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14세 미만 아동의 SNS 계정 보유 금지 법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303

[제15회]


BY yks1121 2003-01-09

버스에서 내려 택시로 바꿔탔다.
생각보다 택시가 쉽게 잡히지 않아 조금 애를 먹었다.
그나마 잡힌 택시도 합승이였다.
타긴 내가 먼저 탔는데.....조금 가다가
내게 아무런 양해도 없이 기사 아저씬 다른 여잘
태웠다.
남자가 아니라 다행이란 생각이 들면서도..
말 한마디 없이 합승을 하는 기사아저씨의 태도가
불쾌함을 주었다.
12시가 넘어 할증이 붙었다.
다행이 내 오피스텔이 길가쪽이라 골목안으로 들어갈
염려가 없었다.
집 근처에 다와 가는데 주머니 속의 핸드폰이 울렸다.

'선배가 벌써 도착한걸까..?'
핸드폰에 찍힌 발신번호는 선배가 아니였다.
윤세진....
받을까 말까 잠시 망설이다가 폰의 뚜껑을 열였다.

"여보세요....?"
"한유리씨.....? 윤세진 입니다...."
"아....네...."
"지금 집입니까...?"
"아녜요....가고 있는 중인데요....실장님은....나오신건가요...?"
"여기...유리씨 오피스텔 앞인데요.....어디쯤 온겁니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내 오피스텔 앞이라니...?
내가 나오고 바로 나온건가 그럼....?
선배도 금방 나온다고 했는데.....
둘이 마주친건 아닌지...
가슴이 방망이질 치고 있었다.
많이 늦은 시간인데.....집엘 가지 않고....
날 만나서 뭘 어쩌려구....
내가 그렇게 망설이는데....
택신 오피스텔 앞에 멈췄다.
핸드폰을 끄고....기사아저씨께 돈을 건네곤....택시에서 내렸다.

오피스텔 옆 편의점 앞에 윤세진이 서있었다.
아까 노래방에서완 달리 좀 흐트러진 모습이였다.
선배는 다행이 보이지 않고 있었다.
둘이 마주치진 않았나 보다.

내가 내리는걸 봤는지 윤세진이 내게로 걸어왔다.
차도에서 인도로 올라서며 난 좀 난감한 기분이 들었다.
시간은 벌써 12시 26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내일 출근하려면.....
너무 많이 늦은 시간인데....

"저보다 먼저 나가셨는데....늦었네요...?"
내려온 머릴 손으로 넘기며 윤세진이 물었다.
동료들이 주는 술을 거의 거절도 않고 다 받아 마셔서 인지
윤세진은 많이 취해있었다.
하얀 피부가 조금 붉게 변해 있었다.
정면으로 마주본 ...윤세진의 얼굴은 .....유혹적이였다.
모성본능을 자극하는 그런 얼굴....
막내라고 들었는데....
그래서 일까....?
마지 물기을 머금고 있는 듯한 눈빛하며....
얼굴 전체가 촉촉히 젖어 있는 분위기 였다.
달빛과 가로등 불빛을 받고 있어서 인지.....
약간 취기가 어린 얼굴은.....정말 유혹적이였다.
자꾸 쳐다보고 있음.....맘이 두근거리는 얼굴....
시선을 빨아들일 것 같은 얼굴이였다.

"제 모습이....보기가 흉하죠.....? 매번 않좋은 모습만 보이네요.."
시선을 피하는 내 행동에 대해서 윤세진이 말한 거였다.
순간 당황스러웠다.
그런 뜻이 아니였는데.....오해를 하다니....
"여기 근처 커피숍 없습니까...?실례인줄 알지만....한유리씨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시간 오래 뺏지 않을테니...잠깐
얘기좀 하죠..."
"......이리루 오세요....."
마지못해 하며 난 윤세진과 오피스텔 지하 커피숍으로 향했다.
선배는 어디에 있는지 보이지 않았다.
열쇠가 있으니....
어쩜 안에 들어가 기다리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먼저 나간 내가 늦고 있는데.....
전화도 없고.....
어쩜.....재영이나 은미에게 붙잡혀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아까보니까.....둘의 태도가 장난이 아니던데...
술이 세지 못한 선배가...
넘어 간건 아닐까....하는 불안도 들었다.

아이스커필 마주하고 앉았다.
얼음이 가득든 커피.....
알바생이 날보고 눈인사를 했다.
친구들과 몇번 들르고 해서 .....잘 알고 있었다.

