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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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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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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모마일 2004-01-15

저녁을 해먹기가 어중간 해서 다시 시내로 나왔다.

나오면서 진우가 내게 말했다.

 

"분명히 말해두는데.......너 오늘 돌려 보낼 생각 없으니까.......시내에 나간다 해서 딴 맘 먹지마.....저녁만 먹고 다시 들어올 꺼니까...."

"그딴건 .....돈주고 산 여자들 에게나 먹히는 말이예요.....내겐 통하지 않으니까 협박은 말아요...."

"말해두는데....난 여지껏 돈주고 여잘 살 만큼 궁하진 않았어...."

"어련하시겠어요....."

 

얼굴이 조금 상기되었다.

왠지 은근히 보는 재미가 있었다.

 

"그냥 여기서 라면이라도 끓여 먹자......나갈 필요 없이...."

차 키을 다시 주머니에 넣는 진울 보며 난 잠시 째렸다.

 

"난 내 의지대로 움직여요.......강요는 내가 젤 싫어하는 것중에서도 첫번째 라구요..."

"말 까라구 했잖아.......귀머거리가 아니면......좀 듣지...."
"내 의지대로 행하겠어요.......아직은.....가까운 사이가 아니니까......"

"우린 원초적인 모습도 다 알고 있는 사인데.....?"

"........마음과 몸 중 첫번째가 뭘까요....?몸 속에 마음이 들어 있으니까.....누가 첫번째 인지는 굳이 말안해도 알겠죠.....바보가 아니라면......."

"쳇......누가 카피라이터 아니랄 까봐......말은 못당하겠네......"

 

"암튼....일단 나가요.....여기서 지금은 아무것도 할일이 없잖아요......"

"왜 할일이 없어......찾아보지 않아도 지금 당장 할일이 있는데...."

그래도 멋적은지......답지 않게 얼굴을 상기시키며 시선을 돌렸다.

웃음이 났다.

 

차키를 꼿고 시동을 걸었다.

양평쪽 이여서 인지.......통기타 라이브 카페가 많았다.

전에 회사 동료들과 회식후나 ....서경이와 함께 유열이 자주 나오는 라이브 카페에 들르곤 했다.

거긴 모든 차 메뉴가 만원이였다.

그래서 거기 가면 절대 커피는 안시킨다.

아주 희귀한 .....이름의 차 종류만 시킨다.

웬지 그래야만 손해보는 기분이 안드니까.......

 

저녁을 씨즐러에서 먹었다.

카페촌을 들어가자는 내말에 진운 ......편한 공간이 더 좋다며 패밀리 레스토랑인 씨즐러로 향했다.

결국 양평을 벗어나 서울까지 진입했다.

나중에 어떻게 들어가려고 이러는 건지........

오늘은 토요일 이고......모두 교외로 빠질텐데.....

 

저녁을 먹은후.....진운 잠시 날 봤다.

아마도......내 행동 패턴에 대해서 궁굼해 하는 것 같았다.

벌써 시간은 7시를 넘어서고 있었다.

나도 사실 아까부터 계속 망설였다.

외박하는게 쉽지도 않겠지만......그냥 이대로 집에 들어간다는 말도 쉽게 할 수가 없었다.

 

옆자리에 앉아서.....내 손을 쥐고 있었다.

초조함이 ....손으로 느껴졌다.

헤어지고 싶지 않은 맘이 ......더 강해졌다.

 

 

그때.....내 핸폰이 울렸다.

발신지는 언니였다.

 

손을 놓으며 폴더를 열었다.

 

"너 어디야...?토요일 인데.....아직 안들어 오고 뭐해...?"

"밖이야......언닌 어딘데....?"

"집.....모처럼 형부가 한턱 쏜다는데......아빠도 오늘 늦으신데구.....엄마만 계시네.....너라도와서 흥을 돋아야지....형부가 돈 쓸 맛이 나지 않겠냐....?서경이랑 함께야...?"

