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출근하고 너무도 조용한 아침을 맞으며 다시 밀려드는 강민우에 대한 생각.. 수화기를 들었다가 다시 내려놓기를 몇번 떨리는 손은 그옛날의 전화번호를 잊지않고 그에게로 연결을 시키고 있었다. - 네~ 사랑고아원 입니다 낯선 여자의 목소리.. 깜짝놀라며 죄라도 지은듯 후다닥 수화기를 철컥 내려놓았다. 두근거리는 심장의 고동에 지레 쓰러질것같은 어지러움을 느끼며 주저 앉았다. 마치 금방 회답이라도 하듯 울리는 전화 벨소리.. - ....... - 혜린아! 나 성희야 이제 좀 추스러졌어? 성희 였다. 민우씨와 나와의 지난 사연을 나만큼이나 잘알고 있는 내 단짝친구 성희.. - 그 사랑 고아원에 내가 전화를 해봤거든 왜 불이 난건지.. 전체에 불이 난게 아니고 일부였다네 화재원인은 알수없고 마침 원아들하고 원장인 민우씨는 근처로 소풍을 나가 있었기 때문에 인명피해는 전혀 없었다고 하더라구..부원장이라는 여자하구 통화했는데 민우씨 부인인거 같앴어 - 응..그래.. - 혜린아 이젠 민우씨 결혼해서 잘꾸려가고 있는거 같애 전화한길에 울집주소 가르쳐주고 후원회비 지로용지 보내라고 했어 조금씩이나마 매달 우리애들 코묻은돈이라도 후원비로 보내려고.. 앗~ 혜린아 나 나가봐야 해서 끊어야겠어 다시 전화 할께? 바쁜 목소리로 아침부터 경과보고 하듯 전화해준 성희 덕에 일단 민우씨의 현재 근황은 알게되니 조금 마음이 편해졌다. 결혼.. 했구나..그도 이젠 혼자가 아니라고 생각하니 어깨가 가벼워지면서 웬지 서운한 느낌이 싸하게 스치는거였다. 픽~ 자조섞인 웃음이 나왔다. 나도 결혼해 있으면서 그가 결혼했다니까 서운한 느낌이라니.. 또 전화벨소리.. - 언니! 난데 오후에 애들 데려다 주러 갈꺼니까 어디 가지말고 집에 있어 엄마도 같이 가실거야 뭐라 대꾸도 하기전에 용건만 말하고 탁 끊어버리는 서린이 또 울리는 전화벨.. - 혜린아 나 연주.. 너 동창이었던 희수 알지? 걔 내가 미국유학할때 같은 기숙사에 있었거든 어머머 글쎄 걔가 이혼한다는거 아니니..변호사 개업한 신랑하고 잘사나보다 했더니 뭐 걔신랑 변태였대나 어쨋다나 도저히 희수가 참을수없어 이혼청구를 했다네? 참 사람일은 알수없지뭐니 생긴거론 그렇게 안생겨가지고 변태라니..전화론 더 자세히 얘기 못하겠고 이번 동창회에 너 나올수 있는거지? 그럼 동창회에서 보자 장소는 메일로 보내줄께! 역시 뭐가 그리 바쁜지 용건만 바쁘게 얘기하고 끊는 연주 동창회 회장이다 뭐다 감투관리에 바쁜 연주는 발이 넓어선지 동창들의 소식을 전부 꿰고 있는탓에 저절로 동창들의 근황을 알게되었다. 희수.. 동창들간에 별명이 하벌레로 통했던 온실속의 화초같았던 그애는 항상 딴세상을 살고있는 느낌이었다. 하버드의 공부벌레를 줄인 하벌레가 별명이었던 만큼 수석자리를 내줘본적이 없는 공부만 파는 애였는데.. 유학에서 돌아오자마자 바로 결혼을 한다고 해서 모두를 놀래키더니 신랑이 판사라고 해서 또 만인의 부러움을 사고 잘살고 있나 했더니 이혼이라니..변태라니.. 아침부터 머리가 띵해져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