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민이에게선 연락이 없었다.
문자도 여러번....통화 하려고 번호도 여러번 눌렀는데...
연락이 되지 않고 있었다.
전화하면 늘 소리샘이 나왔다.
발신자 표시 뜨니까.....날 일부러 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수습을 해야 하는지....
며칠 그러고 있는데 토요일 아침 오랜만에 서연이 에게서 전화가 왔다.
우리가 중,고교를 함께 보낸 친구 맞나....서연이가 많이 낯설어진 요즘이였다.
"집에 있을거야...?나 너 봐야 하는데...?"
서연이 대뜸 그렇게 말했다.
"왜..?무슨일 있어..?"
"내가 아니고...네가 무슨일 있잖아....."
"....나? 아무일 없는데...."
"없긴....너 요새 현민이랑 안만나지...? 걔 어떻게 하고 다니는지 알아?"
서연이도 현민일 봤나 보다...
"어제 홍대 갔다가 현민이 만났는데....암튼 만나서 얘기하자.."
"아냐...나 실은 약속 있거든...현민이랑 만나기로 했거든...담에 내가 전화할께.."
"....."
"......"
잠시 침묵이 흘렀다.
나도,서연이도.....
잠시후 서연이 작게 한숨을 내 쉬었다.
우리 사이에 작은 골이 파였다.
"그래 알았어....언제 한번 만나....한세련...."
"왜..?"
"너 아직 나랑 친구지....?"
"별소릴 다한다.....나중에 집으로와...그때 너랑 많은 커뮤니케이션 하자....지금...나 현민이에 대해서 듣고 싶지 않거든....알았지..?"
"알았어....현민이랑 끝난건 아니지...?"
"...글쎄...지금은 뭐라고 말 할 단계가 아니구....암튼 끊자.."
"알았어....전화 일찍 줘야해....나 기다리는건 잘 못하잖아..."
"난 많이 했어....너도 좀 당해봐야해..."
"에...세련아 너 많이 삐쳤구나.."
"끊어...."
정말 그랬다.
학기초에 내가 얼마나 외로웠는데...
알바하느라 좀 참았지만...
서로 환경이 달라졌다군 해도....집도 가까운데...
서연이에게 많이 섭했었다.
그래서 더 빨리 해연이나 다른 친구들에게 맘을 일찍 열었구....
그건 내 생각만 인가..?
걔들은 네게 많이 섭하다고 했는데....
눈에서 멀어지면 맘에서도 멀어진다는 말이 명언 같다.
그나저나 현민이 도대체 어떻게 하고 다니는건지...
다빈이에게 전활 넣었다.
해연이에게 물어서 알아냈다.
인경이 말처럼 다빈이와 해연이 다시 만나는 일은 없었다.
해연인 다빈이 나랑 같이 만나구선 한번도 본적 없었다구 했다.
전화만 가끔 뜸하게 온다고 했다.
뒤 늦게 왠 전환지 모르겠다며 해연인 떨더름 해 했다.
다빈이가 일러준데로 해연이와 같이 갔다.
다흰 약속이 있다고 해서....
사실 다희보단 해연이가 더 편하고....든든했다.
이성보다 감정에 더 충실한 다희보단...다혈질인것만 빼면...해연이 훨씬....강단있고...이성적이였다.
다빈이가 일러준 곳은 홍대의 째즈빠 였다.
겨우 열명남짓만 들어갈수 있는 맴버쉽 빠....
이런덴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그런 사적인 모임이였다.
다빈이 불러준 비밀번호가 있었다.
비밀 문자....이구아나...정말 웃겼다.
이구아나가 뭐야...
좁은 지하로 들어갔기에...안이 작을 줄 알았는데....생각보다 넓었다.
아직 3시을 조금 넘어선 시간인데...
벌써 쇼파에 몇명이 술에 취해 있었다.
약간 어두운 공간이라 얼굴들이 잘 보이지 않았다.
약한 와인에...양주냄새....
간간하게 틀어노 에어콘 바람....
인상찡그리는 날 보며 해연이 입술한쪽을 올렸다.
해연인 이런델 와 본듯한 얼굴이였다.
여기 저기에 술에 취해서 몸을 못가누고 있는 사람들 사이로 해연인
휘적휘적 가방으로 길을 만들며 안으로 들어갔다.
"누구야..?첨보는 얼굴인데....누구 찾으러 온거야..?"
발음이며 몸도 제대로 못가누는...화장실을 다녀오는 듯한 눈이 게스름한 남자가 우릴 보며 한말이였다.
"서현민 어디있는지 알아...?걔가 불러서 왔는데..."
