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아와 압구정 카페에서 차를 마시면서 수다중이였다
새로운 신발
새로운 악세사리
새로운 패션등에 민감한 나이라
누가 무얼 사고 무얼바꿨는지....
<너 이거 어디서 샀어?>
<이쁘지? 하나남은거 간신히 샀다>
단짝인 정아와 난 윤아를 기다리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근데 갑자기 시키지도 않은 파르페 두개가 우리 테이블 위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거 뭐예요?>
<저쪽에 계신 남자 손님께서 주문해주신겁니다>
정아와 난 그 알바의 손가락이 가르키는 쪽으로 시선을 옮겨본다
우리와 눈이 마주친 남자 둘이 고개짓을 한다
<이거 뭐야?>
<ㅋㅋㅋ 반했다 이거네...>
<먹고보자... 애들도 괜찮네... 고마운것...>
난 찜당한 기분이 나쁘지 않았고
쥬스를 다 마신 상태여서 새로운 그것도.. 아이스크림과 멋드러지게 장식되어 나온 파르페가
싫지 않았다
난 꽁짜 엄청 좋아한다
파르페를 먹고있을무렵에 윤아한테 호출을 했다
호출하자마자 전화가 왔는데
사정상 나오지 못한다고 미안하다는....
그래서 정아와 난 그냥 저냥 카페에서 죽치고 앉아서 수다를 더 떨고 있었다
<저.. 실례가 되지 않으면 합석해도 될까요?>
정아랑 난 두눈 똥그랗게 뜨고 멀뚱히 쳐다봤다
<실례가 된다면요?>
난 용기내서 왔을법한 그 남자애 한테 이렇게 대꿀했다
<네?>
<실례된다고요....>
그 남자 얼굴 벌개져서 다시 제자리도 돌아갔다
<야~ 너 너무한거 아니냐?>
<너무하긴... 호락호락하면 잼 없잖아>
<오호~ 그렇게 깊은 뜻이...>
안보는척 하면서 그 남자애들 행동을 유심히 살펴보면서
아무렇치 않게 좀전에 무슨일이 있었냐듯이
정아와 대화를 했다
물론 대화는 그 남자애들에 관한 얘기...
다시한번 와주길 은근히 기다렸지만
아까준 쪽에 내심 기분이 상했는지, 아님 용기가 없던건지
더이상의 찝쩍임은 없었다
<밥이나 먹으로 가자>
우린 그렇게 그 카페를 나왔고
인근 주위에 오징어 전문점에 가서 주문을 하고 앉아 있었다
그런데
우리 옆자리로 바고 아까전 그 남자둘 내옆에 하나 정아 옆에 하나 앉는다
<뭐예요?>
<따라왔어요....>
나한테 쫑크먹은 놈 말고 다른 한놈이 내반응에 대꾸한다
<따라온건 좋은데요... 우린 주문 마쳤는데요>
<아~ 걱정안하셔도 되요.. 좀전에 제가 추가로 더 시키고 왔어요>
할말이 없었다
이자식들 아주 작정하고 온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좋아요.. 지금 토해낼순 없고 ... 아까 먹은값 지불한셈 치죠>
이렇게 우리 넷은 합석을 했고
내 파트너로는 뭐랄까... 좀 척~동자 같은 넘이라는 인상이 들었다
시킨 주문에 밥까지 추가로 해서 싹싹 볶아 먹고
후식으로 또 콜라를 시켜먹었다
<선영씨 많이 먹네요?>
<우리 멤버들이 먹는건 다 잘먹어요>
<그럼요... 나 여자들 깨작거리고 밥알세는거 정말 시터라>
<여자보는 눈 있으시네>
잠잠하던 정아가 이제서야 끼어든다
<식사 잘 얻어 먹었으니까... 술이나 한잔 할래요? 그건 우리가 쏠께요>
<아니 그럼 그냥 갈라 했어요?>
정아가 아주 시원하게 대꿀한다
잠시만요 화장실 들렸다 나갈테니 먼저 내려가 계실래요?
정아랑 난 화장실로 이동했고
<어때 괜찮냐?>
<아직 까진 잘 모르겠는데....>
<일단 얘기해보고 아니면 울어먹고 쫑내자>
<오케바리.....>
다시 인근 가까운 호프집으로 이동을 하고
그넘들과 우리들은 술판이 벌어졌다
<내기 하나 할래요?>
갑자기 그 척~동자인듯한 넘이 제안을 한다
<뭔데요?>
<우리 필름 누가 먼저 끊기는지....>
<좋쵸... 상대 잘못 골랐어요... 난 여지껏 술먹고 필름이 끊겨본적이 없어요>
<저.. 정말요?>
<그럼요... 남은 술 다 마시고... 계산하고... 친구 델다주고... 집에가서 화장닦고 옷갈아 입고 샤워까지 하고 그러고 자는 사람이 납니다>
<이거 잘못제안한거 같은데요?>
그 두놈 속으로 쾌재를 불렀을꺼다
나 역시 {너희들... 딱걸렸어}
연속적으로 잔이 돌아갔고
테이블 위에 술병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얼마를 마셨는지....
