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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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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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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11


BY 까미유 2004-06-02

거의 매일 들르다 시피 하는 상준이 탓에 사모님과 난 원룸 근처의 카페로 향했다.

엄마가 불러 가끔씩 들렀던 상준이 집에서도 몇번 마주치지 못했던 사모님 이였다.

내겐 많이 어려운 분이시기도 했다.

아마도.....상준이 때문일 것이다.

녹차를 주문하고 잠시 날 바라보시는 사모님....이셨다.

알고 있었다.

내 눈에서 보여지는 소리없는 외침......사모님은 알고 계신듯 했다.

나도 왜 날 찾아 오셨는지 알고 있는데......사모님이 모를리 없을 테지.....

 

얼굴색이 좀 않좋아 보였다.

원래 마른 체형이라는건 알고 있었지만.....왠지 .....어딘가 아프신것 같아 보였다.

병약하다는 사람들을 말할때의 나오는 말들이 사모님 에게 어울려 보였다.

날 잠시 바라보시더니......갑자기 눈가에 이슬을 달으셨다.

큰 눈에 금방 물기가 어렸다.

왤까....?

내 마음이 싸아한게.......왜 나도 울고 싶어지는 걸까....?

물기가 서림과 동시에 내게서 시선을 비켰지만.......이미 난 보아 버렸다.

힘들겠지........

지금 이자리가.....

진작에 모질게 끊어 내지 못하고 여기까지 질질 끌고온 내가.....한심했다.

엄마와 사모님과의 관계를 알고 있으면서.......나도 모르게 상준이에게 많이 의지를 하고 있었다.

결국 일을 여기까지 끌고 오고.......

날 얼마나 파렴치한 아이라고 생각할까......?

은혜도 모르는 뻔뻔한 아이라고 생각하실 거다.

아마도 그렇겠지.......나라도 그렇게 생각할테니.....

 

녹차가 탁자위에 놓여졌다.

먼저 찻잔을 들며 내게도 권하셨다.

녹차의 찻잔에 말갛게 우려나온 연녹색의 색깔.......참 예쁘다는 생각이 순간 들었다.

 

"혹시......알고 있니...?내가 널 만나러온 이유....?"

찻잔을 내려 놓으며 사모님이 그렇게 말했고......난 시선을 마주 대하며 고갤 끄떡 였다.

사모님은.....작게 고갯짓을 해보이시더니 내게 다시 말을 하셨다.

"그래.....넌 내가 찾아 올줄 알고 있었구나....... 생각데로 넌 현명한 아이야.......그래서 내가 널 좋아하는줄 모르겠다......"

 

어.....?

저게 무슨소리지.....?

좀 알수 없는 맘이 들었다.

날 좋아하신다니........?

갑자기 맘이 혼란 스러웠다.

 

그런 내 시선을 느꼈는지......사모님이 가만히 날 바라보셨다.

뭔가 말하기 힘들어 하시는 모습.......

왠지......그런 기분이 내게도 고대로 전해 지고 있어......맘이 불편했다.

 

"여경아.......네 엄마와 나와의 관계 혹시 알고 있니.....?엄마에게 뭐 들은거 없어....?"

"........예전에  여기 원룸으로 오면서 엄마에게 편질 받았습니다. ......사모님이 엄마에게 갚아야 할 일이 있다면서.......무슨일인지는 자세히 써 있지 않았지만........"

"그렇구나.....갚아야 할 일.......미자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구나......그랬어....."

 

갑자기 가라앉은 듯.......낮게 자신의 말을 몇번이나 반복하시는 사모님의 모습......좀 충격이였다.

엄만 편지에 자세한 얘기는 없었지만.......그렇게 썼었다.

사모님에게 받은 빚이 있다고......사모님이 우릴 돌봐 주는거에 대해서 아무런 죄책감이나 미안함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고.....특히나 난 더 그렇다고.......엄만 그렇게 썼다.

왜 그런지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아무해명도 없었다.

난 그저 엄마가 사모님 에게 너무 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지금까지도 많이 우리 식구를 봐준 엄마인데.......그걸 고마와 하기는 커녕 당연하게 받아 들이라니......엄마의 글에 난 기막히고 황당하고......화가 났었다.

혼자 이유가 뭘까.....?

