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0부. 작전개시
작전 개시 30분전.
첸우의 여자, 비비안은 임신 8개월의 부른 배를 안고 산부인과로 들어섰다
검은 뿔테 안경을 쓴 산부인과 원장이 저만치에서부터 손을 내밀며 첸우를 맞이 했다.
“ 어서 오십시오. 예약주신 첸우씨 맞죠?. “
거침없는 영어로 인사를 하는 원장.
그들은 반갑게 악수를 했다.
첸우가 그의 여자의 출산 입원을 위해 선택한 이 산부인과는
국내에서 최고급 산부인과로 알려져 있었다.
첸우와 그의 여자가 산부인과에 들른 것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한국에도 고위층의 여자들이 미국에 원정 출산을 가는 것 처럼
이들은 한국으로 원정 출산을 온것이였다.
이 시각 , 산부인과에는 손님이 하나도 없었지만
첸우와 비비안은 그것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 일단 이 가운으로 갈아 입으신 후. 기다리십시오. “
간호사로 보기에는 강직해 보이는 인상의 여자가 가운을 가리키며 말했다
한편, 바깥 . 첸우는 여자의 코트를 든채, 타임즈를 뒤적이고 잇었다.
원장이 따듯한 현미 녹차를 내어놓았다.
“ 자세히 진찰을 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겁니다. 차를 마시면서 기다리시죠 .
현미 녹차 아주 구수한 명차입니다. 아마 입맛에 맛으실겁니다 “
“ 하오. 하오. 씨쎄니아 .”
첸우는 알맞게 따듯한 녹차를 마시기 시작했다
녹차를 마시는 첸우를 슬쩍 돌아보는 원장. 원장의 얼굴에 야릇한 미소가 어렸다
5분 후.
간호사는 가운을 벗고 나왔다. 그녀는 마약 단속반 강민이였다.
대기실의 쇼파위에는 현미녹차속에 풀린 강력 수면제를 마시고 잠든 첸우가 누워있었다.
“ 작전시작한다. “
강민의 낮은 목소리는 강민의 브로치에 장착된 무선 마이크를 통해 미리 대기하고 있는 석 훈에게로 날아갔다
광장동 워커힐 호텔. VIP 룸.
미끌어지듯 호텔 앞에 멈추는 렉서스 L-400. 첸우의 차다.
호텔 앞에 첸우를 기다리고서 서 있는 민준. 그 곁의 어떤 남자
첸 우의 운전 기사인 듯한 남자는 사색이 되어 첸우가 직접 운전하는 렉서스로 달려가 차문을 열었다.
첸 우의 여자 비비안이 부른 배를 앞으로 내밀며 차에서 내려 섰다
“ 뚜이뿌치이~! 따거! “ 남자가 고개를 깍듯이 숙였다
- (죄송합니다. 형님. )
남자는 첸우가 사적인 외출을 햇음에도 불구하고 첸우가 직접 운전을 한다는 것이 영 불안햇던 것이였다.
첸우는 미리 들고 나온 작은 가방을 건넸다
재빨리 받아드는 운전기사
첸우는 호텔에 들어서자 말자 기침을 헤대기 시작했다
“ 쿨럭 ~ 쿨럭~ “
허리를 굽히며 가래가 잔득 끓는 듯 깊은 기침을 해대는 첸우.
첸우는 비비안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기다렸다는 듯 비비안이 독감 마스크를 건네자 첸우는 마스크를 썼다.
“ 약은 드셨습니까?.”
민준이 물었다
“ ….”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이는 첸우.
“ 목이 완전히 가셨어요. 지독한 감기예요. 어제밤에 좀 무리하셨거든요.. “
비비안이 변명하듯 재빨리 대답을 했다.
첸우는 무표정한 얼굴로 민준을 지나쳐 천천히 걸었다
민준 은 첸 우의 곁에서 조금 앞서 그를 안내했다.
룰1. 시선을 맞추지 말라.!
첸 우의 실리콘 가면 속의 석 훈은 긴장하고 있었다.
그것은 분명 첸 우의 팔을 잡고 있는 비비안의 가면속 여소희 역시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유연이 만들어 씌운 특수 분장 실리콘 가면은 마치 석 훈과 여소희의 피부인양 자연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 누구도 이들이 특수분장사의 손길에 의해 새로 태어난 가짜 첸우와 비비안인지 몰랐다
룰2. 발걸음을 멈추지 말라!
드디어. 붉은 융단이 펼쳐진 VIP층의 복도가 펼쳐지고 첸우가 걸음을 옮기는 동안 양옆으로 쫘악 줄을 서 고개를 숙이고 있는 조선족 조폭들
석 훈과 여소희는 여차하면 목숨을 잃을 호랑이 굴속에 와 있는 것이였다.