"에이씨....요즘 다들 그 자식만 찾아....내가 더 끝내주게 잘하는데...."
"어디있어....?여기 있는것 맞아...?"
"저쪽 3번 룸에....벌써 일 치른것 같던데....자식 요새 아주 잘나가.."
알수 없는 말을 지껄이는 그 남자앨 힐끗 피하며 해연이 그애가 가리킨 3번이라고 쓰여진 문앞으로 갔다.
해연이와 그 남자가 주고 받는 말을 들으며 가슴이 쿵쾅거렸다.
현민이가....대체 ....어떤 상황인데...
왜 이렇게 가슴이 뛰는건지.....
따라오지 않고 서있는 날보더니 해연이 다가왔다.
"괜찮아...?얼굴이 왜그래..?"
해연이 옆으로 와서 날 잡아줬다.
가슴속에서 누군가가 방망이질을 마구 해대고 있는것 같았다.
호흡도 ....숨쉬기도 어려운것 같구...
"넌 나가 있어....현민이 있음 내가 데리고 나갈께...."
"...아냐....나 괜찮아..."
"...그럼 여기 좀 앉아 있던가....너 아주 안좋아 보여..."
"..괜찬다니까....어디랬지...?3번 룸...?"
해연일 밀치며 앞서 걸었다.
뒤에서 해연이 혀을 찻지만....
입구는 아주 좁던데,...안은 밀실까지 있단 말이지....
다 내 또래들 같아 보이는데....
얘들이 그 인간말종 이라는 상류층 자제들인가...?
문앞에서 날 잠시 보는 해연이에게 난 인상을 섰다.
해연이 정말 괜찬아 하는 얼굴을 했다.
손잡이를 잡고 문을 열었다.
불이 꺼져 있어 안은 잘 보이지 않았다.
두,세명이 쇼파에 널브러져 있는것 같았다.
술 냄새와...또 다른 아주 역한 냄새가 났다.
테이블에 흩어져 있는 여러병의 양주병들...
정말....여기...이런곳에 현민이가 있을까....?
벽에 한손을 의지하고 있는날 보던 해연이 안으로 먼저 들어갔다.
누워서 잠들어 있는 애들을 한명씩 들어보이고 있었다.
"현민이 없어....나가자.."
"정말..?"
"응...아까 걔가 잘 못 알았나봐..."
순간 가빴던 호흡이 제자릴 찾은듯....안심이 되었다.
그럼 그렇지....현민이가 요즘 많이 망가졌다구 해도 이정돈 아니겠지.....여긴...마치....더러운 쓰레기소굴 같았다.
희미하게 보이는 아이들의 몰골들....
무슨일이 있었는지....짐작이 쉽게 가는 옷 매무새들...
테이블이며 바닥에 떨어진 휴지 조각들.....
정말...역겨웠다.
인간 쓰레기들....
"너희 뭐야...?여긴 어떻게 들어왔어..?"
갑자기 누군가 안으로 들어섰다.
"뭐야....? 너 정해연 아냐..?"
두명이 들어왔는데....그중 하나가 해연일 알았다.
머릴 까딱하며 비켜서는 해연일 보고 아까의 그 남자가 말했다.
"누구 찾으러 왔어...?해빈이형 여기 없어....형 찾으로 온거야..?"
해빈이 형...?
"아냐...좀 비켜줘 나가게..."
"...야 아무리 네 눈에 내가 사람같이 안보여도....네 오빠 친군데...
이럼 안되는거 아냐...인사정돈 해야지...안그래..?"
그사람도 술에 약간 취한것 같았다.
눈의 초점이 흐려져 있었다.
제깐엔 ....힘을 주고 있는듯 보이게 할려구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뭔데 이렇게 시끄러워...에이 씨....잠좀자자....."
정말 세상에....
문이 열려져 있어 안의 어둠이 좀 약해져 있었는데...
시끄럽다고 말하면서 일어난 여자애....
윗옷이 벗겨져 있었다.
아무것도 입혀져 있지 않은.....상체....
정말 놀라운 일이였다.
세상에....저게 뭐야...?
근데...더 이해가 안가는건....
너무 놀라 입을 다 물지 못하는 날 보는 사람들의 시선이였다.
해연이만 인상을 쓰고 있고.....
우리앞의 두 남자앤 아무렇지도 않아 하는 모습이였다.
소리지른 그 여자앤 다시 엎어져서 자고 있었다.
"빨리 나가자...."
어안이 벙벙해져 있는 날 끌고 해연이 말한거였다.
"너 요즘 서현민인가 하는애....찾고 다닌다며..?사실이야...?"
