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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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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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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미유 2004-09-21

머리속이 텅 비었다.영인이와 헤어져 오는 내내 머리가 어지럽고 속이 울렁거리더니 급기야는 집으로 들어오자 마자 신발을 체 벗지도 못하고 현관앞에 주저 앉았다. 다리에 힘이 풀려 있었나?아니지.....온몸의 힘이 풀려 있었을 것이다. 신경세포가 모두 산산히 부서져 있었으니 제각기 내 달려 꽁꽁 숨어 제 역활을 제대로 못하고 있을테니.......몸이 망가지는 건 시간 문제였다. 쇠망치로 머리며 온몸 곳곳을 한없이 두들겨 맞은 듯한 기분.....그래서 일까?일어서기조차 힘이 드는 .......밤이였다.

 

영인일 따라 들어간 룸에는 상준이와 성주가 있었다. 상준이 옆에 한눈에 봐도 눈이 휙 돌아갈 만큼 이쁜 여자도 함께......앳되어 보이는 얼굴의 여자였는데 상당히 예뻤다. 보는 즉시 눈을 잡아 끄는 그 여잔 최마리 라고 자길 소개했다. 들어서는 영인일 보며 반갑게 형님이라고 먼저 아는척을 했다. 뒤따라 들어서는 날 보는 영인이 얼굴이 많이 당황이 되었다. 상준이와 성주도 날 보며 좀 놀란 얼굴이였다. 당연히 둘이 있을꺼라는 생각을 못한 나또한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더구나 둘은 동경 출장후 또 바로 이태리로 출장 중이였다. 그제 떠났는데 언제 온건지......늘 해외 출장이 잦은 상준이와 성주였다. 사실 그동안 근 열흘이나 상준일 제대로 못봐 좀 놀라긴 했지만 반가운 맘이 들었었다. 영인이 옆에 자릴 잡고 앉는데 그 예쁘게 생긴 여자가 눈으로 날 보며 영인이에게 물었다.

 

"누구에요?형님 친구분 인가요?"
발음이 좀 어눌한게......혀가 짧은듯.....더구나 영인일 보고 언니가 아닌 형님이라는 호칭을 쓰는게 어색하지만 귀엽다는 느낌이 들어 난 웃음이 나오려는걸 겨우 참았다.

영인이 시선이 잠깐 내게 향해 있다가 다시 그 여자에게로 향했다. 성주와 상준인 내게서 시선을 피하고 있었다.

 

"아.....내친구....이여경.....우리회사 키즈팀 디자이너야..."

마지못해 영인이 내 소갤 했다.

 

"어머.....?그럼 상준오빠 팀 이잖아요?정말 반가와요. 전 상준오빠 약혼녀 최마리 라고 해요"

내게 활짝 웃으며 가느다란 손을 내미는 최마리라고 자길 소개한 그녀.....그때 부터 였나 ?잔잔하게 제 호흡 잘 찾아 뛰던 내 숨이 한순간 템포를 잊고 우왕좌왕 하더니 그새 제 자릴 잃어버리고 아무렇게나 뛰기 시작한것이.......한순간 숨이 사라진듯 가슴이 옥죄어 왔다.

 

누군가 내게 무어라 말을 해주길 바랬지만 ......모두 침묵만 하고 있었다. 내게 내민 손이 무안할 거라는 생각에 난 겨우 평정을 찾으며 그 작고 여린 손을 마주 잡았다.

 

"디자이너 손이라서 그런가? 상당히 예민하고 섬세한것 같아요.....나도 손 이쁘다는 말 자주 듣는데 언니 .....언니라고 불러도 되지요?언니 손이 더 이쁜것 같아요.....감촉도 좋고...."

사심없이 활짝 웃으며 말하는 최마리의 말에 난 입술끝에 작은 미소를 띄었다.

