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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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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끼는 가족이름


BY 산부인과 2003-10-07

 

도 도 희

변한거 없다 아무것도..

여전히 도도하고 여전히 자만심에 가득찬 저 얼굴.

어린 시절 얼굴에 좀 더 성숙미가 흐르고 멋쟁이가 된 외형

웃을듯 말듯한 조소를 흘리며 약간은 올라가 있는 저 입술은 매혹적이다.

현재 우정을 간직하고 있는 잘난이와 저 여시같은 도희 때문에 한 때 우린 주먹다짐으로

서로 치고박고 하면서 숭고한 우정에 금이 갈뻔~(아니 실제로 3년간 금갔다)했다.

앞으로 천천이 움직이며 눈도 깜빡이려 하지 않고 도도희를 쏘아봤다.

찬찬히 훑어보니 안 변했다는거 오진이다.

더욱 도도해 지고 도도하다 못해 카리스마 까지 용처럼 뿜어 내고 있다.

무슨 말로 이 어색함을 끊어야 하는데..

당체 입이 떨어지질 않는다.

우물쭈물 하면서 쓸어올릴 것도 없는 머리를 매만졌다.

용기를 내서 먼저 말 문을 열었다.

 

<오..오..랬만이다.>

<야~ 이발쩐~>

{아니~저것이 아직도 된 발음을..}

<너 여전히 내 이름 갖고 ..>
<내가 뭘? 근데 낮술 했냐?>
<뭐뭣!!!>
<낮술 했냐고?>
<뜬금없이 그게 무슨 말이야>
뻘쭘한 표정으로 도희를 쳐다봤다.

<니 코! 코가 왜 그래? 왜 그렇게 씨뻘게?>
<헉!!!!!!!!!!!>-깜빡했다.

하루종일 코 풀어서 코밑이 벌게지고 하얗게 허물이 벗겨진 사실을..

나오기 전에 확인하고 나간다 생각 했었는데

하두 다그치는 잘난이 넘 때문에

만나자 마자 무슨 개망신이냐 그것도 저 도도희 앞에서.

 

<그.. 그게..>
<크크크크, 쿄쿄쿄쿄, 큭큭큭큭 .. 아직도 알러지 때문에 고생하니?>
<우쒸~ 그래~ 그런다 어쩔래?>
KO패다.

누가 봐도 나의 처절한 완배다.

말을 듣자 마자 벌떡 일어나 화장실로 갔다.

꽁쳐논 작은 샘플용 로션을 꺼내서 검지로 조금씩 툭툭~ 쳐서 벗겨진 코 밑둥에 펴 발랐다.

 

{만나자 마자 이게 무슨 개쪽이야.. 확 그냥 이대로 집으로 가?}

 

머리속에 오만가지 잡 생각이 펼쳐졌다.

사실 오늘, 내내~ 도도희를 생각했다.

나올까? 안나올까?

잘난이 이 넘이 그 동안 왜 그렇게 꿈에 부풀어 있었는지. 

확인하지 않아도 나름대로 감 잡고 있었다.

모임에 나온것도 실상 깊은 속내는 도도희 그녀 때문이였다.

나름대로 굳은 각오와 부푼 가슴을 안고 나왔는데

만나자 마자 면박을 주다니 그냥 가버릴까 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내가 갈 이유가 없었다.

{아니지..아니야.. 이 발 전.. 사내새끼가 이것밖에 안돼? 가서 당한만큼 돌려주면 되지}

헛 기침을 두 어번 하고 더럽지도 않은 손을 닦고

다시 도희가 있는 곳으로 갔다.

 

<어디갔다 오냐 임마>

 

앉을려고 폼 잡는데

잘난이가 내 목을 휘어잡고 또 다시 이미지 구기는 행동을 한다.

잘난이 이 또라이 때문에 내가 못 살겠다.

 

<도희가 술한잔 준단다 야~ 따라봐라 도희야, 오라버니들 한테>
<오라버니 얼어 죽었네 발전이 낮 술한거 같은데 또 마셔도 되니?>


저 여시같은게 아니란거 알면서 끝까지 날 갖고 노는구만.

그래 맘대로 해라.

회를 쳐먹던 삶아먹던 어차피 구겨진거 아예 확실하게 망가져주마.

그때부터 진짜 확실하게 망가졌다.

184cm라는 거구의 신체조건을 갖고 있는 나

넥타이를 머리에 두르고 헤드뱅 하듯이 마구 돌리고

휴지는 코구멍에 쑤셔넣고 기를 모아 웃겨준다고 별별가지 온갖 쌩쑈를 연출했다.

사실 술 마시고 싶지 않았다.

