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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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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를 버린다고


BY 캐슬 2004-01-19

제사를 버린다고

며칠째 내 일상은 고요하다.

내가 일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제외하고는 집에서도 아이들도 모두가 평온한 일상를 즐기고 있다.

그날 이후 아버지에게서는 더 이상 아무 연락이 없다.

내게는 연락이 없어도 아내에게는 어떤식으로든 연락이 있었을 것이다.

아내는 어떤 얘기도 않는다. 오늘은 퇴근해서 물어 볼 생각이다.

저녁을 마치고 나는 t.v. 에 시선을 던진채로 지나가는 말처럼 한마디 던진다.

"집에서 전화 없었어"

내가 집이라 함은 내 본가(本家)를 말한다.

아내는 내말을 듣었으면서도 아무런 반응이 없다. 나는 순간 적막한 공간이 이상해 아내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전화 없었냐고?".

전화를 기다리기나 한듯한 사람처럼  '아내에게 전화없었냐?'고 다그치는 나자신에게 흠칫 놀란다.

아내는 내 얼굴을 쳐다보고는 다짐을 두듯 말문을 연다.

"절대 화내지 않는다면 말할께요?"

어떤 얘기일까?.

나에게 다짐을 들어야만 말을 할수 있는 것이라면 나는 또 화를 삭이기 힘든 어떤 상황에 처할것이다.

"그럼 하지마"

내말에 아내는 휴~하고 긴 한숨을 쉰다.

저여자가 무슨 죄일까?

얼마가 지났을까?.

지나가는 말처럼 조심스레 아내가 말을 꺼냈다.

"엄마가 할머니 제사 버린대요."

획 돌아보는 내 시선에 놀란듯 잠시 말을 멈추었던 아내는 큰 결심이나 한 듯 다시 말을 이어간다.

"제사 지내도 재수도 없고, 하는 일마다 잘 안되고 해서 버린대요. 이번 명절부터 안지내실 거라고, 지내고 싶음 우리보고 가져가든지 말든지 하라고, 안 가져 갈려면 , 제기고 뭐고 다 내다 버린다고 하시던데요"

속이 확 뒤집어지는 소리다.

아내가 겁을 낼만도 한 소리다. 나는 화를  누르고 아내에게 묻는다.

"누가 그러시든데..."

"어머니가 그저께 전화와서."

나는 담배갑을 주머니에 넣고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와버렸다.

내가 담배를 끓을려고 새해 벽두부터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그런데 지금 나는 '이 담배만이 나를 진정시킬수 있다 '라는 말로 담배을 들고 나온 나를 합리화 시킬 수 밖에 없다.

'재수 없다!'.

그말은  둘째아들 오영민을 두고 한 말이다.

요 몇해 영민이는 하는 일마다 실패의 연속이다.

그때마다 영민은 아버지 어머니에게 어떤 얘기를 하였는지 무슨  수작(手作)을 벌였는지(나는 수작이란 말말고 달리 표현할수가 없다) 알수 없는 금액을 타내어 가고는 한다.

돈을 건넬때는 한마디 의논을 하지 않던 내부모는 돈을 돌려 받지 못할때면 나에게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를 한다.

내가 뭘 어쩌라는 건지 내가 벤뎅이같은 속을 가진 놈이라는 걸 내 부모는 잊은 듯하다.

그래서 제사를 버린다고.

 

 

캐슬 [2004-01-19,18:08]
  명절과 맟추어 쓰는 그럴 의도는 전혀 아니었습니다. 글의 흐름이 그렇게 돼어 버렸네요
유나 [2004-01-19,15:21]
  여기나 저기나 명절돌아오니 그 제사이야기가 비죽거리며 튀어나옵니다. 명절 잘 보내시고 담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