"....으....응 ....그렇지뭐......근데 나 오늘 못들어갈지도 몰라...."

"뭐...?못들어와.....너 미쳤냐...?어디서 말많은 처녀가 외박이야....?"

"여기 찜찔방 이란 말야........아침에 들어갈거야....우리 들어온지 얼마 안됐단 말야......"

"그래서 아까부터 계속 통화가 안됐구나......노인네도 아니고.....찜찔은 ....둘다 그렇게 할일이 없냐.....?황금같은 휴일에 여자들끼리 찜찔방에나 가고.......그냥 서경이도 데리고 나와....같이 먹게...."
"화장도 다 지워졌어.....더구나 서경이랑 나 요즘 다이어트해서 안돼....."

"다이어트.....?웃겨......야 니들은 다이어트가 아니라 살을 찌워야해......빈약한 수수깡 같은 것들이 다이어튼....무슨......"

"아무튼 안돼니까......끊어....형부한테 미안하다고 전해줘......안녕..."

말이 길어 질것 같아 먼저 끊었다.

 

형부가 한턱 쏜다면 정말 잘 얻어 먹을 수 있는 기횐데.....더구나 어쩜 용돈을 받을 수도 있고.....일석이조의 건수인데.....좀 아쉽다는 생각이 찰라에 들었다.

난 아직 철들려면 한참.....멀었다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나가자......쇼핑도 해야 하니까..."

계산서을 들며 진우가 먼저 일어섰다.

얼결에 따라 일어서며 백을 챙겼다.

 

근처의 백화점에 들렀다.

속옷가게......?
돌아다 보는 내게 진우가 말했다.

 

"샤워 하고 나서 갈아입을 옷 없잖아.......미리 준비해 두는게 좋잖아......?"
"......네...엣....?"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까 통화에서 나오던데......오늘 집에 못들어 간다구......"

기막혀서......

화가 나서 돌아서서 나오는 날 진우가 잡았다.

 

"도대체 왜이래....?"
"그쪽이야 말로 도대체 왜 이래요...?날 대체 어떻게 보고....이런 말도 안되는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할수가 있는거예요...."
"말도 안되는 일이라니.....?뭐가....?"
"그러니까....이런......."

말문이 막혔다.

뭔지 뻔히 알면서 물어오는 저 뻔뻔함........화가 나고 기도 막혔다.

잠시 팽팽한 눈싸움이 시작되었다.

 

먼저 눈을 내린건 나였다.

너무 화가 많이 난 듯한 진우 였기에......눈에서 나오는 불 빛에 델것 같아 먼저 시선을 돌렸다.

 

"얘기좀 하자......"

그러면서 차에 올랐다.

주차장으로 향하는 내내 싸늘한 긴장감이 온몸을 휩싸고 있었다.

견디기 힘든 바람을 온 몸으로 받으며 걸어가는 것처럼 힘들었다.

 

한강변으로 차를 몰았다.

몇분 안가서 차를 세웠다.

눈앞에 고요히 흐르는 강물이 보였다.

가로등 빛에 반사되어......강에 금가루라도 뿌린듯......반짝이고 있었다.

 

"하나 묻자.......왜 자꾸 나만 보면 몸을 사리는거지.....?"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그럴수 밖에요......첫 만남이 잘못되었으니까...."

'잘못 되었다구.....?만나자 마자 같이 잔게....?"

"그래요......그때 오빠가 날 그냥 보내줬다면......이렇게 어색한 만남은 아니였을거에요..."

"그냥 보내 줬다면......우린 다신 만나지 못했을지도 모르는데....?"

"만날수 있어요.....내가 준우의 친구니까.....언젠가 한번은 만났을 거예요....그때..."

