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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모르는 여자


BY 허브향 2002-03-23

비행기 기내 안내 방송이 흘러나오며 단정하고 깔끔해서 차갑게 보이는 20대 후반의 영욱이 안대를 벗었다.
아름다움이 흐르는 20대 후반. 30대 초반을 기다리는 휴식같은 모습이 숨겨져 있었다.
김영욱.
세한 그룹 막내딸로,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동시 통역사였다.
Korea. 이 곳은 그녀가 태어난곳도, 자라난 곳도 아니었다.
대학 시절 무전여행을 떠나온 한 남학생에게서 들었던 머나먼 곳 그곳이 한국이었다.
어릴적 부터 유학생활을 해온 영욱에게는 한국은 그저 어렵고, 생소한 나라일수 밖에 없었다.

"최감독! 그거 제대로 해야 할꺼야!
국장님 단단히 화나셨다구!"
"걱정 마십시오! 이번 시청률은 제가 책임 지겠습니다!"
"허허, 기대 뒤에 실망이 더 쓰다는건 알고 있는 일이지?"
"물론입니다! 팀장님. "

털털한 옷차림 속에 진주 같이 숨은 준수한 외모.
밝은 성격이 드러나는 웃음을 가진 최명준.
말과는 다르게 시청률 걱정이 되는지 자료를 확인하며 미간사이를 엄지로 꾹꾹 눌러 본다.

'이거 참... 이러다간 조기 종영 할수 밖에 없는데...'

손목시계를 본 명준은 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동창회에 늦다가는 녀석들이 가만 두지 않을 텐데...


급히 청담동 쪽으로 차를 몰았다.
핸들을 한 손으로 돌리며, 약도를 들고, 카페를 찾고 있었다.
20여분이 흘렀을까? 작은 나무 간판에 "프리지아"라고 쓰인 카페가 보였다. '녀석들... 누구 고생시킬려고 작정을 했군'
주차장도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30분에 2000원 하는 유료 주차장에 주차 할수 밖에...

'프리지아'라는 카페는 참으로 아담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카페 이름과 전혀 다른 그런 곳이었다.
개량한복을 입은 털털한 주인 부부와, 푸짐한 인심.
그것이 진정한 한국의 모습이 아니겠는가.
대학 시절 미국으로 무전여행을 떠난적이 있었다.
갑자기 그때가 그리워 졌다.
투명한 미소를 띄우며 "한국이 어떤 곳이죠? ..."라고 말하던 그녀가... 이름 모를 그녀가 갑자기 못견딜 정도로 그리워 졌다.



-평가 부탁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