난 최대한 정신 똑바로 붙들어 메고 있었고
정아는 왠지 불안한 상태다
정아의 상대넘 역시 거의 똥, 오줌 못가리는 실세였고
나하고 척~ 동자... 둘의 대결이였다
<쪼오옴... 마시는데에?>
<나 원래 술 잘해... 근데 너 혀좀 풀린거 같다?>
<무신소오리.... 이제...부우터... 시작이지>
<좋아... 난 아직 멀쩡하다>
그눔 그러고 나더니
내 앞에서 바로 박연폭포 떨어지는 물줄기마냥
입에서 일자로 먹은거 다 쏟아냈다
<아악~~~ 더러워.... 아깝게 먹은걸 왜다 부워내냐?>
순식간에 구토한물의 흔적으로 이상한 냄새가 진동을 했고
그호프집 종업원들 일시에 손 바빠졌다
<죄송합니다... 술을 너무 과하게 마신거 같아서.....>
미안하다고 몇번을 고갤 조아리며 표현을 했고
종업원들 겉으론 괜찮다고 했다
그렇게 하루의 사건을 마무리가 되었고
그자식 뻣은 바람에 연락처도 어느것도 교환하지도 못했다
술값안덮어 쓰고 나온것만도 천만 다행이였다
그렇게 그 사건을 두고 두고 씹으면서 웃음짓는 일로 남게 되었고
난 언제 그러하냐듯
병원에선 조신한 참~~~~ 한 아가씨로 근무를 하고 있었다
그....
런....
데....
운명의 신은 이런 날 가만두지 않았다
그날도 일사천리 바쁘게 몸을 놀리고 있는데
여자한명.. 남자 한명.. 우리 병원에 들어온다
난 뻔~ 하군 생각하고 여자애의 기본질문하고 챠트 만들고
원장님 뵙게 하고
그렇게 내일 수술하기로 예약하고
수술비 계산을 할려고 하는데
{어라~ 얘 게 아냐?}
난 속으로 몇일전의 필름을 마구 마구 돌리고 있었다
{이자식 나 몰라보네...}
그 척~ 동자 였다
외부에선 나의 화장빨에... 아마도 지금의 맨얼굴과 제복입은 내 모습을 몰라보는 것 같았다
{참나... 여자있으면서 날 꼬실려고 했다 이거지? 그리고 난 술먹여서... 어캐 함 해볼라고? 너 벌받았다... 아니지... 벌은 이자식이 받아야 하는데... 고통은 여자가 받으니...}
난 미묘한 생각이 들었다
남자들 심리가 왜 그런지....
저것도 남친이라도 남자에게 기대어서 나가는 저모습을 보니...
왜저렇게 가식덩어리로 보이는지...
그 다음날
난 안하던 화장을 하고 머리도 전날 저녁 미장원에서 만지고
출근을 했다
<선영아~ 너 오늘 무슨 약속있어?>
<응>
난 선희한테 간단하게 약속이라고만 말하고
그눔 기달린단 말은 절대 하지 않았다
약속시간에 맞춰서 그 여자 수술하러 왔고
그 남자 밖에서 기다린다
수술다 하고... 환자 옮기고.... 회복실로 그 남친 부른다
<OOO씨 보호자부운~~~>
<네에~>
그척~ 동자 회복실로 들어온다
<아직 마취가 덜깨서 옆에서 지켜보셔야 합니다...
또 화장실 가고싶다고 할텐데... 자궁수축이와서...>
<자... 잠시만요...>
<왜요?>
{이제서야 날 알아본 모양이다}
<저.... 저 본적 있죠?>
<제가요옷~~>
나 모른척 하고 아니라고 한다
<아닌데... 저.. 모르시겠어요?>
<누구신데요?>
<그때... 그... 파르페....>
<파르페요?>
<저 모르시겠어요?>
<글쎄요.. 무슨말씀을 하는건지..>
난 그러고 나서 대충 수술후 환자가 할만한 행동에 대한 주의사항을 알려주고
코웃음을 치면서 회복실에서 빠져나왔다
잽싸게 정아한테 연락해서
퇴근하자마자 우리 병원으로 오라고 하고
그 환자 링겔 최대한 우리 퇴근시간까지 맞춰놓고
정아올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환자 정신 챙기고
원장님 주의사항 주고
정아 도착하고
나 역시 퇴근준비하고
<나 약속있어서 그러니까 옷먼저 갈아 입고 나올께 선희야>
<그래~ 지지베 오늘 어디 좋은게 가나보다>
나는 언능 그 환자 나가기 전에 잽싸게 옷 갈아 입고 다시 한번 화장 매만지고
그러고 스테이션으로 다시 나왔다
원장님 퇴근하시고
그 환자도 정신 멀쩡히 챙기고 나왔고
선희한테 부연설명 듣고 약 받고 있는 중이였다
내가 나와서 정아옆에 서자
그 척~동자 입이 다물어 지지 않는다
<헉.... 헉......>
나 그 척~동자 옆에 가까이 서서 자그맣게 말한다
<야~ 너 앞으로 똑바로 살아... 여친한테 잘하라구... 여기서 아는척 했다가 쪽당하지 말고>
나 유유히 그 척~동자 앞에서 사라진다
<선희야~ 먼저 퇴근할께... 낼 보자>
<그래 잘가... OO야 너도 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