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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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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의 바다 #36


BY 설탕 2006-07-20

그녀가 보고잇는 남자는 언제나 그랬다 .

맑은 미소로 ,그녀에게 다가왔다.

 

"어 ,,,왔네?.."

남자는 맑은 미소와 함께 그녀를 반겼다 .

"어머님은 좀 어떠세요?.."

"아 ,,그저 그러시네요 .그래도  한가닥 희망이란게 있어 ,이리 놓지 못하고 있어요 .

삶이란거 ,또 죽음이란거 ,다같은 거라 생각하지만 ..."

남자는 말을 잊지못했다 .

"저리 계셔도 고통은 없으셨음 좋겠어요 ..같이 나눠드리지 못하는 어머님의 고통이 저를 너무 힘들게 하네요 ."
"......"

남자는 말을 잇지 못했다 .

지금 에서 어떤 말을 해줄수 있을까 그녀는 생각해본다 .

"저 ...아버님은?"
"네 ..어제까지 함께 여기계시다가  아버님도 영 안좋으신것 같아 ,고모님댁으로 모셨어요 .

편하시진 않으시겠지만 ,여기 함께하신다고 뭐 특별히 달라질것도 없을것 같고 .."

그런 대화를 하는중에도 남자는 간간히 그녀에게 미소를 보내왓다 .

그녀는 생각했다 ,

남자의 미소는 선천적으로 타고난것이 아닌가 하고.

 

"저 ...저녁은 먹었어요?"
"허허 ..먹었나??글쎄요 ..하두 정신 없으니까 ,뭐 먹은기억이 없네요 ..근데 배도 안고프구요 ."

그녀는 남자를 이끌어 병원지하에 한 식당으로 데리고 갔다 .

그녀가 병원입구를 들어 왔을때 받았던 분위기와 마찬가지로 지하식당 역시 병원이란 것보다는 어느 상가의 잘꾸며진 식당가 같았다 .

단지 ,간간히 보이는 링거를 달고 오는 환자들이 없었다면 .

 

그들이 찾은 식당은 그중에도 좀 조용하게 보이는듯한 한 일식당이었다 .

보여지는 그림 ,주문받는 웨이츄레스들도 식당에 맞게 차림을 하고 있었다.

병원이 아닌것 같다고 그녀는 다시 한번 생각했다 .

"뭐..시킬래요 ...따듯한 국물잇는거 ?"

그녀는 메뉴판을 들여다 보며 남자에게 물었다 .

"네 ...그냥 아무거나 ..."

 

앞에  놓여진  우동은  모양새 만큼이나 얄미울 정도로 맛도 깔끔했다 .

예쁘고 조그마한 받침대가 있는 그릇 .

안쪽에 그려지 꽃무늬도 강하게 다가왔다 .

그녀는 생각했다 .

남자가 그녀에게 전해준 그녀의 나이만큼에 붉은장미를 .

 

"어 ...오랫만에 정신 차리고 먹으니 정신이 다 바짝나네 ...허허 "

남자의 웃음소리는 공허했다 .

뭔지 알수 없는 허전함이 그들의 사이를 잠시 어색하게 만들었다 .

"저 .....어머님좀 뵙구 갈수 있어요?"

".....?  네?"

"아 ..왔으니까 인사는 드리고 가는게 도리인것 같아서 ,,"

"그럴래요?"

 

중환자실을 간호사의 허락을 받고 들어간 그녀는 지금 그녀가 사는 세상과 사뭇 다른 세상으로 들어가는 것 같았다 .

곳곳에 놓여진 침대마다   누워있는 환자보다 더 주검 같은 가족들 ..

그리고 침대 를 두고 주위에 함께한 많은 알수 없는 생명의 기계들 ..

 

"엄마 ...손님 왓는데 ..인사드리고 간데요 ..허허

엄마 아실려나?..우리 뒷동 사는 분 ,,

어떻게 왔냐구?....음 ..내여자니까 ,엄마 뵈러오는거 당연하지 ,,않그래?.."
남자는 아직도 엄마라는 호칭을 쓰고 있었다 .

"이리와봐요 ,,지금 우리 엄마 다  듣고 계시니까 인사드려요 ,"

남자의 그녀를 침대 앞쪽으로 끌어 드리며 중간 역할을 하고 있었다 .

그녀가 본 남자의 엄마는 지금 모든것을 느끼는지 느끼지 못하는지 알수 없는듯한 얼굴레 형세를 하고는 그저 멍하니 천정만 바라보고 있는듯 싶었다 .

"....안녕하세요 ,,제가 너무 늦게 찾아뵙네요 ...빨리 회복하시고 일어나세요 ,."
할말이 없었다 .

그저 천정만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잠자는듯한 사람에게 무어라해야할지 몰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