겠다...”

소정자 부동산에서 온 전화다. 행정 수도가 연기·공주로 확정 발표 되던날

“왜? 뭐 있어...그거 별거 아닌데 뭐...?”

욕심의 끝은 한이 없다. 사람의 가슴에 흐르는 욕심의 강을 채우기에는 화수분말고는 없다.

“야, 너 지금 그 땅이 여섯배가 뛰었고 앞으로 얼마가 뛸지 모르는데도 가슴이 정상이야. 너 혹시 내가 고물좀 달랄까봐 그러는건 아니지....?”
“기집애....네가 받기나 할년이냐...”
“주면 받지 뭐 ^^^”

연기군 동면에 3년전에 포도밭을 좀 샀었다. 그 당시 평당 6만원주고 샀는데 지금은 여섯배쯤 뛰었다. 한 10억정도는 된다는 소정자의 얘기다. 그렇다면 지금보다 얼마가 오를지 모르지만 다섯갑절만 올라도 50억이니 이 지역에서야 준재벌 정도는 되지 않을까....

고사리 손 호호불고 삭졸가리(소나무가지) 주워와 군불때던 속리산 분통골 자락에서 검정 무명치마 쥐불놀이에 태워먹고 엄마에게 혼날때는 평생 그 골짜기를 벗어나기 어려울줄 알았건만....

“이제, 자랑도 지쳤다.....”
“그래, 넌 정말 누가 도와 주는 것 같아 그지?”

소정자는 늘 산소타령이다. 세선이 아버지 산소가 잘들어서 그렇단다. 소정자를 불러서 보양식을 좀 먹여야겠다 생각하고 그녀를 불러 내어 대청댐 부근 정말 잘하는 장어집에서 점심을 먹고있는 세선에게 시숙 여창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제수씨, 찰스하고 잘 놀다 오셨지요?”
“네, 그냥...”
“재미는 좀 보셨나요...?”
“재미는 무슨 재미....시아주버니가 재미는 다 보고....”
“네? 아...그게 아니고 돈벌때 좀 소스를 주더냐 그말입니다...”
“별로요....”
“다른 정보도 없고요?”
“네, 밥먹고 횅하니 갔어요....”

사실 그랬다. 제 안에 물 쏟아 내고 수표만 손에 쥐어주고 떠난 찰스 박 아닌가. 한 말이 있다면

“참, 세선님은 비싸요 그죠? 요즘 노래방 도우미들은 십만원이면 뒤집어 쓴다던데^^”
“흥! 그럼 거길 가세요....저를 무슨 도우미 취급하시는거예요... 자요, 이 수표....”
“아니, 그렇다는 얘기 아닙니까...여사야 원래 골드 아니예요. 그걸 제가 왜 몰라요^^^”
“괜히, 침바르지 마세요..”
“아닙니다. 얼마전에 제 프랜드가 한국 노래방에서 Gold Ring을 찾는다고 열흘을 다녔는데 거기서 한명 만났다나봐요. 눈 맞아 가지고 불붙었는데....그 친구 워낙 그게 크거든요..아마 도우미 남편 되는 사람 아마도 어려울거예요^^^”

이죽거리는 찰스 박을 쳐다보면서 돈벌어 주는 관계만 아니라면 주둥이를 발로 차주고 싶다는 분노가 발끝에 망발하지만 세선 자신도 잠자리 해주고 정보 받고 돈받는 주제에 어불성설일수 밖에

시숙 여창구와는 촌수를 잊은지 오래지만 어지간히 보챈다. 제 동생과 어찌 그리 다른가. 한 구멍에서 나온 것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한쪽은 소위 FM이고 하나는 변종이니 빵틀에 이상이 있는걸까 아니면....

“제수씨, 저하고 오늘, 경주에 다녀 올래요?”
“왜요?”
“오늘 저녁부터 전국 유망 부동산 후보지 설명회가 있다고 멜이 왔어요”
“뭘로 가요?”
“제 차로..“
“누구 누구?”
“저하고 둘이요...”
“단둘이?”
“왜요? 아무리 그래 제가 우리집안 콩가루 만들까봐 그러세요. 누가 뭐래도 전 유학을 숭상하는 우리 가문의 장손입니다 허허허”

시숙의 전화가 금방 끊겼다. 맘대로 하라는 뱃심인지...난 통화를 되 눌렀다.

“아, 왜요?”
“어디로 가?”
“광장동...”

경주로 나섰다. 고속도로는 언제고 비좁다. 돈버는 일이라면 안가고는 못배기는 습성 때문에....

“야, 엄마 경주 갔다 올게.....큰 아버지하고.....”

