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作錢(작전)
“안녕하세요 제수씨, 오늘 한판 어떠세요?”
“뭐 있어요?”
“네, 오늘 온대요 찰스 박이요..”
“언제?”
“그리로 오세요 열시 반 부팅!”
“네에~”
『세선(歲嬋』은 까만색으로 입기로 했다.
다이너믹하면서 남자들의 눈길을 모을 수 있는 다리가 길어 보이는 바지와 유선이 드러나는 티위에 머플러!!!
벌써 전주들은 다 와 있었다. 로타리 클럽에서 만났던 희선이라는 여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선 사람이 『찰스 박』이다.
“앉으세요”
“인사하세요. 김선생, 이박사, 그리고 이쪽은......”
아는 얼굴들이 대부분이고 몇사람만 팀에 추가 된 듯 싶었다.
세선은 될 수 있는대로 순수함을 유지하여야 함을 알고 있다.
“오 세선씨!”
“네에?”
“요즘도 노래 많이 부르시죠?”
“그냥요......”
찰스 박과는 한번 만났는데 노래하는 세선을 기억하는 것이다. 노래하는 포옴이 괜찮았던가.....
“오늘 끝나고 노래좀 들려 주세요^^”
“출연료만 많이 주세요^^^”
『창구(昌九)』가 세선의 메니저처럼 말을 받는다.
분위기가 좀 엄숙해 지면서 사방에 천이 내려온다. 아마도 방음 장치인 모양이다. 경험에 의하면 이 파란 구직포 같은 것이 실내를 모두 박스로 만들면 설명이 시작된다.
“자, 그럼 시작합시다. 저는 여러분이 잘 알다시피 찰스 박이라고 합니다. 지금 미국 투자자들 사이에는 한국시장에 대해서 불소시개를 붙일 초기 단계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 자금도 갈곳이 없습니다. 해외 쪽으로 일부 진출하고는 있으나 부동산 시장과 건설시장이 동시에 막혀 있기 때문에 결국 10월 정도에는 스톡쪽에 한판은 치고 나갈것이 확실합니다.”
여기서 찰스 박은 준비한 원고를 한 장 넘겼다.
“이제 갈때가 됐습니다. 명동 朴과 영등포 J, 장위동 K형님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설명자는 여기서 좀 톤을 높여 나갔다.
“이번 작전의 대상 H엘리베이터입니다. 우선 내일 오후 마감시간까지 각 5장씩 제 계좌로 넣어 주시고....다음 연락을 기다려 주십시오.”
작전이 걸렸다. 오랜만에 주식쪽으로 작전이 걸린 것이다. M&A를 재료로 띄우면 최소한 10일은 약발을 받게 되어 있다. 더구다나 H같은 기업은 좀더 히팅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공감이었다.
저녁에 시세판을 보니 H의 가격은 별로 높지 않고 아직 움직임을 아는 사람은 없는 듯하다.
“제수씨, 우선 5장은 내일 찰스박 통장에 넣어주고 그리고 우리끼리 조금 사둡시다. 잔챙이로 좀 먹어야지^^^”
5억이라면 일생을 벌어도 못버는 돈일수도 있고 그러나 여기서 좀생이 티를 내면 이 바닥에서 굴러 먹기는 끝이다. 거기다가 여창구- 시아즈버니가 있으니 안심이고 지금까지 잘 해먹은 터가 아닌가.
“근데 어찌 달라도 이렇게 달라 참나원~~”
갑자기 남편 생각이 떠오르자 짜증이 난다.
형님인 여창구가 맘놓고 공부해야 된다고 자기는 시골의 부모님을 모시겠다고 자청하였던 무지랭이 남편. 오늘도 대화 공단에 안전밸브인가 하는 회사에서 뜨거운 불덩어리 쇠를 주물통에 붓는 공돌이 신세를 즐겁다하는 어리석기가 그지 없는 웬수.
“남자는 땀흘려 일해야지 무슨 소리야...당신은 당신대로 일하고 난 여기 계속 다니게 놔둬!!!”
