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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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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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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도 여자에요.......


BY 미르 2003-12-15

그녀에게서 전화가 걸려온건 점심무렵이었다.

 

간단한 내용이었다. 회사근처 카페에서 기다리고 있겠다는 말에 지수는 알았다는 말밖에

할수가 없었다.

 

그리고 커피잔을 마주하고 앉아있는지금 불편한 마음을 내색하지 않으려 애쓰며 커피를

한모금 마셨다.

 

"길게 얘기하지 않겠어요!  아가씨도 우리 영재와 아가씨 언니 일이 절대 있을수 없는

일이란걸 알고 있을거라고 생각해요!"

 

"............"

 

"아가씨쪽에서 정리해 주세요!"

 

꼭 그래야만 한다는 듯이 아주 당연한 요구라는 듯이 말하는 그녀의 말에 지수는 가만히

한숨을 쉬었다. 

 

"이런일로 두번다시 만나고 싶지 않아요!'

 

"저희언니..... 정말 받아주실수 없으신가요?"

 

"당연하지 않아요?  내가 온전하지도 못한 여자에게 주려고 애지중지 키운줄 알아요?"

 

"말씀이 조금 심하시네요!"

 

"심해요?  더 심하게 할수있는걸 참고 있는거예요."

 

참아야 해! 입술을 깨물었다.

 

" 그 주제에 어떻게 우리 영재를 꼬드겼는지는 몰라도 내 눈에 흙이 들어가도 안되는 일

이니까 단념시켜요!"

 

"아드님을 포기시키세요! 저희쪽에서는 할말큼 했으니까요! 그리고  아드님을 꼬드긴건

언니가 아니에요!  아드님께서 먼저 언니를 쫒아다닌거죠!"

 

"지..지금...."

 

"저 역시 이런 일로 두번다시 뵙고싶지 않습니다.  이미 말씀드렸듯이 저도 할만큼 했고

이젠 포기했습니다. 그러니 죽어도 안되겠다 싶으시다면 직접 아드님과 해결을 보세요

아드님이 돌아선다면 저희도 포기하겠습니다. 그럼 바빠서 이만!"

 

일어서 나오는 그녀의 등뒤로 노부인의 이를 가는 소리가 들리는듯 했다.

 

 

 

 

"언니 나 왔어!"

 

집안으로 들어서면서 언니를 부르는데 대답이 없었다.

 

"언니!"

 

이방 저방 다 열어봐도 언니가 보이지 않자 영재에게 전화를 했다.

 

"지수에요!  혹시 언니랑 같이 있어요?"

 

"네! 지금 마트에서 장보고 있어요! 언니가 맛있는걸 해 준대서요!......동생이에요...잠시만요

지수야! 장보고 얼른 들어갈께!"

 

"응 알았어"

 

전화를 끊은 지수는 장식장에 있는 얼마전에 영재에게서 선물 받은 양주를 꺼내어 글라스에

따라 한번에 마셨다.

 

갈증이  심해지자 그녀는 또한잔의 술을 따라서 들이켰다.

 

언제나 느끼지만 모성애라는건 지독하게도 이기적이다. 사랑이 다는 아니지만 모성애라는

이름을 뒤집어 쓰면 사랑은 아무것도 아닌게 된다. 

 

그렇게 사랑해 마지않는 자식이 상처 투성이가 되어 자신을 버리게 되어도 모성이란 이름

앞에서는 지독하게도 당연하고 정당한 처사가 된다.

 

그로인해 주변의 모든 사람이 상처를 입을지라도........ 그리고 그렇게 상처를 입힌 독은

많이..... 아주 많이 아프고 고통스럽다. 

 

또 한잔을 털어 넣으며 뻑뻑해진 눈을 감았다.

 

도망.....가고 싶다.........  아무도 없는 곳으로 가서 그렇게 아무도 모르게 살고 싶다.........

그렇게 살다 어느날 아무도 모르게 눈감을수 있다면..........

 

"지수야!  왜 울어?"

 

현수의 목소리에 놀라 눈을 뜨니 놀란 현수의 얼굴과 걱정이 담긴 영재의 얼굴이 보였다.

 

"언제 왔어?  오는 소리도 못들었네!"

 

"왜 울어? 무슨일 있었어? 술은 왜 마셔?!"

 

"아무일도 없었어!  에구!  우리 언니 잔소리 시작되기전에 씻으로 가야겠다."

 

냉큼 일어나서 방으로 들어가자 따라 들어오려는 현수를 그가 말렸다.

 

"동생 배고프니까 어서 밥해 먹어요!"

 

씻고 나오니 맛있는 찌게 냄세가 집안 가득 넘쳤다.

 

"뭔데 이렇게 맛있는 냄세가 나요?"

 

주방으로 들어서며 묻자 언니가 불옆에 서 있다가 발그레해진 볼로 돌아보았다.

 

"지수야 이거 먹어봐! 되게 맛있다. 아저씨가 했어!"

 

한 숟가락 가득 국물을 떠서 건네자 얼른 입으로 받아마셨다.

 

"맛있다. 영재씨 요리 잘하네요!"

 

"현수씨가 도와줘서 더 맛있게 됐어요!  자,  얼른 반찬이랑 놓고 밥 먹읍시다.

 

저녁식사는 즐거웠다. 언니도 오늘따라 무척 즐거워 보였고 그래서인지 밥도 더 맛있게

느껴졌다.