술만 마셨다 하면..

나도 모르게 나타나는 추접스런 이 술주정 때문에

이럴때 옆에서 조금만 부추겨 주면 똥 오줌 못가리고 좋아라 하며

장단에 놀아 나는게 내 단점이긴 하다.

하지만 이 한몸 불쌀라 남들을 기쁘게 할수 있다 면이야..

이러고 나서 꼭 나중에 눈물 흘리며 후회한다.

 

내가 정신 차린건 방 침대위에 널부러진 모습을 옆에 있는 거울을 통해 본 후 였다.

 

<으~~~~~머리야..언제 내가 집에 왔지?>


백 한마리 참새가 머리를 쉴새없이 쪼아덴다.

갈증이 밀려와 일어날수 없는 상태였지만 할수없이 일어나서

아니, 거의 기다시피 해서 부엌으로 나왔다.

주전자 주둥이에 입을 데고 물까지 흘려가며 마시는데..

 

<철푸덕~~~~~~~~>-우리 엄마 내 등판 후리는 소리
<푸우~~~~~~~~~>-나 물 뱉어내는 소리

<이 자식아~ 이 자식아~ 내가 너때문에 못 산다 못 살아>
<아우 엄마앗!!!!!!!! 그렇다고 물마시는데 때리면 어떻해욧?>

<물이 넘어가 물이~>
<갈증나는걸 어떻해요 그럼..>

<너 회사 안가?>


회사? 헉~ 회사를 잊고 있었다.

어떻게 씻고, 입고 나왔는지 기억도 안날 만큼 최대한 젖 먹던힘까지

또 초인간 적인 힘을 발휘해 곡예 운전을 하면서 회사로 차를 몰았다.

 

 

이.발.전. 너 이노옴~~~~~~~~~

 

<죽여주십시요.... 부장님 >

 

이럴땐 오로지 손이 발이 되게 비는 것 만이 살길이다.

이 와중에도 지긋지긋한 관절염이 아닌 콧물은 눈치 없이 흘러 내린다.

 

<훌쩍~ 죄송합니다.>

<당장 시말서 쓰게>

<훌쩍~ 그렇게 하겠습니다.>

<이번이 몇 번째 인지 아나?>

<훌쩍~ 백골이 난망 입니다.>
<자네  이런식으로 회사 생활 계속 할껀가?>
<훌쩍~ 다시는 이런일 없도록 하겠습니다.>

<회사는 자네 놀이터가 아니야 그런 정신 상태라면 그 투정 받아주는 집에서나 하라구>

<훌쩍~두번다시 없을 껍니다 용서해 주십시요>

<한 두 번이여야 말이지..회사 오고 싶을때 나오고 들어갈때 들어가는 그런 곳이 아니네>

<훌쩍~ 네.. 물론이죠?>

<일만 잘한다고 해서 모든게 용서될수 있는건 아닐쎄>

<훌쩍~ 여부가 있겠습니까>

<자네~ 이번엔 조여사님-(우리 엄마입니다)을 봐서 봐주겠네>
<훌쩍~ 정말요 부장님?>

<그래 자식 이라고  조여사께서 어찌나 간곡히 부탁을 하던지..>
<훌쩍~ 네 담부터 절대로 이런일 없을껍니다.>-천지신명님 부천님 제갈공명님  하늘천 따지님 감솨합니다.

 

<조 지 봉 여사 덕인줄 알앗!!!>-울 엄마 이름 입니다.

<눼...........>

 

사방팔방 웃고 난리 났다.

조 지 봉이 발 전- 디립따 웃낀 우리 가족 이름 입니다.

우리집 식구들 이름 다 우낀다.

근데  보태준 것도 없으면서 저리들 웃는건 또 뭔가

아씨~ 근데 엄만 내가 유치원생도 아니고 갓 입학한 초등학생도 아닌데

왜 회사까지 전화해서 더한 수치심을 주는지..

울 엄마 내가 아직도 어린 아이같이 보이나 보다.

아씨~어제 마신 술..

그 때문에 이게 뭐야

아니아니~술을 마시게끔 만든 도도희 그 여시 같은것 때문에 뭔 쪽이야.

괜시리 초반부터 사람 신경쓰게 만들고 살살~ 약 올리고 속끓게 만들어서

빈 속에 술 마시게 만드는지.. 고수다 고수 .. 아니 여시다 여시.

그것도 불 여우 중에 대빵 불여우도 울고가게 만드는 초 강력 울트라 불여시.

 

 

 

 

 

 

 

 

 

 

 

 

P.S-조지봉 여사는 산부인과가 첫번에 올린 소설중 2부-이름이 날 웃꼈어에 나오는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