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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님이 하신 김치를 친정에 나눠주는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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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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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회]


BY 봄햇살 2003-04-16

집으로 끌려가서 난 이루 말로 못할 별별 일을 다당했다.
남편은 본격적으로 나를 괴롭힐 생각인듯..
핑계를 대고 아이를 친정에 맡기고 제대로 시작했다.
원래 내남편이 제정신이 아닌건 알았지만 버티기 힘들었다.
아침마다 침대에 묶여서 대소변을 아무렇게나 해결하며..
끔찍한 일이었다. 마치 내자신이 개돼지가 된것 같은 기분..
벌거벗고 나의오물을 뭉개며 그래도 남편이 와서 나를 씻겨주고 시트를 갈아주기만을 기다리던 끔찍한 시간들..
남편이 나의 참담한 꼴을 보는것은 정말로 끔찍했다.
나의 악취를 맡는것또한 끔찍했다.
빨리 그가오기만을 기다렸다.
내 계산대로라면 그는 반드시 나를 -구하러-올것..
그게 언제인지..
문득 그가 나를 데리러 오지 않을거라는 생각을 하면 온몸에 소름이 끼치는 것이었다. 이거 너무 위험한 베팅을 한게 아닌가.
난 고개를 절래절래 저으며 스스로 위로를 했다.
그는 나에게 푹빠졌다.
남자들은 단순하다.
그는 남자다. 그는 내가 처한 불행한 상황을 못견딜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나를 데리러 왔다.
남편이 출근하자마자 곧 기다렸다는듯..
나는 밖에서 웅성거리는 소리와 문을 따는 소리를 듣고 그인줄 직감했다.
눈을 감고 가련히 자는척 했다.
내가 생각해도 지금 내꼴은 가련하기 이를데가 없다.
그가 아침에 오길 다행이다.
저녁때가 되면 내 꼴이 얼마나 추한지 내자신이 참을수 없을 정도니 그가 보면 오만정이 떨어질지 모른다.
그는 나를 깨우며 또 운다. 정말 눈물이 많은 남자다.
착한남자. 조금미안해지려는 마음을 다시 잡는다.
이남자는 어쩌면 나의 마지막 히든카드일지 모른다.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
그는 나에게 강릉에 사둔 자기의 아파트로 가잔다.
나는 남편이 죽일거라는 얘길 하며 몸을 떤다.
실제로 겁이나 떨리기도 했지만 내 오버액션을 가미했더니..
이런 그럴듯 하게 제법 가엾지 않은가..
못이기는 척 끌려가며 남편에게 약간의 힌트를 준다.
물론 치밀한 나의 남편이 우리가 있는데 찾기는 쉽겠지만..
흥분을 하면 미쳐버리는 남편의 성격으로 보아..
조금 도와줄 필요가 있다. 시간이 앞당겨 질것이다.
전화기 옆의 메모지에 강릉 과 그의 아파트 이름을쓰고 맨 첫장은 제거한다.
아래에 볼펜자욱이 남은 메모지만으로 그는 좀더 쉽게 우리를 찾을 것이다.
그를 따라 출발이다..
오픈카는 언제봐도 멋지다. 젊을때 이런 오픈카를 타보는 상상을 많이했다. 남자도 많고 와중 돈많은 남자도 제법있었지만 오픈카를 가진 족속은 없었다.
기분이 점점 업되어 붕뜬 풍선같다.
이제 곧 남편이 나를 찾으러 올것이고..
이제 이남자가 무슨액션을 취할것이다.
이번 베팅이 잘못된다면.. 다른 길을 찾아보는수밖에 없다.
아니면 정말 이 남자를 데리고 평생 도망다니며 사는것도..
끔찍하지만.. 지금보다는 나을 지도 모른다.
이런저런 희망에 벌떡일어나 소리를 질러본다.
그의 얼굴에 마치 사랑스러운 어린아이를 보는듯한 미소가 번진다.
이남자.. 새삼느끼는 거지만 나에게 푹빠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