성은씨….살아서 돌아갈께요….기다려줘요…석 훈은 가슴속으로 그렇게 외쳐대고 잇었다
비비안의 가면속 여소희는 석 훈의 팔짱을 낀채 앞으로 걸었다
긴장해서는 안된다.
이일이 끝나면 나는 한국국적과 주민등록증을 받을수 있다
이일이 끝이나면 나는 소율이를 학교에 보낼수 있는 것이다.
제발…살아서 ,,이 붉은 융단을 다시 밟고 나갈수 있도록!!!!!
“ 제발……! ”
죽음과 삶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 아슬아슬한 순간
문득 여소희의 머리로 떠오르는 얼굴......... 송형사.........
제발…살아서…나갈수 …있도록.
고개를 숙인 맨마지막의 남자의 앞으로 스르르 지나치는 여소희.
살짝 고개를 드는 남자,
그남자를 보는 여소희.
……………………………..!!!! !
순간 , 여소희의 온몸으로 차가운 전율이 흘렀다
그는 여소희가 꿈에도 잊지 못하는 유일한 피붙이 그녀의 오빠 율이 아닌가?.
율은 어찌된 일인지 팔과 가슴팍으로 흰붕대가 감겨져 있었다.
그 모습은 오빠를 알아보는 여소희의 가슴을 후벼팠다
오..빠…오빠가…이곳에…!!!!
여소희가 놀라며 자신도 모르게 순간적으로 발길을 멈추자.
조직원들의 날카로운 눈빛이 모두 비비안을 주목했다
위험천만의 순간이였다
-----------지금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들 인비져블 모드 깨주세요.^-^
석훈이 여소희의 팔에 힘을 주었다
여소희는 재빨리 정신을 차리며 그 순간을 모면하고자 손수건을 떨어뜨렸다.
아무도 그 어색한 1초를 감지하지 못한듯 다시 눈길을 내려깔았고
율은 그 손수건을 주워 비비안에게 건넸다.
언듯 손수건을 받아 쥐는 비비안의 손이 떨리고 있는 것 처럼 느껴지는 것은
율의 착각이였을까?.
룰3. 나머지는 운명에 맡겨라!
조직원들이 VIP 룸의 문을 열어주고
첸우가 들어서자.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던 도환과 주술사를 비롯한 렌터카 사장 상현, 그리고 국내 조폭 주목 000 등이 우루루 일어났다.
누군가 의자를 빼주자 첸우는 유유히 의자에 앉았다
도환이, 의아한 눈빛으로 독감마스크를 쓴 첸우를 쳐다보았다
민준이 도환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 유행성 목감기에 걸리셧답니다. ‘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이는 도환
도환의 의심스러운 눈초리에 보란듯 마스크를 벗는 첸우
첸우는 사진에서 본 그대로의 한치의 의심도 없는 첸 우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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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 훈의 넥타이 핀에 달린 소형 마이크로 카메라는 석 훈의 시선이 되어 방 전체에서 일어나는 일의 100%를 무선 전파를 통해 봉고차안으로 전달하고 있었다
물론, 그들의 대화 역시 옮겨지며 녹음되고 있었다.
“ 그래..아주 특별한 물건을 손에 넣었다구?…” 강민은 컴퓨터 위의 화면을 보며
광동어로 그렇게 말했다
“ 그래 …아주 특별한 물건을 손에 넣엇…에이취 쿨럭~ 쿨럭~ “
미리 연습한 대사이긴 했지만 석 훈으로서 완벽한 광동어의 발음을 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작은 목소리로 겨우 알아들을까 말까하게 말을 하던 첸우가 기침까지 해대자
비비안이 자연스럽게 첸우에게 귀를 가져다 대었고 두 사람은 뭔가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이윽고
“ 박물관에서 손에 넣은 물건을 말씀하십니다 “
라고 말해주는 비비안
당연히 비비안의 가면속 여소희의 광동어는 완벽했다.
“ 아.! 하하하하. 벌써 그기까지 소문이 갔습니까?. .. 인천항구에 잘 보관되어 있습니다.
잠잠해질때 까지 기다려야죠…몇 달만 더 기다리면 풀릴 것 같습니다.
“ 그나저나 이거 이렇게 말도 못할 정도로 감기가 걸려서 오늘밤 카지노로 행차 하실 수 있으실는지 모르겠습니다. “
도환이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첸우를 넌지시 떠보았다.
그렇다면 진짜 첸우와 비비안은 지금 어디에 있다는 말인가?.
< 산부인과 – 마취실 >
주로 상류층의 부인들이 들락거리는 이 산부인과 안에는 제법 큰 개인 병실이 몇 개 있었다.