첨에는 그게 좋은줄로 알고 기쁘게 살았는데 동창회 가서 친구들 사는 것 얘기듣고 또 집들이에 가보고는 속이 뒤집혀 버린 세선이다.
“내가 저것들보다 인물이 못해, 공부를 않했어.....내가 왜 이래 꼬질나게 살아야 돼...안돼 이제라도 돌아서야지....지금까지 방법은 틀린거야 확실히 보여 줘야지....”
“여보, 나 이제 내맘대로 산다 알았지....”
“뭔 소리야...언제는 당신 맘대로 안살았나 원 별소릴 다하네....허허허”
“아이그 저 웬수.....당신하고 살다가는 평생 테레비 제일 늦게 사고 냉장고도 제일 늦게 사고 김치 냉장고 지펠, 자가용 뭐든지 일찍한번 사본적 없고 지금도 구닥다리에 질려 죽겠다구....”
악을 써봐도 남편은 허허 웃으며
“송충이가 갈잎 먹으면 안되지, 촉새가 황새 따라가면 가랑이가 찢어진디야....”
“안되길 빌어라 빌어 웬수....“
눈을 흘겨 보지만 하릴 없는 인간이라는 생각뿐이다.
“야, 너 궁상 그만 떨고 나와라 응, 우리 사무실에 나올래?”
“내가 거기가서 뭐하게...”
“뭐하긴 나와서 있어만 줘도 나야 금상첨화지.....”
“뭘 내가 할줄 알아야지.....”
“야, 정말 잘만하면 팔자 고칠 수도 있어 야”
“그래에...그렇지만 쥐꼬리도 없는 내가 뭐.....”
“....야, 여자가 돈으로 못하면....있잖아....SP 백만불짜리 미소 하나면 완전히 보낼수 있지 호호호”
그러나 맘이 내키지 않는다. 남편 말고는 남자들과 얼리는 자체를 싫어한 세선의 성격에 어디가서 남자들하고 히히낙락 할 수 있을까...거짓말을 하면 얼굴이 빨개져서 탄로나고 마는 성격에 무슨놈의 복부인 흉내를 내고 얼르는걸 배운단 말인가.....
그런 여자인때가 어제 같은데 이젠 소위 산전수전 공중전 다 겪은 여편네가 되어 오늘 이렇게 작전팀의 대열(?)에 끼게 된 것은 상전벽해라고 해야겠지.
“제수씨, 돈좀 챙겼으면 저도 좀은 개평이라도 줘야죠^^^”
“아이고 시아즈버니도 제수 돈 개평 먹는다는게 말이 돼요^^^”
“그래도 여비라도 좀^^^”
농담인줄 알지만 세선은 수표를 한 장 건넸다. 동그라미가 여섯 개다.
“정말 주는겁니까?”
“그럼요....제가 언제 시아주버니 놀린적 있나요...시아주버니가 저 가지고 놀지...”
“제수씨, 서운합니다. 제가 언제 가지고 놀아요 별소리를 다하시네 허허허 참”
하기야 시아주버니 아니었더면 한평생 외제차는커녕 2.0이상 차 타는것도 어림없던 인생인데 자기 동생 융통성 없는줄 알고 세선을 끌어 들여 세상물정 익혀 제 동생 대신 돈벌게 해준게 여창구 그라는 사실은 틀림없다.
첫 외도하던 날이었다. 여창구가 눈짓을 하며 부킹 시키고 사라져 갔을때 술잔을 놓고 마주 앉은건 전우경이라고 프로야구 초창기에 이름꾀나 날리던 홈런킹이었는데 유명한 배우와 결혼하고 얼마 못가서 파경을 맞아 지금은 혼자 산다고 했다.
“그래, 한번만이야, 이번에 계약금 치루고 나면 다시는....”
아파트 잔금 낼 것을 친구에게 꿔줬는데 친구가 날라 버리는 바람에 잔금낼 방법이 없어 전전긍긍하던 차에 이를 눈치챈 시아주버니가 돈많은 이 남자를 소개 시켜 준 것이다.
