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재의 출현은 예기치 못한 상황이었다.
나는 내가 방황하고있다는 것을 핑계로 남자들과의 하룻밤을
마치 무슨 보상같이 생각했다는 것이 부끄러워졌다.
나는 우선 민혁과의 관계를 정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민혁과 만날 약속을 하였다.
민혁은 먼저 전화안하는 내가 전화했다는 것에 굉장히 반가워했다.
나는 저녁을 같이 하자는 민혁의 말에...
저녁에 중요한 약속이 있다면서...
그전에 잠깐 보자고 하였다.
나는 민혁의 회사 근처 카페에 앉아서 민혁을 기다린다.
창가에 노을이 부딪힌다.
은재생각을 잠시한다.
은재와 나는 둘다 노을을 사랑한다.
인터넷을 뒤지다가 마음에 드는 노을사진이 있으면, 주저않고 복사해서 은재에게 보내곤했다.
은재는 너무나 감동적이라면서 진짜..좋다..그치? 를 연발하곤했다.
일찍 왔네? 민혁이 말했다.
근처에 일이 있었어요..내가 말한다.
무슨일 있어? 민혁이 말했다.
네...내가 말한다.
미나씨..그만 만나자는 말 하려고 왔구나? 민혁이 말했다.
네...내가 말한다.
나는 아직 미나씨 좋은데...헤어지고싶은맘 없는데..민혁이 말했다.
그래두 그만 만나요. 나 점점 죄책감 들어요. 내가 말한다.
민혁이 아무말 하지않는다.
나도 아무말 하지않는다.
그 사람...이랑...잤어? 민혁이 말했다.
못살아...내가 말한다.
잤구나? 민혁이 말했다.
나는 아무말 하지않는다.
난...한꺼번에 두사람에게 집중못하는 스타일이에요...내가 말한다.
알아..민혁이 말했다.
그래두..그냥 자지는 말구...가끔 만나서 밥만 먹는...
그런 친구라도 하자..민혁이 말했다.
난..깨끗한게 좋아요..내가 말한다.
내가 싫어? 민혁이 말했다.
아뇨..내가 말한다.
그래...그럼 그냥 친구하는거다..알았지? 민혁이 말했다.
일단은 이렇게라도 마무리하고 얼른 일어서자..나는 생각한다.
휴...사람의 인연이라는거..너무나 끊기 어렵다...나는 새삼 생각한다.
몇번씩 그냥 친구하자며 다짐하는 민혁을 뒤로하고
나는 카페를 나온다.
나는 문득 은재를 생각한다.
나와 한번도 잠자리를 같이 하지않고도..
내게 집착을 보이는 은재가 무섭다는 생각을 한다.
집에서 샤워를 끝내고 나오는데...
지수가 내 핸드폰을 가져다준다.
엄마...전화..빨랑....지수가 말했다.
여보세요? 내가 말한다.
미나야..나야..은재가 말했다.
웬일이세요? 내가 냉정하게 말한다.
너...햇빛증권에 강민혁하구 정리했어? 은재가 말했다.
참..나...진짜 웃겨...내가 말한다.
하하하...은재가 호탕하게 웃어제낀다.
은재의 웃음이 갑자기 소름끼친다.
무슨 상관? 정리하든 말든...나는 순간 화가나서 소리지른다.
미나야...난 니가 그래서 사랑스러워..
조금만 일깨워주면 금방 더 많이 깨닫거든..은재가 말했다.
나는 은재의 페이스에 휘말려가고있는 내자신을 발견하고 더 화가 나서 어찌할바를 모른다.
집앞이야..나와. 은재가 말했다.
뭐라고? 잘됐다. 확실하게 말해줘야지..아니...확실하게 상처줘야지. 나는 생각한다.
나는 머리를 대충 말리고, 립스틱만 바른다.
엄마에게 잠깐 나갔다오겠노라고 말하고 주차장으로 나가니...
은재의 차가 보인다.
나는 웬 고등학생인가 했네..티셔츠에 반바지라..
우리 미나..너무 귀엽다...은재가 웃으며 말했다.
나는 무표정한 얼굴로 차에 올라탄다.
은재는 한강고수부지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나는 희수와 자주 오던 곳이라는 생각을 하고 당황스런 마음이 된다.
은재는 안전벨트를 풀고 내쪽으로 방향을 튼다.
은재는 내쪽으로 몸을 기울여서 내 안전벨트도 풀어준다.
은재의 향수내음이 내 가슴 가득 차온다.
할말 있음 해...은재가 부드러운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
왜 그때..나 모른척했어요? 내가 말한다.
정우씨 회사와 함께 일하는데, 미나랑 계속 아는척하면 일에 방해되서.
정우씨랑 매일 얼굴 마주하는데, 난 미나랑 자고싶어서..
난 가족이 있는데 미나를 가지면 미나에게 너무 이기적인 내가 될거같아서..
미나가 혼자 일어서는데 내가 방해될거같아서.
회장을 취임해야하는데 할일이 너무 많아서 미나한테 오히려 투정부릴거같아서.
우리 미나...우는거...보는게 힘들어서...
은재는 내게 손을 뻗어서 내 머리칼을 쓰다듬는다.
당신...무지 이기적이에요...난 그때 당신의 격려가 필요했어요. 내가 말한다. 나는 눈물이 핑 돌았다.
미나야...은재가 나를 품에 안아준다.
난...난..당신과 잠자리를 원한것두 아니구...
그냥 단지...위로만 조금 해주길 바랐던건데....나는 더이상 말을 잇지못한다.
알아..하지만..너..잘해내고있잖아..은재가 내 등을 다독인다.
나는 은재의 품에서 빠져나오며,
그래요..나..잘해내고 있어요. 그냥 당신이 나타나지않았으면 더 좋았을거에요...나는 냉정을 되찾으며 말한다.
근데...남자관계 복잡한거 싫어..
너 아직도 방황하고 있잖아.
넌..내 자식같이..느껴져서...
니가 너무나 아깝구...그런데...
넌 너를 마구하고있잖아....은재가 말했다.
이것두 내방식이에요..상관할거 없어요. 내가 말한다.
그래..일년동안 그냥 내버려두었어...
하지만...너..이젠 마음 잡을때도 ?獰?..그런거 그만해. 은재가 말했다.
난 그냥 그대로 돌려주는거뿐이야.
정우씨가 나한테 했던거.
당신이 나한테 했던거..그대로...
따뜻하게 해주었다가 뒤통수치는거. 나는 냉정하게 말한다.
미나야.....은재가 말했다.
너...니 마음속에서 지금 니가 잘못하고있다는거..알고있잖아..은재가 말했다.
은재의 말이 사실이었다.
나는 내 행동들에 염증을 느끼고있었다.
하지만, 은재에 의해 내 치부가 드러날줄은 정말 몰랐다.
그것이 나를 못견디게 하는 주 원인이다.
은재가 다시 나를 가슴에 품는다.
내 등을 토닥이면서, 내 이마에 가볍게 키스한다.
나..너 안떠났어...언제나 지켜보고있어.
앞으로도 그럴거야...
너를 사랑해. 항상 내 마음...니 옆에 있다는거 잊지마..은재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