"준운.....내가 자기 친구들과 얽히게 될까봐 무지 신경을 많이 쓰는 아이야......오빠라는 거엔 후한 점수를 주지만.......남자라는 거엔 거의 빵점 수준이거든......잘 알지 않아.....?나에 대한 얘기.....준우가 얘기 하지 않았어....?"
".......알죠.....하지만.....그거랑 이거랑..."

"준우가 그러던데.....나랑은 엮어주고 싶지 않다고.....내가 집에 있을때면......너나 서경일 부르지 않는 아이야........대입 끝나고 밥 한번 사겠다니까.....친동생인가 싶도록 찬 바람 일으키며 딱 잘라 거절하던데......아마도 네가 말한 것처럼 준우을 통해서 만나는 일은 아마 평생 없었을꺼야......."

 

좀 놀라왔다.

자기 오빠라면.....껌뻑 죽는 한준운데......

우리 앞에선 얼마나 자랑스럽게 얘기하던 오빠였는데.......웬지 맘이 무거워졌다.

 

"네가 걱정하는게 뭔데....?왜 몸 사리면서 거릴 두려고 하는거야...?"
".......난 오빠가 날 쉽게 생각하는게 싫어요.....그런 대접 받고 싶지도 않고...."
"쉽게 생각한다........?이해가 잘 안가는데.....무슨 뜻이야.....?"

".....내가 ....엉덩이가 가벼운 여자.....아무렇지도 않게 대해도 된다는 그런 여자....편한 놀이 상대......그렇게 생각되어 지는게 불쾌해요...."

"내가 그래 보였어....?지금까지 내가 보이는 행동이나 말이 그렇게 생각되어 졌다는 거야...?....그래....?"
뭐라 달리 할 말이 없었다.

저렇게 물어 올줄은 생각 밖이였다.

뭔가 내가 잘못 하고 있다는 기분이 순간 들었다.

 

"솔직히 말하면......난 한번도 그런 생각 한적 없어......날 아주 나쁜놈으로 생각하는것 같은데.....사실 거기에 대해서도 변명은 하고 싶지 않아......술취한 여잘 제 욕심만으로 가지고 논 녀석이니.....입이 열개 라도 할말이 없지...."

"......."

"......하지만......난 널 한번도 그렇게 생각한적 없어.....쉽게 생각한다구......너처럼...힘들고 어렵게 하는 여잔 지금까지 한번도 없었어.....이건 진심이야......그리고 아마도 짐작은 하겠지만.....놀이만 하는 여자......손짓만 하면 쉽게 안을 수 있는 여자들......주변에 많아.....서로 합의하에 노는거니까.....부담은 없지.....힘들게 머리쓰면서 만나지 않아도 되니까...."

좀 충격이였다.

나도 그런 사람들이 있다고는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쇼크였다.

아마 내 표정이 많이 굳어져 있었나 보다.

곤혹스럽다는 얼굴의 진우 였다.

 

"거두절미 하고......내가 널 만나는건....이끌림이 있어서야......강하게 부정하려 해도 그게 내 인력으로는 안되는.....서로 안만나면 안되는 자석의 끝처럼.....내 머리속엔 늘 너로 가득차 있어.....가뭄든 논밭처럼.....너라는 비가 없으면.....이젠 말라서 쩍쩍 갈라질 상황이야."

하....참.....

미묘한 마음의 동요......

버릇인지.....말하기 힘들다는 표현인지.....두손으로 얼굴를 문질렀다.

머리도 한번 헝클어 뜨리고......

 

"더 설명 해야돼.....?"

고갤 들고 날 봤다.

더는 .....고문같겠지.....

난 고갤 저었다.

 

"그럼 나가자......들어가는 차가 많이 막힐거야....."

"......같이 간다고는 안했는데요....."

"땅이 말라서 다 갈라질 정도라고 말했지.....해갈이 필요해.....너 외엔 다른 여잔 안되는 ....더 말해야해...?"
"....안뇨.....나가요...."

 

쿨하게 웃음짓는게......괜히 멋적어 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