 

원래 상민....상준이 형과 만나기로 되어있던 영인이였는데 쇼핑 도중에 메세지 받고 못 나올거 같으니 상준이가 여기 있으니까 함께 하라는 메세지를 받고 여길 온거 였다. 상준이 어떻게 온거냐고 묻는 말에 영인이 날이조금 선 목소리로 그렇게 말한거였다.

 

나온  새우 요리를 먹으면서 .....너무 무거운 침묵이 흐르자 최마리는 왜들 이렇게 분위기를 다운 시키냐며......요리가 너무 맛있어서 그런거냐며 분위길 띄우려 했지만.....다들 잠깐씩 만 웃어 줄뿐 .... 동조하진 않았다. 아마도 내 탓이니라 싶어 최마리의 말에 나만 겨우 몇마디 대꾸을 해주고 있었다. 고교 동창이라는 말에 최마리는 정말 신기한 인연이라며 고교 동창이 한 직장에서 만나기란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려운데 어떻게 넷이 모두 만날 수 있냐며 놀라와 했다. 중간중간 자기의 새우껍질을 상준이에게 까달라는 귀여운 지극히 여성스러운 면모를 보이며 상준이에게 많이 기대고 애교스럽게 말하는 여자였다.먹는둥 마는둥 요리를 물리고 나오는 후식 타임에 영인이 시간이 너무 늦은것 같다는 말도 안되는 핑계거릴 대며 먼저 일어서자고 했다. 성주가 바래다 준다고 하자 영인이 차를 가지고 왔다며 거절했다. 영인이 얼굴이 눈에 띄게 많이 상기되어 있어 성주는 더이상의 말을 못하고 자리에 다시 앉았다. 최마리가 영인이 더러 안색이 않좋다며 걱정을 했다.영인일 따라 일어서는데 상준이의 시선이 느껴 졌지만 난 고갤 돌리지 않았다. 그럴수 없는 상황이니까.

 

"미안해.....네게 미처 말하지 못한것....."

한강변에 차를 잠시 세운 영인이였다.

오면서 틀어놓은 시디를 끄고 영인이 내게 말한거였다. 진정이 될만한......첨 보단 많이 진정이 되었지만....영인이 말로 인해 다시 호흡이 빨라졌다.

 

"상준이 어머님 런던에서 수술 받으시고 거의 2년을 더 사셨어......그때 수술 집도한 분이 마리의 아버지셨고.......마리의 어머니와 상준이 어머님은 친구 분이였고 그집에서 계속 돌봐 드렸거든......상준이도 학교졸업 때 까지 거기서 어머니와 함께 머물렀고......고등 학생 이였던 마리가 오빠가 없어서 인지 상준일 많이 따랐고 상준이에게 한국어를 배우면서 둘이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 졌데......어머님 돌아 가시기 전에 어머님의 간곡한 부탁으로 양가 어른들만 간단히 모인 자리에서 약혼식 치룬거야......나도 가지 못했어......나와 상민오빠 먼저 약혼식 치루고 두달뒤에 상준이와 마리가 약혼 한거야........상준이로써는 쉽게 거절하지 못했을꺼야......어머님을 살려 주신 생명의 은인이신 마리의 부모님.......더구나 사경을 헤메시면서도 마리와의 약혼을 보고 가시고 싶으시다는 어머님의 유언......아마도 자식이라면 어느누구도 쉽게 떨치지 못했을 일이라고 봐.........여경아 너한테 말 못한거 정말 미안한데.......조금만 상준일 봐주면 안될까?상준이 많이 힘들어 했거든........."

 

영인이 말에 난 아무말 하지 못했다. 사경을 헤메시면서도 마리와 약혼을 하는걸 보고 싶어 하셨다는 사모님.....아마도 날 맘에 담아 두셨기에 일어난 일 같았다. 그렇게 까지라도 해서 나와 상준일 막고 싶었던 것일까.....?한편으론 이해가 가기도 했지만......그러면서도 가슴이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이런 기분은 뭔지......한없이 가라 앉고 있는 내 기분은.....뭐라고 말을 해야 하는건지.......작은 한숨조차 쉽게 나오지 않고 있었다.