넥타이을 느슨하게 풀른 윤세진은 정말 취기가 많이 오르는지..
커필 빨대를 빼곤 그냥 들이켰다.
한 반쯤....얼음을 입에 물고 ...사탕처럼 깨물어 삼켰다.
자길 가만히 바라보는 날 보더니 멋적게 웃었다.
당황스러운 내 얼굴......
넋놓고 보고 있다가 당한 얼굴이라니....
정말 무안하고....챙피했다.
선배완 또 다른 타입....
흔들리는 배처럼.....자꾸....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자답지 못하다고 생각하죠.....? 전에 분명 마음 접는다고
하구선....."
"........."
"회사에서 돌고 있는 얘기.....무슨말인지 알고있죠...?"
연수건인가 보다.
말없이 고개만 끄떡였다.
윤세진은 내 끄떡임에 자신도 작은 고갯짓을 몇번했다.
"전무님이 작은 아버님 되세요......다 알고 있는 얘긴가.....?
제가 유리씨에게 관심 있다는 걸 측근을 통해서 알고 계시는데....
제 나이도 있고...저희 회사가 계열사가 몇개인지는 유리씨도
알고는 있을겁니다.....형들과 달리 의류사업을 제가 본의 아니게
맡게 되었고....하다보니 생각보다 흥미롭고....재미도 있고..
결국 제가 맡아 할 것 같은데..아직은 ....섣불리 나설 단곈 아니고....그래서 해외연수건이 나온건데....유리씨가 전에...에스프리에 다녀왔을때 거기회사 에서 평이 좋았다더군요.....그걸 회사에서도
생각해내고.....아마 저와 연관해서 .....유리씨에게 청이 들어간것
같습니다......저와 같이 간다는 얘긴 들으셨죠.......?"
".....네...."
"....아직....대답안하고 있구....역시 제가 같이 간다는게 부담이 되는 겁니까....?"
".....알고 있는 동료들이 몇 있어요.....아무래도 좋은 얘긴..
아니라고 생각되요.....모두들...해외연수는 가고 싶어 하거든요...
자주 오는 기회가 아니니까....마치 제가 무슨 특혜라도 입고...
가는 것 같은...모양으로 비춰지고 있어....사실 부담이 되긴해요.."
솔직하게 말하고 싶었다.
"정말 그뿐입니까.....?저와 같이 가는게....싫은건 아닙니까..?"
뭔가 떠보는 듯한 말투....
조금 긴장이 되었다.
".....싫다기 보다....괜한 오해는 사고 싶지 않다는 거죠..."
".....저도 얘기가 그렇게 방향을 잡고 있는지는 최근에야 알게 되었습니다.....미련 버린다고 말한지가...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꼴만 우습게 되고.....제가 잘 수습하겠습니다....부담갖지 마십시요....공고를 붙일 거니까....."
그말엔 웬지 속이 쓰렸다.
정말 ....연수건은 물건너 가는것 같았다.
공고가 붙으면.....
서로들 가려고 난리일텐데....
하지만 ....그러면....윤세진과의 소문은 없어지겠지.....
그렇게 생각하니까 마음이 좀 나아지긴 했다.

"근데 말입니다.....저 정말 한유리씨에 대한 맘 접을려구 노력했는데......웬지 쉽지가 않아요....마치 십대소년의 첫사랑 처럼....잘 안되네요......"
술 탓일까....
약해보이는 말투.....
아까완 달리.....정말 수줍은 소년이 고백하는 것 처럼...
내게 고개도 못들고 ......앉아 있는 모습이.....
내가 마치 아주 나쁜여자가 된것 같았다.

"결혼을 전제로 사귄다는 남자분.....정말 있습니까...?"
".......네....?"
"강대리가 대학 동깁니다....동하얘기로는 남자에게 걸려오는 전화도 별로 없고.....회사 동료 남자들과도 쉽게 어울리지 않고.....가끔 나가는 미팅에서도 남자들에게 쏘기만 하고.....동하 얘기로는....한유리씨에겐 남자가 없는 것 같다는 얘길 들었습니다....절 떨칠려고 ...혹 꾸며낸 얘긴 아닌지...."
정말 .....우스웠다.
강대리와 대학동기라니....
그것도 놀라운 일인데....
강대리가 나에 대해서 .....제법 잘 알고 있는거에 대해서도
놀라운 일이였다.
윤세진은 정말 믿기지 않는 다는 얼굴이였다.
내가 정말은 사귀는 사람도 없으면서.....
자길 밀쳐내려고 얘길 꾸몄다고 생각하는 얼굴이였다.
우수은 꼴이 되고 말았다.
어떻게 이 상황을 모면해야 할지....난감한 기분만 들었다.
증거라도 보여야 하나....
그래야만 믿어 줄건지.....

"만약 아니라면.....한번 기횔 줘요....아무것도 못해보고 물러서긴....좀 억울합니다....."
윤세진의 말에 난 잠시 침묵했다.
윤세진의 얼굴은 .....진지해 보였다.
여기서 내가 그냥 .....계속 사귀는 사람이 있다고만 말한다며...
더이상 믿어 줄것 같지도 않고.....얘기만 더 길어 질것 같았다.

"일전에도 한번 언급한것 같은데......한유리씨에 대한 제 마음....
일시적이 감정이 아닙니다.....그 만년필 디자이너가 유리씨 인것 알고 시작된 마음입니다.....결코 짧은 시간은 아니라고 생각되어지는데....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순 없겠습니까..?"
"제가 사귀는 사람.....윤실장님도 아는 사람이예요...."
내 말이 충격이였는지...
윤세진의 얼굴이 순간 하얘졌다가.....다시 굳어졌다.
많이 놀란 얼굴이였다.
"우리 회사 사람입니까...?"
떨리는 어조의 윤세진 이였다.
난 고갤 끄떡였다.
조금 체념에 가까운 목소리.....
".....누군지...말씀해 줄수 있는지....."
".....최우진 ...씨예요..."
"최우진 .....자재과의 ...최우진 .....?"
".....네.....고등학교 선배이기도 하고....꽤 오래된 사람입니다."
윤세진은....잠시 침묵하더니 이내 고갤 끄떡였다.
첨엔 많이 놀란 얼굴이더니 ....이젠....수긍이 간다는 얼굴이였다.

1시를 바라보고 있는 시간이였다.
커피숍을 빠져 나와 윤세진은 택시를 불러 탔다.
헤어지면서 윤세진은 작게 말했다.
최우진이 조금은 원망스럽다고.....하지만 많이 부럽기도 하다고...
윤세진과 헤어져 오면서 내 맘도 착잡했다.
더운 밤바람 탓에 몸이 많이 끈적 거렸다.
들어가면 샤워부터 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며 둥근 회전문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