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어질어질 하다.
그래도 이런 기분을 유지하기 위해 마시는 술 한 잔이 내게는 남편의 말 한마디보다 아주 유익하다.
남편은 오늘도 야근이라며 늦는다고 연락이 왔다.
아이들과 대충 차려먹는 저녁은 편안하고 부담이 없는데 남편의 밥상을 차리는 것은 왜그렇게 짜증이 나고 무얼 차려야하나 부담이 되는지...
차라리 먹고 들어온다고 연락이 오면 그때부터 마음은 편해진다.
하지만 머리속에 떠오르는 여러가지 상상때문에 경의 마음은
아주 복잡해지고 불편해진다.
다른 여자와 먹는 것은 아닌지...
내가 보기 싫어 집에 늦게 오려고 핑게대는 것은 아닌지...
아...이렇게 마음속 깊숙한 곳에서 올라오는 증오와함께
상상의 나래를 펴다보면 무엇인가 가슴속에서 올라오는
뜨거운 기운이 나를 화나게 해 옆에 있는 아이들에게
이 화살이 모두 날아가 꽂혀 아이들의 마음속에
상처를 남긴다.
경은 아이들이 상처를 받고 눈치를 보는것을 알면서도
자신을 주체하지 못하는 무엇인가에 이끌려
집안을 살벌한 분위기로 이끌면서도 자제를 하지 못한다.
이런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이런 상태로 언제까지 버텨야 하는지 너무 마음이 복잡해진다.
내가 남편을 사랑한적이 있었던가.
이런 질문앞에
누군가에게 정말 진실해야 한다면
난 무어라 말할 것인가
아..니..요...
어지럽다..
술 기운이 이제사 내 몸을 점령했는지.
아무런 생각없이 두통만 다가온다.
차라리 아무 생각없는 나무가 되고 싶다...
딩동...
누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