사모님이 엄마에게 갚아야 하는 빚이 뭘까......그런 생각을 해봤지만......뚜렷이 떠오르는 일은 없었다.

그게 늘 궁굼했었다.

미자는 엄마의 이름이다.

거의 들어 본적이 없어 잠시 생소했지만.......엄마의 본명이 이미자 였다.

트롯 가수 이미자가 아닌.....평범한 아줌마.....이미자 였다.

아마도 엄말 이름으로 부르는것 보니까......사모님이 엄마보다 연장자 인가 보다.

엄마보다 십년도 더 젊게 보이는데......엄마보다 나이가 많으신가 보다.

 

"자세한 얘긴 모른다는 말이구나........한번도 엄마에게 듣지 못한거야.....?무슨 언질도 없고.......?"

생각에 잠긴듯해 보였던 사모님이 녹차를 마셨다가 잔을 내려 놓으며 내게 물었다.

난 그렇다고 대답하며 고개도 끄덕였다.

 

"참 ....어렵다 ......말 꺼내기가......"

잠시 침묵이 흘렀다.

결론은 이미 난것 같은데.......

난 사모님이 해달라는 데로 다 해줄수 있는데........그냥 내가 먼저 문제의 결론을 말씀 드릴까?......그런 생각이 들었다.

너무 힘들어 하시는 모습........보기가 딱했다.

첨 부터 난 상준일 내 사람이라고 생각해 본적 없었다.

부자집 막내 도령이 심심풀이로 만나는 존재......적당히 놀아주다가 손을 놓자는 그런 주의가 내겐 있었다.

그래서 첨 부터 상준이 에게 모질게 대하고 밉살스럽게 굴었던 거였다.

상처 입기는 싫으니까......

어차피 내것이 아니니까......

더구나 난 먹고 사는데도 힘든 ......여유라곤 하나도 없는 사람이니까.....

내게 남자친구나......연애는 사치였고......부질없는 단어 였다.

세상 사는게 너무 버거운 나니까........늘 그런 생각으로 살아왔다.

요근래 상준이 에게 의지를 하고 있지만.......그래도 마지막 노선은 지키고 있었다.

언제든 떠나 보내야 하는 사람이기에......내 맘에 조금이라도 담아두지 않기 위해.....무던히 노력하고 있는 나날이였다.

그래서 대답해 줄수 있었다.

힘들게 말씀 안 하셔도 상준이와 헤어져 줄 수 있다는 말을 선듯 해줄수가 있었다.

내게 엄마와의 관계 같은거 얘기 안해도 .......난 사모님이 듣고 싶어 하는 대답을 쉽게 해줄수가 있는데.......마치 삼키기 힘든 돌멩이라도 입에 머금고 있는 듯한 사모님의 얼굴이 많이 안쓰러워 보였다.

약간.....아주 약간......가슴이 미어져 오려고 했다.

상준이와 헤어져 주겠다는 ......우린 헤어지고 말고 할 사이도 아니라는.......다신 상준이와 만나지 않겠다는 말........쉽게 해줄수 있는데......가슴이 아리고 미어져 오는 이윤 뭘까....?

막 터지려는 풍선처럼......아니 풍선 처럼 쉽게 터지는 그런거 말고........어렵게 껍질을 까고 나오는 새 처럼.....그렇게 거북이 등짝 마냥 내 가슴이 갈갈이 터져 갈라지고 있는 아픔....정말 생소한 이 감정은......?

갑자기 눈물이 나오려고 하는 그때.......사모님이 힘겹게 입을 여셨다.

 

"너 한테 마치 하소연을 하러 온것 같은 기분이 든다. 딸 같은 아이에게 다큰 어른이 이게 뭐하는 짓인지........"

그러면서 자조적으로 웃으셨다.

애잔한 웃음.......내 가슴에도 그 애잔한 마음이 지나갔다.

 

"네 어머니.....미자는 어릴때 우리집에 식모로 들어왔어......8살 때 고모님 이라는 여자분 손에 들려 우리집에 왔어......난 오빠나 동생 언니......아무도 없는 고명딸 이였거든......미자 보다 3살이 내가 더 많아.......난 미자를 내 동생인것 처럼 좋아했어......우리 부모님도 첨엔 미자가 너무 어린 나이에 남의 집 살이 하는게 맘에 걸려 학교도 보내주고 나처럼은 아니였지만.......미자를 친 자식마냥 아꼈어......어릴때 부터 몸이 병약한 난 친구도 별로 없고.....학교도 나가는 날 보다 빠지는 날이 잦아 집에서 늘 미자와 놀았어......미잔 내게 동생이며 친구였어.......그 일이 있지만 않았다면.......우린 계속 좋은 자매 처럼 지낼 수 있었는데.......흑...."

