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밤... 남편이 집으로 들어오자.... 나는 남편에게 연이의 교구를 주문했다고 말했다...
"그래? 연이에게 그럼 처음으로 선생님이 생기는것이겠군..."
남편은 대수롭지 않게말했다...
"가격이 세요..."
"당신이 알아서 했겠지... 나 샤워해.."
남편은 피곤하다는듯이 말을 마무리짓고 욕실로 들어갔다...
남편은...무뚝뚝하고 무심한 사람이었다..
한달여전... 남편은 이 읍소재지에 있는 영업소 소장으로 발령을 받았다. 대학을 졸업하고 원대한 포부를 안았던 그가 갑자기 기울어진 가정을 떠맡고... 중병을 얻은 나이든 부친을 봉양하기위해 막다르게 선택한 이 길을 걸어오며 팔아치운 자동차의 대수는... 참으로 경이적이었다.. 그는 30대 초반의 나이에 기울어진 집안을 일으키고.. 노부모님을 안정으로 이끌었으며... 그의 아래에 딸린 두명의 시누들을 소박하고 살뜰한 가정에 안주시켰다.
젊고 탁월한 세일즈능력을 인정받은 그가 내린 이번 선택에 나는 어느정도 회의적이었다... 도시를 선택할수도 있었는데.... 그는 공단이 서서히 조성되고있는 이지역읍소재지를 그의 다음 먹이로 선택한것이 과연 먹혀들어갈지는 미지수였다. 그리고..그가 성공한다하더라도.. 나는 우리의 첫째딸 연이와... 연이어 태어날 몇이 될지 모르는 아이들의 미래에... 이런 시골의 분위기가 미치게 될 영향을 생각하니 우려가 앞섰다.
"아이들을 생각해줘요...여보.."
나의 이 부탁을 그는 한마디로 일축했다.
"이제 연이의 아래로는 사내애들이 태어날꺼야... 사내애들이 태어나면... 나는 적어도 내 아버지와 같은 무능한 아버지는 되지 않겠어. 그 애들에게 일류삶을 물려줄거야.. 그러기위해서 나는 기필코 성공해야해... 이번 내 선택이 내 성공에 일조할거야.."
남편은 그랬다....
그는 그런사람이었다....
그런 남편과의 대화에서 나는 한수의 존재를 잊고 있었다..
우연히... 대학시절 남자동창을 만났다는 말...
그리고 그가 연이의 첫 선생님이 될것이라는 말...
그 말을 남편에게 하는것도 잊고있었다.
물론.. 내가 그런말을 한다 하더라도 남편을 이렇게 응대할것이었다.
"당신이 다 알아서 했겠지..."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