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전화벨 소리.. - ..... - 언니? 나야! 나 조금 있음 언니네 옆을 지나게 되니까 애들 챙겨 놓고 있어! 엄마가 애들 보구 싶다구 애들좀 데려오라니까 오늘 데려갔다가 내일 데려다줄테니까! 아무일 없는거지? 나 바빠서 그만 끊을테니까 애들 갈아입을 옷이니 좀 챙겨놔! 언제나처럼 다다다 제할말만 하고 끊는 동생 서린. 이모가 할머니한테로 데리고 간다고 하니까 좋아라 신발까지 현관에 미리 가지런히 갖다놓는 아이들.. 당장은 엄마하고 떨어지는 사실보다 무엇이든 오냐오냐 받아주시는 할머니를 만나는 즐거움이 더큰 아이들..나의 천사들.. 오늘 하루 어떻게 지났는지 모르겠다. 서린이 편에 애들을 보내구 방한구석에 쭈그린채로 어두워지도록 꼼짝않고 있었다. 전화도 받기싫어 수화기도 내려놓은채 먹지도 마시지도 않고.. 핸드폰으로 전화가 왔다. 핸드폰은 남편이 자기와만의 전용으로 해준거여서 핸드폰으로 온 전화는 남편이외에는 없다. - ....... - 애들 처제가 데리구 갔다며? 애들이 할머니네라고 나한테 전화했더라구! 엄마 잘 부탁한다구..귀여운 녀석들.. 당신 기다려! 곧 날라갈테니.. 남편 전화를 끊고서야 거울을 봤다. 퉁퉁 부은 눈자위.. 냉장고에서 얼음을 꺼내다 눈에 대고 붓기를 가라앉히고 최대한 화사하게 화장을 했다. 남편이 좋아하는 샤부샤부용 고기를 꺼내놓고 있는 야채를 손질하고 다시마와 가쓰오부시를 우려서 다시육수도 만들고 우동도 미리 삶아 놓았다. 몸을 움직여 남편의 저녁식사 준비를 하노라니 마음이 조금은 추스려졌다. 저녁식사가 끝나고 설겆이를 하려고 싱크대앞에 선 나의 목덜미에 뜨거운 숨결로 ?으며 꼬옥 으스러져라 뒤에서 안는 남편.. - 사랑해 혜린..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니! 결혼해서도, 아이를 둘이나 낳고서도 지금도 "혜린"이라고 내이름을 부르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