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민우.. 내가 그를 처음 만났던 여름.. 나는 고2 , 그는 Y대 1학년. 미술반 야외 스케치 여행지에서 처음 그를 만났을때 그는 그렇게 특별한 인상의 느낌은 없었다. 내가 속한 팀과 그가 속한 팀이 합류해서 모닥불을 가운데로 하고 기타 반주에 맞추어 노래를 할때도 그가 나를 보고 있었다는것 조차 의식하지 못했을 만큼 나는 숙맥 이었다. 그러나 헤어지면서 연락처를 적은 쪽지를 남의 눈을 피해 살짝 내손에 쥐어 주고 돌아서갈때서야 마음이 담긴것임을 알았고, 내가 무사히 미대에 입학할때까지 무던히 참고 기다려 주었다는것도 나중에야 알게 되었었다. 어렸을때 읽은 책중에 "키다리 아저씨"라는 책을 읽고 감명받아 내게도 어디선가 나를 지켜보는 멋진신랑감이 있었으면 했던적이 있었는데 마치 그런류의 스토리처럼 나를 먼발치서 지켜봐준 사람.. 소유하지 않는 사랑을 하는 사람 이었다. 같이 낙엽진 고궁을 걸으며 좋아하는 시도 읊고 포장마차에 앉아 아무말없이 소주잔만 기울이던.. 왜..좋아하면서도 널 소유하진 않겠다 고 했는지.. 그 눈이 펑펑 내리던밤 가로등 불빛아래서의 키스가 전부였던 그의 욕심.. 그의 사랑을 받으며 세상을 사랑하게된 나. 사랑을 하는이의 눈에는 계절의 변화도 자연의 소리도, 심지어는 작은 고통마저도 사랑스럽게 느껴지는것임을.. 사랑을 받고 사랑을 함으로써 나누어줄 사랑이 샘솟는다는것을 알게해준 나의 첫사랑 이었던 사람. 내가 어찌 그를 잊을수 있으랴.. 그와 나누어 가진 추억의 시간들 보다도 내사랑 자체인 그를.. '사랑 하므로 소유하지 않겠다'고 한 그를.. 나도 모르게 주르륵 눈물이 흐르고 시간이 정지된 느낌 이었다. - 띠리리. 띠리리 전화소리에 습관적으로 든 수화기의 저편에서 성희의 목소리가 들렸다. - 너 뉴-스 봤니? 민우씨..봤니? - ..... - 너.. 우는구나.. - ..... - 혜린아.. 다시 전화할께 아직도 내게 눈물이 남아 있었던가 내 남은 생에서 그를 지워내려했던 그순간 그시점에서 그가 나의 눈물도 다 가져간줄 알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