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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인 ]44. 결말 제 1장 - 세상의 끝에서 만난 두 어머니


BY 영악한 뇬 2003-10-17

- 전편 연결됩니다.( 테마곡이 나옵니다 ♬)

 

 

                    결말  제1장 -  세상의 끝에서 만난 두 어머니

 

 

 

서울 영등포에서 문래동으로 넘어가는 고가도로 아래

현대 도시 속의 스산한 광야가 펼쳐지고 있었다

 

800여개의 판자로 만든 쪽방이 빼곡히 들어선 좁은 골목길에는

이른 아침부터 술에 취해 배회하는 이들로 가득했고

곳곳에서 새어나오는 역겨운 냄새는 인간 군상이 썪고 있는 듯했다 .

 

뗑발이. 펨푸(포주), 알콜중독자, 억대 도박꾼, 창녀, 노숙자

오직 목숨 하나만이 붙어있는 이들은

절망의 덫에 갇힌 지독히도 가난한 자들이였다

 

그곳은  더 이상 갈곳이 없는 사람들….

 

가족이 있었으나 그 가족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받은 사람들.

 

세상끝으로 내몰린 사람들이 모여사는 부랑자 합숙소 였다

 

 

[ 어디로 가는거야? ]

성은은 자신의 몸속 성주가 이끄는데로 가고 있었다.

 

새벽의 푸른 미명이 쪽방 촌 위의 하늘로 번져오르고 있었다

 

[ 세상의 끝으로 가는거야.. 세상의 끝. 세상의 백팔번뇌가 고스란히 살아있는 곳]

 

[ 세상의 끝….이곳에 내 어머니가 살아 계시는거야?. ]

 

[ 그래. 이곳에서 아직도 너를 찾으며 마지막 생명의 은줄을 [MSOffice1] 놓치못하고 계시지…아마…널 보면, 그때는 평안해질거야 ]

 

이제 단 하루가 남았다

이 하루가 끝나면 성주의 혼백은 산산히 흩어져 버릴것이다.

영계의 계약은 파기 할수 없다.

 

성주가 부랑자 촌으로 성은을 이끌어 온 것은 20 여년간

성은의 몸을 빌어쓴 성주의 고마움의 표시였다.

성은은 사람들을 지나. 부랑자 합숙소 입구의 문을 열고 들어섰다

 

_________________

 

다닥 다닥 붙은 어두운 쪽방 복도.

부서진 금이 그대로 보이는 플라스틱 낡은 공중전화

 

아침 식사 대신 마신 소주 2병으로 이미 만취  상태의 노인은

전화기 앞에 쪼그리고 앉아 있었다

 

그녀는 늘 하듯 아침이 밝아오기 시작한 그 순간 부터 지금까지 매일 같이

그 상태로 쪼그리고 앉은채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를 20여년전 실종된 5살 난 딸

성은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였다.

 

매일 아침 , 그녀가 신내림을 거부하고 딸을 찾아 헤매다가 미쳐버린 바로 그날 이후로

그녀는 하루도 빠짐없이 전화통에만 매달려 있었다.

 

엄말....... 알아볼수 있을까?.

 

- 내가 말해주지 않아도….네 발길이 멈추어지고, 가슴이 떨려오고

 

가슴 밑바닥에 일렁이는 눈물이 솟구치면 그게 바로 네 엄마일거야

 

성은의 물음에 성주의 대답이 끝나자, 운명처럼 성은의 발길이 멈추어졌다

 

성은의 앞에 전화통 만을 슬프게 바라보고 있는 노인이 있었다

 

허옇게 샌 머리가 아무렇게나 잘려져 있고

 

오랫동안 머리를 빗어 본적이 없는 듯 엉길데로 엉긴 노인.

 

그나마 살아 생 전 딸을 다시 만나려는 노인의 의지인듯

 

가까스로 올려뜨져있는 힘없는 눈동자.

 

외소한 체격에 더욱 옹크리고 앉은 그 노인.