그 개인 병실 중의 한곳, 첸우와 비비안은 아직 마취에서 풀리지 않은채
꿈속을 헤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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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봉 건설 김팔복 인사드립니다 “
검은 장장의 60줄에 접어든 듯한 노장이 일어나 깍듯이 고개를 숙였다
석 훈은 새삼 첸 우의 위치와 힘에 대해 놀라고 있었다
첸우라면 30대 초반인데도 불구하고 모두가 고개를 조아려 대니..그가 가진 힘이란 대체어디까지란 말인가?.
“ 뉴욕 카지노 사장 엄지환입니다. “
한명의 인사가 끝나고 앉자 연이어 쑥쑥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건네는 사람들
그들 중에 한국의 재벌들이 꽤많이 섞여있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
“ 이번에 국회에 출마중인 이시현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줄을 이은 그들의 인사가 모두 끝이나자. 기다렸다는 듯 , 첸 우의 운전기사는 검은 가방을 첸우에게 보였다.
[..어쩌라는거야?.. ]
석 훈의 당황스러움 보다 먼저 석 훈의 몸은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윽고.
운전기사가 검은 가방을 열어 보이자 빼곡히 쌓여 있는 검은 돈.
내심 석 훈은 놀라고 있었다.
도환이 일어섰다
검은 가방을 받아드는 도환.
“ 감사합니다. 아버님께 전하십시오.
우리의 프로젝트가 멀지 않았습니다. 빠른 시일내에 끝낼것입니다.
서울 가리봉동에 자치구역을 만들고 우리의 의원을 내세우고
조선족내의 치안과 규칙은 우리손으로 만들겁니다.
그렇게 되면 놈들도 우리를 무시하지 못할것입니다 “
이건 단순한 폭력배들의 세력 확장에 대한 음모가 아니였다
어쩌면 대한민국 치안을 뒤엎을수도 있는 엄청난 음모였다
과거 흑사회 조직폭력배들은 주로 조선족 동포를 상대로 금품 갈취를 일삼거나 조직폭력배들의 세권다툼으로 인한 살인등이 주요했으나
어느샌가부터 조선족 교포의 임금을 떼어먹는 악덕 기업주를 찾아내 돈을 받아주는 일이 서서히 번져가기 시작했다
도환이 들어오고부터 한국인들이 조선족 동포들에게 보내는 멸시와 차별에 대한
분노가 극으로 치솟게 되자
도환은 이러한 분위기를 제때에 적절하게 휘어 잡았던 것이였다
[ 조선족 자치제 ]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도환을 넘볼자는 아무도 없어진다
그는 흑사회를 통합하고 그 위에 우뚝 설것이다
그때는 첸우고 뭐고 간에 모두 그 앞에 무릎을 꿇게 될것이다
그때가 오면, 그녀의 복수를 할것이다.
그것도 아주 잔인하게..
그것이 도환의 목적이였다.
첸우가 손짓하자 운전기사는 호텔 방에서 첸우가 내민 가방을 꺼내 펼쳤다
가방안에는 작고 동그란 모양의 핀이 수북히 들어 있었다
그것은
아나취 anarchy 즉. 반란과 폭동, 모든 법률의 철폐의 상징이였다
모두에게 하나씩 나누어 주는 첸우.
사람들은 아무 의심도 없이 감동하며 핀을 나누어 받은 뒤 그 자리에서 성공을 맹세하며 정장의 깃에 갔다 꽂았다.
이윽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첸우. 그리고 비비안.
“ 오늘은 이만 자리를 떠나고 싶어하십니다. “
비비안이 사람들에게 선언했다.
“ 쿨럭 쿨럭~ !!!! “
폐 깊숙히에서 터져 나오는 듯 허리를 굽히고 깊은 기침을 해대는 첸우.
몇분뒤, 석훈과 여소희는 살아나갈수 있을지 의문을 가지고 들어왔던 저 붉은 융단을
다시 밟고 나가고 있었다
이제 저기 보이는 입구까지만 가면 우린 살수 있다.
비비안은 초조함을 감춘채 첸 우의 팔을 잡고 허리를 뒤로 빼며 걸었다
지금은 뒤에 따라오는 오빠 율에 대해 생각할 여유가 없다
우선 살고봐야 한다. 저쪽으로 호텔의 입구가 보였다.
한편, 길 건너, 호텔입구가 마주 보이는 곳에 세워둔 봉고차안
송형사는 여소희보다 더 초조해 죽을 것만 같았다
“ 그래..잘 한다 여소희…완벽해…너 배우해도 되겠다 …흐흐흐’
송형사는 자기도 모르게 자꾸만 진땀이 베이는 손바닥을 바지위에 닦아대고 있었다.
--------담편으로 연결됩니다
마지막편이 다되어 갑니다. 여기까지 함께 올라와주신 여러분들 끝까지 저와 함께 해주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