 

말 끝을 흐리며 갑자기 눈물을 짓는 사모님 탓에 난 많이 당황 되었다.

엄마가 고아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8살 에 남의집 살이를 했다는 얘긴 금시 초문 이였다.

갑자기......어린 꼬마의 엄마 모습이 떠올랐다.

지금도 엄만 아주 작은 키 인데.......그땐 얼마나 작았을까.....?

 

그날 사모님은 내게 별다른 말씀을 하시진 않으셨다.

갑자기 복받친 감정에 자신을 추스르지 못함을 내게 미안해 하며 다른날에 한번 더 만나자고 하셨다.

난 뜻모를 궁굼증에 속이 타 들어갔지만.........아무말 못했다.

사모님이 내게서 듣고 싶어 하실것 같은 말을 먼저 해주고 싶었는데......그건 생각보다 힘들었다.

나도 내 감정을 다 잡기 어려워 졌으니까........

 

 

그리고 며칠 후 였다.

집으로 편지가 하나 도착해 있었다.

 

과외를 마치고 집으로 들어서는데 우편함에 꼿혀 있는 편지.......

보낸 사람 이름은 없었다.

순간 혹시 대전으로 내려간 엄마가 아닐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다.

전에 어렵게 알아낸 번호로 전활 한적이 있었다.

다행히 엄마가 받아 간단한 안부을 전했었는데.......엄마가 편지를.....?

반가운 맘에 문을 열고 들어서자 마자 자리에 앉아 뜯어 보았다.

 

편진.....엄마가 아니였다.

누군지 내용 안에도 밝히지 않았지만......누구에게 온 것인지.......쉽게 짐작이 갔다.

워드로 쓰여진 편지내용은..........엄마와 사모님과의 관계에 대해서 였다.

세상에서 단 둘만 알고 있던 비밀얘기.......이젠 나까지 셋이 되었구나......사모님이 그렇게 서두를 붙였다.

 

엄마와 사모님은 전에 언급했던 대로 자매처럼 잘 지냈다.

천성적으로 사람의 정이 그립던 엄만 사모님을 친언니처럼.......사모님의 부모님을 친 부모님 처럼 그렇게 잘 따랐었다.

말이 더부살이 였지......엄만 그 시절 어려운 생활은 전혀 모르고 살았다.

학교도 보내주고 틈틈히 용돈도 주고.......가족 모임에도 가끔씩 데려가 주고......그렇게 사모님 식구들은 엄말 살갑게 대해 주셨단다.

몸이 약한 관계로 사모님의 다른 친구들과 달리 대학을 2년 늦게 들어갔고.....엄만 야간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던 여름이였다.

미인이신 사모님 에겐 따라 다니는 남학생이 여럿 이었다.

좀 집요하게 따라 붙는 사람이 있었고........사모님은 그때 이미 집안의 소개로 상준이 아버지와 사귀고 있었다.

몸이 약하다는 이유로 결혼은 생각지도 못하고 있었는데......상준이 아버질 만나 생에 뚜렷한 이유가 생긴 사람 마냥 나날이 건강해져 가는 사모님 이였다.

 

사모님 에게 집요하리 만치 집착하는 같은과의 남학생......모 중소기업의 아들이라는 그 남자는 사모님에게 몇번의 프로포즈도 했지만......번번히 거절 당하고 나중엔 결혼을 전제로 사귀는 남자가 있다는 얘기에.......그날 술에 잔뜩 취한체 사모님을 찾아 왔다.

마침 부모님은 부부동반 모임에 참석차 집에 계시지 않았고 일하는 아주머니는 한달에 한번 쉬시는 주였기에 집에 안계셨다.

모처럼 부모님고 안계시고 집에 어른이 없다는 이유로 둘은 나가서 맛있는 저녁을 먹고 들어 오던중 이였다.

어둠이 내려 앉은 그 시간.......담벼락에 주저 앉아 사모님을 기다리고 있던 그 남자에게 둘은 납치를 당했다.