 

그 노인이 바로 신내림을 거부한 댓가로 미쳐버린 성은의 엄마였다.

 

엄마…….

엄마………..

흐흐흑…..엄마….

 

“ 엄마!!!!! “

마침내, 엄마를 부르는 절규하는 듯한 성은의 목소리가 터졌나왔다 

 

성은은 목소리를 내어 엄마를 불렀다. 아니 부르짓었다

그녀가 잃어버린 소리를 되찿는 순간이였다

 

 

달려들어 노인을 안고 얼굴을 부벼대는 성은.

엄마

엄마….이제야 만났구나.…

 

영문을 모르는 노인의 눈에 한으로 맻힌 눈물이 흘러내렸다.

 

노인은 자신의 앞에 있는 성은이 5살때 잃어버린 어린딸임을 노인은 알수있을까?.

 

노인은 움푹 들어간 눈위로 눈물을 흘리며 성은의 등을 쓰다덤고만 있었다.

 

______________--

 

 

[ 모든 것을 처음으로 되돌릴순 없는걸까?. ]

성은은 성주에게 물었다.

 

[ 아이들이 아무리 놀려도 그때 난 엄마를 부끄러워했어는 안돼는 거였어 ]

 

[ 시간을 되돌릴 힘은 내게 없어.

날 봐. 더럽고 추한 노파의 모습을 한 나를 보라구…

난 이제 사라져

이 모든 것이 네가 꿈을 꾼것이라면 …악몽을 꾼것이라면…

나 역시, 시간을 이천년전으로 , 의원이 죽기전으로 , 아니. 의원을 만나기 이전으로

되돌리고 싶어… 부탁이 있어.]

 

[ ……….?]

 

[ 주술록을 태워 버려야 겠어. 이제 내가 존재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

그 전에, 주줄록을 태워 버려야해….그일을 네가 해줘.  ]

 

 

노인은 성은의 무릎을 베고 누운채 곤히 잠들어 있었다.

광인이 된 노인으로서는 어디서 오는 것인지 알수 없는 이 평화스러움에

참으로 오랜만에 모든 것을 내 맡긴채 잠들수 있었던 것이였다.

 

노인도 모르는 오랜동안의 한이 풀려서 일까?.

성은은 , 슬픔의 세월이 고스란히 묻어 있는 엄마의 얼굴을 내려다 보았다

 

성주의 부탁에 아직 대답을 하지 않은 성은은 엄마의 머리를 조용히 내려 놓았다

 

“ 엄마. 성주의 일이 끝나면 다시 돌아올께요. 조금만 더 기다려요.

다시 돌아오면 엄마와 나 함께 이곳에서 나가요. 세상속으로 ….”

 

성은은 잠든 노인의 어깨까지 이불을  끌어올려주고 문을 나섰다

 

노인이 , 여지껏 한스럽게 연장하고 있던 생명의 은줄을  놓은 것은 바로 그때였다

 

이제 , 이 한 많았던 지상과는 이별이다.

 

이제, 그토록 염원하던 딸을 보았으니,

 

이제는, 쉬어도 되리라….

 

휴우…..노인은 잠든채 마치 호흡을 하듯 그렇게 생명줄을 놓았다.

 

마지막 임종을 딸에게 보이지 않고 싶은 노인의 무의식속의 의지는 그렇게 이루어졌다

 

잘가…내 딸…다음생에는…우리 행복해지자….

 

_____________

 

성은은. 엄마의 마지막 임종을 깨닫지 못한채.

 

- 아니. 성주가 그것을 가림으로 해서 -

 

조용히 문을 닫고 밖으로 나와섰다

 

“ 이…이것봐 아가씨. “

그때였다 성은의 뒤에서 마치 기다렸다는 듯 말을 건네는 

 

나이 60정도로 보이는 짙은 화장의 여자.

 

파란 아이새도우에 붉은 입술.

 

허연 분을 어릿광대의 화장처럼 바른 여자

 

“ 아가씨…밖에서 왔지?….”