“참, 좋으네요....너무 즐거웠습니다. 완전 호므랑이었어요. 이런 밤은 첨이었어요. 정말 신기에 가까운 뭐라고 할까...살이 다 타는줄 알았거든요...”
떨리는 가슴을 억제하며 침착해진 세선에게 그가 준 수표는 정말 그 당시로는 너무도 거금이었다. 하기야 CF로 수억을 받았으니 그가 즐거움의 댓가로 지불할만하다고 지금은 생각하지만, 첫 외도로 얻어진 돈을 보면서 세선은 새로운 세상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 했을때 이랬을까.....
그날 집으로 돌아오는 발길은 희비가 교차 했다. 그의 대궁이 박혔던 자리가 우려오고 정말 좋은척 기쁜척 가짜 오르가즘을 연기하면서도 싫지는 않았던 몸둥아리를 생각하니, 짐승같은 년들이라고 바람난 친구들 그리고 춤추다 집안 망친 친구들을 욕했던 자신의 입이 이젠 무슨 변명을 찾아야 마음에 위안이 될까....
“엄마, 어디 갔다 왔어요. 걱정 했는데....”
“으응....저어기”
“몸이 안좋아 보이네 엄마, 그일땜에 그래?”
“아니, 다 해결됐어 넌 걱정하지 말고 공부나 해!“
“그래도, 몸이 영 안좋아 보이네 어서 누우세요”
딸 혜미가 이부자리를 펴주고 그녀는 몸을 이불속에 묻었다. 이토록 망가진 자신이 너무 원망스러웠기에 세선은 울고 있었다.
“여보, 어디 아파? 약 사다 줄까?”
퇴근한 멍텅구리 남편이 하는 말은 고작 그거일 수 밖에.....갑자기 소정자 부동산의 소정자 논리가 떠올랐다.
“야, 남의 남자 살 먹고 사는년이 너 하나냐....그건 자연스러운거야..바보 멍청이 하고 살면서 몸 다 늘고 병들어 거지꼴로 산다고 누가 상주고 보상해주냐...그럭저럭 한세상 사는거지.....이 꼼생아....”
그런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이들 앞에 떳떳하게 살겠다고, 가난해도 지조를 지키며 후회 없이 살겠다고 당찬 각오로 버티어 왔건만, 야구선수 출신 그 남자를 배에 태워(?)주고 그 댓가로 돈을 받은 창녀의 짓거리를 연기하다니.....
“여보, 흰죽 끓여 왔어 얼른 먹어 일어나!”
아플때마다 기운을 차린 특효약이 남편이 정성스레 끓여다 주는 흰죽이었기에 남편은 흰죽상을 들고 들어와 돌아 누운 세선에게 먹으라고 애걸을 한다. 남편의 손을 보니 기름때가 꼬재재 흐르고 마디가 억세게 굵다.
“안먹어! 가지고 나가!”
“왜그래, 여보....잘못했어. 뭐 속상해서 그래?”
세선은 혼자말로 뇌까린다. 독백이랄까
“아프긴 어디가 아파 이 빙신 놈아. 네 여편네가 날마다 너하고 살대고 살다가 오늘 바람이 나서 네 대궁만 드나들던 자궁에 남의 놈의 꼬챙이가 들어 와서 지랄을 했단 말여! 이 빙신아! 그것도 모르고 무슨 흰죽이야! 그냥 흰죽사발로 아이고 저 웬수...”
속에서 차오르는 부화는 세선이 자신이 저지른 것에 대한 방어적 적용이었다. 누가 바람을 피란것도 아닌데 제 스스로 더러움에 꼬리를 담그고는 그걸 합리화하려는 것이 아닌가. 그걸 남편이 눈치챌리 없다. 남편은 안절부절 서 있다가 멀쓱해서 나가고 세선은 머릴 쳐박았다. 자꾸 그 남자의 율동이 가슴에서 아래로 벌거지처럼 흐물거리며 그녀를 괴롭힌다.
“아빠, 엄마 계속 아프데?”