갑자기 당한 일이라 둘은 많이 놀라고 당황이 되었다.

마치 계획 하고 있었던듯......질 나쁜 친구둘도 함께 왔었다.

그들이 엄마와 사모님을 끌고 간 곳은 서울에서 좀 떨어진 외곽의 여관이였다.

안그래도 몸이 약한 사모님은 너무 놀라 거의 실신지경 까지 갔었고 엄만 사모님이 혹여 어떻게 라도 될까봐......자신의 처진 생각지도 않고 사모님을 보내 달라고 그들 셋에게 애원하고 부탁하고.......눈물로 호소를 했다.

첨엔 그냥 겁만 좀 주려고 했었던것 같았는데.......사모님의 상태가 심상치 않고......고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엄마에게 괜히 몹쓸짓을 하는 것 같아......그 남잔 술취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잘못을 늦게 나마 깨닫고 엄마와 사모님을 돌려 보내려고 했지만.....함께온 두 친구는 그럴 생각이 없었다.

첨부터 ......나쁜 맘을 먹고 온 것이였기에.......

상황은 간단했다.

거의 기절한듯 쓰러져 있는 사모님......의식만 있을뿐.....마비증세가 있는사람모양 축 늘어져 있는 사모님.......은 무사했다.

뒤 늦게 자신의 무모한 행동을 깨닫게 된 같은과의 남학생도 두 친구에게 몇차레의 린치를 당한후 더이상의 힘도 못쓰는 상황 이였다.

그랬다.

그 두명이 보는 눈 앞에서 엄만 술에 만취해 인사 불명이 된 두 남자에게 번갈아 가며 성폭행을 당했다.

그렇게 엄마와 사모님의 인연이 망가져 버렸다.

성폭행후......야비한 웃음을 지으며 사라져 버린 두남자.......나중에 알았지만 그 두남자 중 하나가......내 친 아빠 였다.

이 대목에서 내가 얼마나 충격을 받고.....목 놓아 울었는지.......

나중에 엄마의 임신 사실에 사모님 식구들은 경악을 했지만......이미 배가 많이 불러 아일 지울수 도 없는 상황이였다.

엄만 그때 일 이후로 정신이 나가 버렸으니까......자신의 몸에 내가 생겼다는 것도 몰랐으니까........사모님의 부모님은 엄마을 요양원 비슷한 곳으로 보냈고 엄만 거기서 날 낳았다.

그렇게 엄마와 사모님은 헤어졌다.

몇년뒤.....요양원에서 나온 엄만 그땐.....내가 세상에 나와 있었고 엄마의 정신도 제대로 돌아왔다.

요양원에서 나온 엄만 먹고 살기 위해 숙식이 제공되는 음식점에 들어갔고.......애물단지인 날 데리고 있었다.

그냥 나이도 어린데 날 고아원에 데려다 주고 팔자 고치라는 주위의 소리에 끔쩍도 않고 엄만 날 데리고 그렇게 3년을 살다가 근처 공사장에 인부로 일하던 아빨 만나게 된거였다.

아빠에겐 이미 10살7살 두 아들이 있었다.

아빠의 도박과알콜 중독......첨엔 몰랐겠지......

그저 어린 나이에 날 데리고 사는게 힘들어 아빠와 살림을 차린건데.....그게 엄말 더 지옥으로 빠뜨렸다.

그렇게 몇년을 살다가 어느날 거리에서 사모님과 재회하게된 엄만......그때 이후로 사모님 집으로 일을 다니게 되었다.

첨엔 출퇴근을 하다가 나중엔 돈을 더 준다는 말로 아빨 설득시켜 일주일에 한번 집에 오는걸로 얘기가 되어서 사모님 집에 안주했다.

사모님은 엄마에게 늘 빚이 있는 사람마냥 마음이 아팠기에 엄말 아빠에게서 빼내고 싶은 마음에 집에 들인 거였다.

엄마가 사모님 에게 어떤 맘을 품고 있는지도 모른체.......

내가 8살이 되던 해 부터 엄만 상준이네 집으로 다니게 되었다.

그때 부터......지금까지 이어져 오는 악연 이였다.

악연.......

그렇다 .....

우리의 만남은 악연이라고 이름 지어질 만 하다.

악연......

만나서는 안될 인연........악연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