 

식사를 마치고 설겆이를 하는 동안 그가 차를 끓이겠다며 주방에 남았다.

 

"무슨 일...  있었죠?"

 

"없었어요!  왜요?"

 

그릇을 다씻고 뒷정리까지 끝내고 거실로 나가니 현수는 텔레비젼을 보고 있었다.

 

"내일 언니랑 어디좀 다녀올께요!"

 

"어딜요?"

 

"주말이니까 놀러갔다 올까해서요!"

 

"힘들텐데....."

 

말꼬리를 흐리며 말하자 영재가 맑게 웃었다.

 

"힘든거 하나도 없어요! 봐요 오늘도 우리 둘이 장보고 밥하고 .......  지수씨는 너무 걱정이

많은게 흠이에요!  언니도 여자에요!  그건 알고 있어요?"

 

그의 말에 지수는 그를 쳐다보았다.

 

"언니도 여자라는걸 가끔은 잊어버리는것 같아요!  어린 동생대하듯 그렇게만 하지 말고

언니에게도 자신이 여자라는걸 뭐든 할수 있다는걸 인식시켜야 해요! 아무것도 못할거 같지만 오늘 저녁만 해도 봐요!  했잖아요! "

 

".............."

 

한번도 생각해본적이 없었다. 언니는 내게 있어 늘 보살펴야만 하는 동생같은 존재일뿐

언니가 나와 똑같은 여자라는 생각을 해본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현수씨에게 있어 지수씨는 사랑스럽고 든든한 동생이지만 부모는 아니에요!"

 

"무슨....  뜻이에요?

 

"언제까지 언니곁에 있을수는 없다는 거죠!  머지않아 지수씨가 결혼하게 되면 현수씨는

어떻게 해요? 지수씨 아니면 아무것도 못하게 해 놓고 결혼해서 가버리면 남아있는 현수씨는 어떻게 살까요?"

 

"난.... 난 결혼같은거 하지 않아요!"

 

"어린애같은 소리에요! 지금은 그렇지만 지수씨에게 정말 좋은 사람 놓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생기면 그때는요...... 세상에 확신할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어요!"

 

그의 손이 움직이는대로 시선을 따라가니 어느세 잠이 들어있는 언니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었다.

 

"그럼 영재씨의 마음은 어떻게 확신하는거죠?  아무것도 확신할수 없다면 본인의 마음은요?
 그러다 마음이 변하면 그땐....."

 

"운명이에요 우린!"

 

"무슨....."

 

아까 마신 술이 또 마시고 싶어졌다.

 

"한잔 하실래요?"

 

"좋죠!"

 

간단한 안주와 술과 잔을 가져와 두개의 잔에 따라 하나를 건넸다.

 

"현수씨는 내 심장이에요!  나에게서 심장을 빼앗아간다면 나는 죽는 수 밖에 없죠 그게 어머니라해도...."

 

한입에 털어넣고는 또 한잔을 따랐다.

 

"오늘 우리 어머니 만났죠?"

 

"어떻게...."

 

"우리 어머니..  참 대단한 분이세요! 형도 누나도 기어이 당신이 원하는 사람과 결혼을 시키시더니 나까지도 그럴려고 난리에요!"

 

"....어머니니까"

 

"잊어버려요! 오늘 무슨일이 있었든 악몽이었다 생각해요!  그래도 나, 어머니한테 져본적이

한 번도 없거든요!  이번에도 져주실거에요 분명히!"

 

"포기하라고 하면....화.....낼건가요?"

 

"네! 화낼겁니다. 그리고 현수씨 데리고 도망갈겁니다. 그래서 아무도 모르게 살거에요!"

 

단호한 말에 지수의 입에 얇은 미소가 걸렸다.

 

"그런말 안할게요!"

 

"내일 가서 모레 올거에요!"

 

"네?  무슨...."

 

"내일 현수씨랑 놀러갔다 온다고 했잖아요!  안된다고 해도 안듣겠습니다."

 

"어디로 가요?"

 

"안가르쳐 줄래요!  따라오면 싫으니까!"

 

어린애같은 말에 웃으며 재미있게 놀다오라고 했다.

 

그가 돌아가고 주말에 혼자 뭐 할까 하다가 오랫만에 유라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다!"

 

"누구세요?"

 

"나야 지수!"

 

"흐응~ 글쎄요! 전 그런 사람 모르는데요!"

 

"아우 야아~ 너 많이 삐졌구나! 미안해! "

 

"말은 좋다. 미안해? 뭐가 미안한데?"

 

"연락 한번도 안한거. 것도 너무 오래"

 

"알긴 아네! 그래 무슨 일이야?"

 

아직 다 풀지 않았는지 써늘한 말투.

 

"귀찮으면 전화 끊을께! 미안"

 

부러 천천히 수화기를 내려놓으며 속으로 셋을 세기가 무섭게 전화가 걸려왔다.

 

"야이 기지배야!  그렇다고 전화를 끊냐"

 

"네가 싫어하는것 같아서...."

 

"아우!  이 여우! 그래 용건이 뭐야?"

 

"내일 뭐해? 바빠?"

 

"건 왜?"

 

"나랑 놀아줘!"

 

"왠일이래? 천하의 성지수가 놀아달라는 소릴 다 하고!'

 

"싫다는 거야 좋다는 거야?"

 

"어디?  몇시?"

 

"한시반에 네 가게로 갈께!"

 

"알았어! 늦지마!"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