 

성은은 고개를 끄덕였다

 

“ 이…이애를 좀 찾게 도와줘 “

늙은 여자는 한장의 낡고 너덜너덜해진 흑백 사진 한장을 내밀었다

 

사진 속에는 고개를 돌리며 울고 서있는 남자 아이의 모습이 있었다

 

“ 난…이 몰골로…바깥으로 나가기가 무서워…죄진게 많아서…

다들 날 포주라며 보기만 해도 침을 밷고 죽이려 달려들거여..무서워…찾아줄거지?.

난 아가씨가 다시 올때까지 여기서 꼼짝도 하지 않고 기다릴거야

찾아준다고 약속해줘….”

 

흑백 사진속의 남자 아이.

 

“ 민준이라고 해…내 아들이야… 김민준….아마 살아있다면

아가씨 보다 몇살 많을걸…

자알 생겼어… 그래..맞어!…이거 봐..”

늙은 여인은 주머니속에서 또 한장의 낡을데로 낡아 버린 사진 한장을 꺼냈다

 

“ 이 사진이 우리 민준이 아버지…사진이야.. 한때는 잘나가는 유명한 배우였는데..

이름 석자만 말해도 여자들이 오금을 못펴는 ..어때…?. 잘 생겼지?.”

 

성은은 늙은 여인이 내미는 사진을 받아들고 보았다.

“…………..!!!! “

 

…아… 그 사진속에는 바로 ..그녀가 사랑하는 민준 의 모습 그대로를 가진

민준 의 아버지라는 남자가 있었다.

꼭 같았다.

 

그래서 ..일찍 남편을 잃은 여자들은 할머니가 되어서 장성하는 아들의 모습속에서 남편의 모습을 발견한다는 것일까?.

 

민준 의 아버지라는 남자의 모습은 머리 모양 만이 다를 뿐.

민준 ..그대로였다.

 

“ 민준씨….”

마치 탄성처럼 ..성은은 나지막이 그의 이름을 불렀다

 

“ 그래. 민준이야. 민준이. 찾아줄거지?! “

 

먹고 살기 힘들어 공항에 내다 버린 늙은 여인의 어린 아들.

그녀의 가슴속 아물지 않은 생채기..

 

늙은 여인은 눈물을 글썽이며 성은의 손을 잡고 애원했다.

 

눈물이 되어 떨어지는 늙은 여인의 검은 마스카라

 

그녀는 손등으로 그 눈물이 흐르는 얼굴을 닦았다.

 

 

곧 붉은 루즈는 얼굴 위 여기저기로 묻고

 

그녀가 흘린 검은 눈물은 깊숙히 패인 얼굴위의 주름 사이로

 

검은 자국을 남기며 스며들고 있었다 

 

그녀의 주름진 얼굴 위로 흐르는 검은 눈물을 보며

가슴이 옥죄어 오는 성은은 아무말도 할수 없었다.

 

 

 

                                  

------담편으로 연결됩니다.


 [MSOffice1]실버코드 : 인간의 영혼과 육체를 이어주는 끈.

 뉴 에이지 들이 종종 말하는 유체이탈 혹은 OBE(Out of the Body Experience)

성경 12:6,7을 보면 “은줄(silver cord)이 풀리고 금 그릇이 깨지고”라는 표현이 있으며, 

영매들은 유체이탈을 할 때에 몸과 분리된 사람의 혼(‘아스트랄 바디’라고 부름)과 연결된 은줄에 대해 자주 언급한다.

 

이들은 유체이탈시 아스트랄 몸과 연결된 은줄이 

분리되어진 몸과 이어져 있으며,

아스트랄 바디(사실 그 사람의 혼임)가 다시 몸으로 되돌아 올 때 

두 몸을 다시 합해 주는 길잡이 역할을 해 준다고 증언한다.

이 은줄의 신비에 대해서는 성경에도 나와있다

그것은 바로 사람의 생명 줄이다.

은줄이 끊어진다는 것은 영원한 분리, 곧 죽음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