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이란 대학생활 !
끝이 아니라 다시 새로 출발을 해야하기에 지연은 답답하기만하다.
취직하기 어렵다는 학과에 와서 그나마 열심히 하였건만 그래도 취업의 문은 좁기만 하다.
아버지가 살아계셨을땐 대학만 졸업하면 그냥 저냥 신부수업을 하다가 시집이나 가려했는데 갑작스런 아버지의 죽음은 가족들의 인생을 바꾸기에 충분했다.
의대생인 오빠는 아직도 가야할길이 멀었고 동생은 이제 대학1년생 혼자 생각해서 놀다가 시집은 갈수가 없었다.
여기 저기 취업의 문을 두드려보지만 여자이기에 더욱 어려운 현실에 지연은 서서히 지쳐가고 있었다.
아예 취직은 안하고 공부만 하겠다던 영란은 대학원 시험준비에 바쁘고 지연은 어디한군데라도 마음을 터놓을만한곳이 없었다.
고등학교때부터 단짝이였던 영란도 지금의 지연에겐 도움이 되어주지 못했다.
갑갑한 마음에 학과사무실을 찾은 지연은 조교언니와 수다를 떨다가 이도 지겨워져서 고개를 떨구고 학과사무실을 나오려하고 있었다.
행정처에서 입사원서를 가지고 들어왔다.
"지연아 잠깐만 ....."
조교언니의 부르는 소리에 나가려던 걸음을 멈추고 지연은 멍하니 책상만 처다보며 손가락으로 원을 그려본다.
웅성이던 소리가 멈추고 행정처의 아가씬 지연을 처다보며 문을 닫고 나가 버린다.
"지연아 여기 시멘트 공장인데 비서직을 모집한데 ,너 여기 한번 지원해보지그러니"
"내가 비서에 대해서 아는게 있어야지 말이야"
"그래도 너는 뭐든지 할수있을거야 한번 해봐"
조교언니의 성화에 원서를 한장얻어서 들고 나왔지만 왠지 내키지는 않는자리다.
전공하고는 전혀 상관없는 비서직이라.....
깊은 생각에 잠겼던 지연은 애라 하는심정으로 원서를 쓰고 사진을 붙이고.....
오늘이 드디어 면접을 보는날이다.
욱하는 심정으로 원서를 내었는데 1차 합격이라고 면접을 보러 오란다.
단한벌 뿐인 정장을 차려입고 곱게 드라이를 한지연의 모습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아리따운 아가씨다.
이만하면 나를 떨어뜨리지는 못할걸 하며 거울을 보며 한껏웃어보이며 면접을 보러 회사의 정문을 들어섰다.
여태 당당했는데 갑자기 떨려오기 시작했다.
아무리 애써 마음을 다잡아 보았지만 떨리기는 매한가지였다.
생각했던것 보다는 규모가 커보이며 외관이 깨끗이 정돈된 이미지가 좋았다.
여기에서 근무를 하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