“응, 병원차라도 불러야 하는 것 아니냐?“
밖에서 나는 모녀의 소리로 보아 그냥 두면 119라도 부를 것 같다. 세선은 문을 열고 일어나 소리를 쳤다.
“혜미 아부지 나 아아파, 그냥 이리 들어와요. 그리고 어깨나 좀 주물러 그러면 낳을 것 같아...”
남편이 들어 온다. 그리고 우두커니 서 있다. 아무래도 뭔가 심상찮음을 읽은 것 같았다. 세선은 남편을 쳐다보며 말했다.
“여보, 문 잠궈요”
“왜?”
“글세 잠그라면 잠궈요”
세선의 말소리가 아주 부드러워졌다. 남편 인구가 찰칵 문을 잠근다. 세선은 침대에서 일어나 옷을 벗었다. 입고 있던 드레스를 벗고 다음은 브래지어를 벗고 이어서 팬티를 벗는다.
“왜그래? 혜미엄마..!”
남편이 떨고 있다. 이상한 행동을 하는 세선이 두려운가 보았다.
“이리와요. 옷벗고....오늘따라 당신이 너무 보고 싶어 죽을뻔 했어. 나 이제 철 나나봐...여보 빨리.....”
세선의 눈에 시울이 반짝 젖고 남편은 어정쩡하게 옷을 벗기 시작했다. 거무투티리한 몸매. 일로 다져진 근육들....그리고 손가락 마디마다 찌들은 기름때들
“여기로 와서 누워 봐요”
벌거벗은 인구가 공포의 눈을 해가지고 세선의 침대로 올라온다. 몇 달동안 한번도 남편에게 살을 제공한 적이 없었어도 인구는 남편으로서 권리 행사는 물론 사정도 못하고 그냥 지내왔던터다.
“이리, 바짝와!”
아직도 진의를 모르는 남편이 조심스럽게 다가오고 세선은 인구의 봉을 움켜 쥐었다.
“여보오~ 왜 그래 무슨일 있어?”
“무슨 일은? 갑자기 신혼때 생각이 나서.....그때는 당신 하루도 안걸렀잖아.....”
“................”
세선은 너무도 오랜만에 남편의 근을 움켜쥐고 조물락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신의 입을 그리로 가져 갔다. 남편이 놀라서 뒤로 엉덩이를 빼는데
“여보, 내가 정말 당신 사랑하는 표시를 해줄게 가만 있어봐... 다들 그러고 살잖아...우리만 그렇게 안해...가만있어 정말.....”
입속에 넣은 남편의 봉에서 기름내 같은게 풍겨 왔다. 구역질이 올라왔다. 그러나 세선은 이것이 자신을 씻는 면죄부라는 생각이 들었다. 혀를 오무려 남편의 버섯을 빨아대자 너무도 당황하였던 남편의 근이 불어 오르기 시작하면서 숨소리가 높아진다.
“여보! 좋아?”
“응!...”
“얼마나?”
“좋아..감겨억~”
계속 입질을 해대자 남편의 것이 한없이 커진다.
“올라와 넣어줘!”
그날 남편은 세선에게 정말 오랜만에 맑고 진한 물을 토해 냈다. 그리고 세선은 남편의 그 액체가 자신의 간음죄를 씻는 유일한 세례수라고 위안을 받았는지 모를 일이었다. 여하간 이 부부는 오랜만에 남녀의 깊은 곳으로 만나 회포를 풀었고 남편은 연신 싱글벙글이었다. 이런 낌새를 차린 딸 혜미가 안심이 되는 듯 방으로 들어가 공부를 하고 달빛만 창가에서 어릿거리고 있었다.
이런일 후로 세선은 더욱 대담해져 갔고 오늘 이 자리까지 온 것이다.
이제 모든 설명이 끝나고 사람들이 흩어져 제길로 갔는 모양이다. 찰스박이 세선에게 다가 온다
“오늘, 시간 되시죠?”
시숙 여창구가 눈을 끔벅한다.
“네에...찰스 박이 원하는데 제가 뭐 도와드려야죠”
선그라스를 벗으며 세선은 찰스 박의 뒤를 따랐다.