 

"올2월에 마리가 한국으로 들어오면서 대학 수속을 밞았어......정식으로 한국어을 배우고 싶어해......마린 돌을 지내고 바로 영국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우리말 많이 어색해 하거든......발음은 쉽게 따라해도 뜻이 어려우니......제대로 배운다며 대학에 등록한거야....."

"됐어.....그많애.....네가 미안해 할 필요 없어......이러지 않아도 돼 영인아......나 좀 놀란거 뿐이지 괜찮아....."

"여경아......조금만 상준일 기다려 주지 않을래.....?상준이 아직 너 못잊고 있어.......지금은 마리에게 휘둘리고 있지만......그건 마리 부모님 때문에 더 그럴수 있어.......조금만 시간을 줘.....응....?내 보기엔 마린 상준이에게 친누이동생 같은 존재야.......항상 그 이상의 맘은 없었거든.....아까 너도 봤겠지만.....꼭 철부지 누이동생 에게 하는것 같잖아........좀만 믿고 기다려줘......상준이 금방 네게 다시 돌아올꺼야......"

"알았어....그럴께"

 

내게 애처럽게 말하는 영인이가 너무 안되보여 그렇게 대답했다. 괜히 영인이 속 까지 불편하게 만들수는 없으니까.....하지만.....영인이 말처럼 아까 상준이와 최마리.....둘이 오누이 같다는 말엔 찬성할 수 없었다. 어쩌면 질투라는 두꺼운 꺼풀이 이미 내 눈을 가리고 있어서 인지.....난 그둘이 한 이불 덮고 자는 친밀한 부부 사이로 보였으니까......그래서 상준이 귀국후 내게 거릴 두고 .....그랬던가 보다. 최마릴 첨 봤을때도 느낀거지만.....그녀는 정말 예뻤다. 마치 혼혈처럼 밝은얼굴이였다. 커다란 눈에 오똑선코.....앙증맞게 작은 도톰한 입술.....그 입술로 '상준오빠 칠리 소스 찍어줘야지...'하면서 애교스럽게 말하던 모습......여자인  내 시선도 아무런 사심없이 한번에 앗아 가는 모습이였다. 상준이 금방 싱긋 웃으며 장난스럽게 칠리 소스대신 양념장에 찍어 누른 새우를 내미는 모습......모든게 자연스러웠다. 내게는 ....내 앞에서는 한번도 보여 주지 않았던......그런 모습을 상준이 최마리에게 보여주고 있었다.가슴이 아팠다. 아주 많이......누군가 멍든 내 가슴에 모서리가 뾰족한 송곳으로 콕콕 찌르고 있는 느낌......피가 흐르지 않을만큼.......차라리 피라도 흐름 시원했을텐데......확 터뜨리지 않고.....아픔이 사라질때쯤 다시 와서 찌르는 잔인한 통증......오래 갈것 같은 상처 였다.

 

토요일 아침 이였다. 사무실에 일착으로 들어서는 내 오래된 습관처럼 책상정리를 하고 팀원들을 위해 커필 내렸다. 유미가 사다둔 블루마운틴의 생커피.......마실때 바로 갈아서 물을 내려야 그 맛의 진가를 알수 있다는 고급커피 였다. 지사에 있을때 보단 조금은 나아진 관계....나만의 생각인지......암튼 우리팀 커피와 티는 한유미가 거의 공수해 오고 있었다. 차마시는 기호가 남다른 한유미 였다. 커피를 우려내고 머그잔을 따뜻한 물에 한번씩 데워내고 있는데 누군가 노크를 했다. 내가 지금 들어와 있는곳은 휴게실 이였다.

 

네 라는 소리에 문이열리고 들어선 것은 성주 였다. 놀라는 내 시선과는 달리 성준 당연하다는 얼굴 이였다.아마도 내가 여길 있을줄 알고 찾아 온거 같았다. 늘 상준이와 함께더니 오늘은 혼자였다.