혜미에게 전화를 하고는 금새 경주 예약장소에 도착 했다. 경주는 조용한 도시이면서, 석굴암이 있어서 그런지 정말 조상을 생각게 하는 도시가 틀림 없다. 세선이 세미나 장에 들어서자 건장한 남자들이 맞는다. 그런데 그 사이에 재경부출입형사 김반장이 눈을 끔뻑하면서 모르는척 하자는 투다.

사람들이 계속 몰려 들고....

“형사도 투기하나?”

약 50명 정도가 모인 회의장에 불이 꺼지고 파워포인트에 의한 전국 유망 부동산 설명이 시작된다.

“여러분, 이제 행수 말고 다음 보드를 소개 하겠습니다. 행수는 현재 손에 넣은 사람말고는 손대기가 부담스럽고 자금 회전에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제 정부에서는 행수의 투기를 잠재우기 위해서 물타기식 발표가 있을 수 있습니다.”

아주 샤프하게 생긴 발표자를 모두들 뚫어지게 보고 있었다. 그의 말이 계속 된다.

“ 대상이 되는 장소는 광주 인근입니다. R&D특구와 문화수도로서의 위치는 아무래도 빛고을 말고는 대안이 없을 것입니다. 표를 얻기 위함도 있고, 실망감에 대한 보상차원에서 분명 광주 이면에는 변화가 불가피 합니다.”

다음 장소는

“다음 장소는 평창입니다. 청정지대이면서 해외인들까지도 탐을 내는 장소가 바로 평창입니다. 얼마 안가서 평창에는 세계의 장수마을이 조성될 계획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거기엔 아무래도 무수한 자금이 투입되고 부지와 시설이 활용될것입니다. 지금 아시는 분은 다 아십니다. 야금야금 땅을 사들이는 정보선진 세력이 있습니다. 아마도 이곳을 웰빙수도라고 해야하나...하여간 그런것입니다. 지금은 중심가를 벗어나 봉평쪽이나 진부 쪽에 땅들을 체크해 보셔야 할겁니다.“

발표자는 확신에 찬 표정으로 다음을 설명해 나갔다.

“ 마지막은 경북 상주입니다. 어떻게 보면 한국의 메카가 될 장소라고 할까....상주는 평원 지대입니다. 이곳의 지정학적 여건은 아무래도 산수가 수려하고 아직 미개발 지역이 많아 영남권의 개발에 주목을 받고 있으며....이곳에 육성할 산업은 미래 산업이라 할 수 있는 유전자 정보 공학의 인프라 구성을 위해 정부가 타당성 검사를 마친 상태인 것으로 정보가 들어와 있습니다.”

그럴듯하고 자료도 아주 정교하고 구미를 당기게하는 내용이었다.

“제수씨, 어때요 육감으로?“
“그 사람들이 누구죠?”
“아, 모르세요 그분이잖아요 알만한 사람 다아는 엄씨!”
“그래요.....그러네 그러고 보니까..”

신청서를 내고 되짚어 올라오는 경부선에는 어둠이 깔리고 시숙 여창구는 여전 담배를 태우며 속도를 낸다.

“제수씨, 요즘 인구(세선의 남편이자 창구의 동생) 출근 잘하죠?”
“네..왜요?‘
“이제, 그만 두라고 하세요”
“제말을 들어요.....”
“그럼 제가 할까요?”
“그런다고 듣겠어요....그냥 자기 좋아서 하는거니까....”
“하긴 그렇죠... 우리집에 풍신도 여전 바느질하고 있잖아요 그돈 몇푼 번다고....”
“그래도 형님은 험한 일은 아니니까....”
“인구, 그사람 불쌍한 사람이예요..제수씨가 잘 살펴 줘요”
“제가 뭐 밥 굶겨요....”
“그런거 말고....”

하기야 하달에 한번도 자유롭게 마누라 옆에 오지 못하는 세선의 남편 인구가 아니던가. 그러나 세선은 화살을 돌렸다.

“시아주버니나 잘 하세요. 형님하고 잠은 자요?”
“잠은 무슨....”
“여자들 그러다 정말 우울증 걸려요...잘해주세요”

토닥거리며 집안 얘기를 하는데 갑자기 옛날 휴게소에서 먹던 자장면 생각이 난 세선이 시숙을 흘끌 하며

“자장이 먹고 싶네.....”

그들의 차는 추풍령 휴게소로 들어가는데 때는 어둠이 달을 띄워 놓고 별잔치를 하느라 세월가는줄 모르는 밤 10시다. 시숙과 제수가 연인처럼 휴게실로 들어가고 밤은 청량하게 차바퀴에 붙어서 깊어만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