“저기.....제차입니다.”
외제차가 한대 기다리고 있었다. 무슨차? BMW가 기다리고......
문이 열리고, 세선은 조수석에 앉았다. 그리고 찰스 박이 운전석에 앉는다.
“밋터 김, 사무실에가서 기다려...”
차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 남자는 어떤 남자일까? 이 남자가 내게 원하는 건 보나마나.....그런데 난 무엇을 얻어야지? 세선은 계산을 하기 시작했다.
2. 『찰스 박』그 여린 남자
세선은 찰스 박의 차를 탓다. 머리가 샤프한 만큼 외모도 그렇다. 미식 축구가 취미라던 남자 앞에 연상의 연인으로 선 세선은 초조함을 금할 길 없다. 이 남자가 어찌 나올지..감당을 잘 해낼지.....
“전 한국이 좋습니다.”
“네?”
“전 원래, 지금도 집이 없거든요..”
“무슨....?”
갑자기 찰스 박의 얼굴에 수심이 드리운채 세선을 바라 본다.
“제 첫사랑은 외숙모 였어요 포천에 사는.....”
“으음 그런거 있지요 아주 어릴때 엄마를 결혼 상대로 생각하듯.....”
“오늘 뵈니까 첫사랑이 생각나서....^^”
그가 검연쩍게 소박하게 웃엇다. 세선도 따라 웃었다. 차가 속도를 높이는 것 같은데 감이 오지 않는다. 좋은차라 그렇겠지....
연상의 여자를 좋아하는 놈들은 변태가 많다. 연산군이 백모를 연모하여 일을 저질렀다가 이를 견디지 못한 여자가 혀를 깨물고 죽었다지 않은가.....사지를 찢을 놈들...세선은 눈을 지긋이 감고 잠시후에 닥칠 일들을 예상해 나갔다.
“아주 순수하시네요^^”
“제가요? 그렇게 보여요?”
“네, 아주 연약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소년 같은 느낌이예요...”
“고맙군요. 그런말을 들은건 20년도 더 됐어요.....”
청평 호수를 벗어나면 아주 예술적인 집들이 산비탈에 붙어 있다. 구름만 걸쳐 놓으면 신선이 살아도 될법한 집들이다
“어서 오세요~”
방안이 참 정갈하다. 찰스 박과 세선은 침대에 엉덩이를 대고 걸터 앉았다.
“오여사님!”
“낮인데.....”
“아줌마들은 낮에 더 뜨겁잖아요..”
세선은 그 신선이 살법한 집의 정갈한 방에서 찰스 박의 이상형이 되었다. 외숙모를 닮아 미쳐버렸다는 찰스박의 말을 꼭 믿은 것은 아니지만 마마보이 같은 찰스박의 파트너로 보일러를 피우는 시간은 어쩌면 자신을 잃어버리는 시간인지도 몰랐다.
“아주, 너무 좋았습니다. 어땠어요?”
“보시다시피....^^ 찰스님은 젊어서 정말.......”
찰스는 세선을 이용하여 욕심을 다 채웠다. 세선의 목덜미가 빨갛게 익고 거웃들이 무질서하게 흐트러지고 입안에는 거북한 홀아비 내음도 남아 좀은 불쾌하여도 세선은 거짓으로 오르가즘의 성을 연출하여 비위를 맞추었다.
“최소한 3장은 먹게 해 드릴께요..”
“그렇게 안하셔도 돼요.... 부담갖지 마세요 찰스 님”
몸을 준 것이 돈때문이 아니라 좋아서라는 표현을 하는 세선의 머리는 벌써 화대(?)를 계산하는지 몰랐다.
“제가 고국에 머무르는 동안.....”
“알았어요 찰스 님.....”
“1주일에 한번 정도는......”
“시간 내어 볼께요?”
여운을 남기자 찰스가 뒷주머니 지갑을 꺼내 세선의 손에 쥐어 준다
“이러시면 저 싫어요. 제가 무슨 몸파는 ......”