 

"향 좋은데.....나도 한잔줘...."

성주에게 금방 뽑은 마운틴을 건넸다. 머그잔의 따스함이 손에 기분 좋은 감촉을 줬다. 아직은 아침이 쌀쌀했다. 차가운 손을 금방 데워주는 그 감촉이 좋아서 매일 아침 커필 내리는 건지도 몰랐다.

 

"잠깐 얘기좀 하자......아직 30분 여유 있는데....."

뭐라 채 말하기도 전에 성주가 먼저 나갔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옥상으로 올라갔다. 가디건을 그냥 둔체 올라와서 인지 칠보 소매가 추웠다. 따뜻한 커피의 김이 찬 바람에 노출 되었는지 빠르게 위로 올라 가고 있었다.한동안 아래의 빌딩 숲을 내려다 보던 성주였다. 내게 무슨 얘길 하려고 하는지 감이 잡혀 난 묵묵히 커피만 마셨다. 커피가 거의 바닥을 드러낼 쯤 성주가 무거운 입을 겨우 열었다.

 

"어제.....많이 놀랐지...?"

"난 어제 보다 지금이 더 많이 놀라와......"

"뭐...?"

".....우리 친구였니....?하긴 너랑은 찬주 때문에 잠깐 알게된 정도 였으니 친구라고 말할것도 없지뭐......난 그래도 널 내 몇안되는 친구로 알고 있었는데.......한성주 넌 전혀 아니였지....?그동안 내게 해오던거 보면.......남보다도 더 못한 관계 였으니.......날 보자고 한  이 아침 지금 내겐 아주 생소한 기분이야....."
"너.......?"

좀 기가 막히는지 성준 말을 잇지 못하고 있었다. 답답한지 목에 걸린 타이을 느슨하게 잡아 당겼다.바지 주머니에 꼿아둔 손을 빼서 옥상 난간위로 모아 잡았다.

 

"알았어....사과 할께......그동안 내게 못대게 굴었던거 미안하다.......너 신경 안쓴다는 얼굴 이더니......속으로 내내 꽁해 있었구나.....?"

"당연하지......너 같으면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았는데 늘 뭔가 많이잘못을 한듯한 기분을 느끼께 해주는 상대에게 좋은 기분 들겠어......?"
"....흠.... . 아무런 잘못을 안한건 아니잖아....?아무 이유없이 네게 심술맞게 군건 아니였거든......나름대로 네게 벌을 준거였으니까....?"

코웃음 치듯 말하는 성주였다.

 

"내가 너 한테 뭘 잘못 했는데.....?"

"몰라 물어....?하긴 지금 보니까 네겐 아무일도 아닐수도 있었겠다......난 어제 너 많이 놀라고 당황스러웠을것 같아 보자고 한건데.......넌 아무렇지 않아 보이니까....상준이에 대한 네 마음 .......역시 이정도 였었냐....?"

"뭐...?"

"......상준이 약혼 했다는 얘기 .....정말 아무렇지도 않은거야....?"

마치 날 힐난 하듯 묻는 성주의 말이였다. 눈에도 화가 난다는 뜻을 담고 있었다.

 

"어제.....영인이에게 대강 얘기 들었어......어쩔수 없는 상황 이였다며......상준일 탓할 맘 없어....나라도 그 상황이면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을테니까....."

"하!!!그렇게 쉽게 이해가 되셔.....?아무렇지 않게 순순히 이해가 된다.....?이정도 였어? 이여경에게 박상준이라는 존재감이 겨우 이정도 뿐이 안되는 거였냐구....!!!"

 

왜 저렇게 얼굴을 구기면서 화를 내는지.......성주의 행동이 이해가 안되었다. 그럼 이해한다고 하지 뭐라고 한단 말인가....?내가 화를 내고 길길이 날뛰어야 한다는 말인지.......어제 겨우내 잠재웠던 감정이 다시 일어서려고 했다. 겨우 내리 누르고 아침에 나온거였는데.....