해연일 잡으며 아까의 그 남자애가 말한거였다.
해연이 아무말 않고 지나쳐 나오는데.....
"네가 그래도 니짝은 나야....날 피해서 어디든지 가봐라...내가 널 놓아주나.....네 아버지....요즘 많이 힘들어 하시는데...너 나한테 이럼 안되지....안그러냐..."
"미친놈....지랄하구 있네..."
해연이 입에서 저런 거친 쌍소리가 나오다니....
날 밀치며 해연이 입구쪽으로 향했다.
해연이에게 미친놈이라는 소릴 들은 그 남자앤 뭐가 우스운지 혼자 허릴 꺽으며 웃고 있었다.
제 정신이 아닌게 분명해....
근데..해연이랑 저 남잔 ...대체 무슨 관게야....?
밖으로 나와서 근처 커피숍으로 들어갔다.
자릴 잡고 커필 주문하고 해연이 핸폰을 꺼냈다.
번호를 누르더니 대뜸 말했다.
"야 안다빈...너 어디야..?"
다빈이에게 전화 한건가 보다...
"뭐야..이게...알려주려면 제대로 알려주지....너 나와 여기루....그래 비너스 옆 탱고야...빨리와..."
핸폰을 내려 놓으며 해연이 한숨을 쉬었다.
"너...여기 와 본적 있어...?"
궁굼해서 미칠것 같았다.
"응...울 오빠도 인간 쓰레기거든...가끔 네가 찾으러와..."
"....그래....."
"너 많이 놀랐지...?"
"좀...."
"아까 걔들 약도 한것 같더라...첨보지 그런 모습..."
"약...?무슨...."
"...정말 몰라서 물어...?술 좀 마셨다구 눈이나 몸이 그정도로 망가지진 않아...미리 얘기 하는데....현민이도 아까 그애들 하고 비슷하게 있을거야....너 놀랄거 알고 데려간거야....한번은 봐 둬야 하기에.."
"너 지금 무슨말 하는거야...?현민이도 비슷할거라니....좀 심한것 아냐...?"
기분이 나빠졌다.
현민일 어떻게 보구....
"앞으로 너 놀랄 일 많을거야...내가 미리 얘기 해주지 않아도...백번 듣는것 보다 한번 보는게 더 나으니까....가슴이나 잘 추스리고 있어...."
"......?"
".....너 현민이 만나면 걔가 어떤 상황이래도 네가 다 이해 해줘야해....갤 그렇게 엉망으로 만든건 너니까..."
"....너 왜자꾸 이러는건데.....?....현민이가 뭐...?"
짜증이 나려고 했다.
말을 왜 저렇게 빙빙 돌리며 하는거야....
내가 감이 늦다구.....그래서 그러는 거야...?
다빈인 20분쯤 지나서 왔다.
집에서 나오는 폼 같진 않았다.
앉으려는 다빈이 해연이 제지하며 우리가 일어섰다.
"현민인...?연락됐어...?"
"응...근데....지금은 좀 그렇다..."
날 힐끗보는 다빈이였다.
"왜...?어디있는데....여기 근처에 있어...?"
둘이 뭔가 숨기는것 같아 내가 물었다.
"아냐...집이래...담에 연락해서 만나재..."
뭔가 떨떠름한 다빈이...
거짓말인것 같다.
현민이 날 피하고 있는데 담에 연락해서 만나자니...
"뭐야....나 한테 뭐 숨기는것 있지.....그냥 말해....니들..."
"그래 그냥 말해줘....비너스에서 애들 엉켜있는것 세련이 다 봤어"
"....데리구 들어간거야....?"
"응....어차피 앞으로 많이 봐야될 그림이잖아......양희 아주 맛이 갔던데....걔들 아직도 약하지..?"
내가 모르는 말들을 둘이 주고 받았다.
둘이 말하는것 보니까.....요즘 만나고 있었나 보다.
연애 감정은 아닌것 같지만....
탱고에서 나왔다.
다빈이 차을 가져 왔다.
"여기 없어...아까 다른데로 갔데....어쩜 집에 갔을지도 몰라.."
"이 시간에...?"
"어제 외박했거든....요새 걔네 형들이 아주 걔 땜에....미칠라 그러거든....맞아도 정신 못차려 현민이...."
둘의 얘기에 난 다시 가슴이 뛰었다.
형들이 걜 왜 때리는 건지...
현민이 대체 어떻게 변했길래....
머리가 어지러웠다.
대체...대체.....무슨일이야.....
눈에 열이 있는지....
머리도 뜨겁고....눈도 아파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