“그게 아닙니다. 제가 이렇게 하지 않으면 맘이 편하지 않기에...”
찰스는 세선의 손에 수표를 꼬옥 쥐어 주고는 문을 나선다. 못이기는 척 받는 속마음은 동그라미가 몇 개인가 궁금하다. 글쎄.....일곱개? 정도야 되겠지....
“그럼....저는 다른데 갈데가 있어요. 제가 콜택시를 불렀습니다. 여사님 먼저 올라 가세요.....”
오래전 언젠가 처음 만났을때도 그랬듯이 정열적인 섹스의 과정을 거치고 자신의 물을 쏟고난 찰스는 늘 불안한 모습으로 곧바로 일어서는 것이다. 서성거리는 그의 표정. 알수 없는 우수의 얼굴...어딘가 그림자가 있는 그의 눈빛. 아무래도 불안한 찰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조금전 그렇게 세차게 버드덕거리던 세선의 배위에서 행동을 그려 본다.
“또 연락 드릴께요 오늘 광주까지 가야해서....쏘리~”
돌아오는 세선의 몸은 천근 만근이다. 설쳐대는 젊은 찰스의 몸을 받아 내느라 어찌나 버등거렸던지 세상이 귀찮다. 그래도 수표는 봐야지....역시 그랬다. 아아...동그라미 일곱 개가 두장......하기야 찰스에겐 그건 껌값일테니까.....믿겨지지 않는 화대를 챙긴 세선의 마음이 좀 위로가 된다.
“이런 놀음이 어디 있어...”
콜택시 기사에게 입이 벌어질만큼 돈을 집어주고 집으로 들어 오는데 어디서 나타났는지 혜미가 호들갑을 떨며 세선을 맞는다.
“엄마, 어디 갔다오우? 기운이 없어 보이네....?“
“응, 너 어디서 와?”
“나, 지금 공원에 갔다가 바람 쐬러^^^”
“무슨 바람?“
“아아~ 그냥 머리좀 식히느라고...”
“너 사귀는 사람 있냐?”
“무슨... 나 공부만 할거다.”
“왜? 무슨 일 있냐?”
“나, 공부 열심히 해서 판검사 될거야 그리고 나중엔 변호사 개업하고....”
“뭐? 네가 왜 그렇게 힘든짓을 해?”
“엄마는, 여검사 어때...”
혜미가 세선의 손을 잡으며 어리광을 부린다. 그러나 세선은 공부하는 그녀가 맘에 안든다. 시집이나 잘가면 그만이지...무슨 고시공부를 한단 말인가.
“혜미야! 너 검사되서 뭐하게?”
“불쌍한 여자들 구해주게..”
“검사가 무슨 인권 운동가냐...”
“검사 하다가 그만두고 변호사 하면 되지 뭐”
“그래, 넌 좋겠다......”
“난 꼭 할거야 엄마 밀어줘”
“할렐루야 아멘!“
갑자기 세선의 입에서 어릴적 다니던 교회의 구호(?)가 튀어 나왔다.
“엄마, 엄마 교회나 다녀라 응?”
“왜? 내가 뭐 어때서....?“
“사실은 요즘 엄마 얼굴이 그전만 못해....“
“왜? 뭐가 못해?”
“요즘 엄마 얼굴이 별로야. 그전에 아빠하고 고생하며 살때보다 기쁨이 없는 것 같애....”
세선은 아무말 없이 현관을 들어섰다. 갑자기 허리가 아프고 아래가 영 뻐근하다. 마음이 무거워 몸이 무거운가 몸이 지쳐 마음이 지친걸까....세선은 대충 씻고는 침대에 누웠다. 찰스의 얼굴이 오락가락하는데 남편이 들어오는 기척이 난다.
“한번 줘야지.....쯧쯧 불쌍한 인간....”
세선은 혀를 끌끌 찼다. 남편의 목소리가 들린다. 세선은 등을 돌려 이불을 뒤집어 썻다. 갑자기 눈망울이 말똥거린다. 그녀는 팬티를 벗었다. 그리고 남편이 들어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