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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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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BY 허브향 2002-11-17

퇴근길에 정차 되어 차들로 꽉 막힌 도로에서 고요한 팝음악을 듣고 있는 시간이 수경에게만은 평화롭다.
가장 외롭고, 그 시간만이 수경이 홀로 있을 수 있는 독립적인 시간이다.
아침이면 딸 주희와 함께 식사를 하고 등교하는 주희를 지하철 역까지 바래다 주고 같은 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와 함께 병원에 출근하고또, 일을 하고 6시 쯤이면 퇴근을 하고 퇴근 길에 딸이 좋아하는 초밥이나 전복죽, 아이스크림, 피자 등을 사가지고 가는 것.
그것이 30대 후반의 수경의 일상이다.
미국 유학 시절 딸아이를 낳고 한국에 돌아와 그녀는 한번도 제대로 자신의 삶을 생각해 본적이 없다.
사춘기 시절은 부모의 커다란 기대감에 얽매여 공부 밖에 모르던 우등생이었고, 아이를 낳고 부터는 책임감에 얽매여 살아야 하는 엄마이다
더군다나 딸아이가 사춘기에 몸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요즘은 고민이다.
자신도 의사이지만 많은 환자들을 대하고 있지만 딸 주희만은 쉽지가 않다. 여자가 되기 위한 거야. 여자란건 말야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하고 또 아이를 낳기 위한 그런 황홀한 것이야.
동물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암컷이 뭔줄 아니? 그건 바로 사람이야.
얼마나 행복한 것인 줄 우리 주희는 알까?
엄마 맘을 이해해야 할텐데... 아무 탈 없이 커줘야 할텐데...
그 사이 핸드폰이 울려댔다. 주희인가?
"주희니?"
"미안해서 어쩌니?"
톡쏘는 목소리를 보나 마나 대학 친구 유정이일것이다.
M 방송국 아나운서로 활동중인 유정이는 우아하고 세련된 미모와 달리 사석에서는 별반 다를 것없는 성격 좋은 친구다.
"잘 지내지?"
"그래. 난 네가 주희 데리고 잠적이라도 한 줄 알았다
어쩜 그렇게 무심하니? 연락도 없이. 같은 서울 하늘 아래서"
"너도 알다시피 나 바쁘잖아"
"난 한가하니? 기집애 말하는 것 좀 봐
그나저나 우리 주희 아가씨는 잘 계시고?"
"그럼. 요즘 사춘기라고 내 속 엄청 태우고 있다"
"천하의 정수경 속 태우는 우리 주희 사춘기 효과 톡톡 보고 있네"
"부럽니?"
"그래! 엄청 부럽다! 나도 네 딸로 태어났어야 하는데 말이야"
"... 농담 그만하고 본론 말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