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법 어둑해진 초여름의 밤공기를 안고 정미,그녀가 나타났다.
여자로선 상당히 큰키에 늘씬한 몸매를 가진 그녀는 초록색 원피스가 참 잘어울렸다.
" 오빠, 이게 얼마만이예요? 너무 반가워요."
" 응, 정미씨 어서와 나도 무척반가워"
그렇게 의례적인 몇마디의 안부인사가 오가고 우린 술을 마시기 시작 했다.
낯부터 마신 술기운으로 적당히 취기가 오른 나는 자연스레 그녀의 어깨위에
팔을 얹었다.
그녀도 싫지않은지 바짝 내옆으로 다가앉았다.
몇잔만 마셔도 금방 취해 횡설수설하는 내"용녀"와는 달리 상당한 양을 마셨음에도
볼만 발그레할뿐 취기가 없는 그녀가 편했다.
게다가 거리낌없는 그녀의 말솜씨와 나를 경계하지않는 그녀의 태도는
헝클어진 실타래처럼 복잡한 내맘을 달래기엔 더없이 좋았다.
그리고...
같이 일할땐 몰랐던 그녀의 매력에 젖어들고 있었다.
"오빠, 술도 마실만큼 마셨으니 이제 노래 방에가요."
"그래? 그럼가보지."
"역시,오빠멋져, 예전에 사무실 회식할때 오빠노래 부르는 모습 보고 내가 얼마나
뻑,간줄알아요? 가수해도 되겠던데요."
"뭘,그정도가지고..."
그녀의 칭찬이 싫지않았다.
우린 누가 먼저랄것도없이 다정이 팔짱을껴고 맥주집을 나와 노래방으로 향했다.
몇시간 전만 해도 희뿌옇게 생기 없던 거리가 어느새
번쩍이는 네온의 숲으로 살아나 일어서고 있었다.
공원을 돌아 몇몇 가게를 지나 사람으로 가득찬 감자탕 가게를 지날때
누군가 나를 보고 멈칫 했던것같기도해서 빠른걸음으로 노래방을 찿아 들어갔다.
둘만의 공간, 우린 맥주를 몇병 더시켰고 노랠 부르기 시작햇다.
그녀는 빠른노랠 주로 불렀고, 난 발라드풍의 노랠불렀다.
그녀가 노랠 부를땐 난 박수를 쳤고
내가 노랠 부를땐 그녀가 내허리를 감싸고 부르스 스텦을 밟았다.
그녀의 몸에서 알수없는 진한 향기가 안개 처럼 자욱히 흘렀다.
현기증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