 

"대단하다 이여경......철의 여왕 대처도 너만큼은 아닐거야......얼음이 아니라 쇠로된 심장을 지니고 있는거 아냐....?웬만한 일은 놀라움 거리도 안되는거 보니......"

".........?"
"너 하나만 묻자,......."

".......?"
"......너 상준이 좋아는 하냐.....?아니 네 맘속에 박상준이라는 이름이 들어 있기는 한거야...?"

".......너 왜그러는 건데.....?뭘 알고 싶은건데...?"
이번엔 내가 화가 났다. 왜 이리 날 몰아 세우는건지......답답했다. 정말 모르고 물어보는 건지......성주의 행동이 이해가 안되었다.

 

"상준일 좋아는 하냐구......왜 말이 너무 어려워?알아듣기 쉽게 풀어 말해줄까,.....?엉!!"
"너 지금 이상한거 알아...?왜 내게 화를 내는건지....이해가 안가......"

"대답이나해.....!!!!말 돌리지 말고.....대답해봐 이여경!!!!!"

 

정말 이상했다. 성주가 왜 저렇게 자기 속을 다 드러내며 내게 말하는지........내가 뭘 얼마나 잘못했기에.....저렇게 절망 스럽다는 얼굴을 하는건지.....

"대답해.......상준이 어떻게 생각해...?"

조금은 차분해진 목소리였다.

 

" 몰라 물어......?내가 상준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정말 몰라서 물어보는거야?"

"응....난 전혀 모르겠다. 이여경 네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전혀 모르겠어......철옹성같이 닫혀져 있는 네맘 읽어내지 못하겠어......그러니 말 장난 하지 말고 바로 말해.....한번에 알아 듣기 쉽게.....그렇게 말해줘...."

"......나 상준이 좋아해......첨은 아니였다고 해도......지금은.......많이 좋아해.......5년 넘게 혼자 기다려온 사람이야.....어제 내가 많이 놀랬을거라구.....?걱정이 돼서 날 찾아 온거지? 내가 .....너무 태연해서 화가 난다구.....?그럼 .....나 어떡할까....?내가 어떡하구 있어야 하는걸까....?응....?상준이 앞에서 목이라도 놓고 울어 볼까? 왜 기다리라고 해놓고........날 두고 다른여자와 왜 약혼을 한거냐구  따질까......?많은 사람들 앞에서 상준이 얼굴이라도 올려 붙여야 하는걸까.....?그래야 까맣게 탄 내속이 진정이 될까.....?내가 그래야지......옳은거니...?"

 

바보같이.....어제 내내 흘려 더이상은 나올께 없을줄 알았던 눈물인데......또 속없이 이렇게 나오고 있었다.겨우 진정 시켰던 내안의 속 울음인데......한번 밖으로 뛰어 나와 버린 울음은 쉽게 그쳐지지가 않을것 같았다. 힘이 들었다. 자꾸만 끊어져 버릴 것 같은 신경이.....쉬고 싶다고 누울 자리만 있으면 누워서 쉬고 싶다는 신경세포가 날 끊임없이 몰아대고 있었다.

 

내게 손수건을 건네며 성주가 말했다.

 

"그렇게 너무 참으니까 병되는 거야........한번쯤은 터트려도 돼.......아무런 내색도 않고 말도 안하니까 상준이가 네게 다가서기가 쉽지 않은거야.......사실 네 말처럼 넌 첨부터 상준이 좋아한것 아니였잖아......녀석의 반 우격다짐으로 겨우 마음 연거잖아....너무 참고 있음 누가 답답한 네속 알아주겠어......너무 강하면 부러진다잖아......힘들면 힘든다고 말해...그래야 손을 잡아 줄거 아냐...."

어깰 빌려 주는 성주가 고마웠다. 눈물에 자켓에 얼룩이 질텐데.......소리 내지 못하고 욱욱 거리는 내가 안쓰러운지 성주가 가볍게 등을 토닥여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