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불행했다...
사람들은.. 능력있고 촉망받는 남편을 두었고...
탄탄하고 구김살없는 시댁에...
더없이 사랑스러운 딸 아이를 둔 나를 부러워했다...
하지만.. 나는 날로 날로 야위어 갔다...
전화벨 소리만 나면 소스라치게 놀랐다...
나의 표정에는 항상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웃음소리에도 힘이 없었다...
걸을 때도 땅만 보고 걸었다...
고개를 들고 하늘을 바라볼 수 없었다...
죄를 진 여자...
용서받을 수 없는 큰 죄를 진 여자마냥...
하늘을 보고.. 빛을 볼 수가 없었다...
나의 이 불행.. 그 원인을 찾고자 거슬러 올라가면.. 그 끝에는 항상 어머님이 무서운 표정을 하고 서 계셨다...
그리고.. 그 어머님의 등 뒤에는 어둡고 슬픈 표정의 남편이 서 있었다...
나는 되도록이면 남편에게 내색하지 않을려고 애썼지만.. 그럴수가 없었다...
어머님께.. 전화상으로 큰 꾸지람이라도 들은 날이면 남편에게 하소연을 해대기 마련이었다...
남편은...
처음에는 나를 감싸주었지만...
횟수사 빈번해지자.. 노골적으로 반감을 드러내었다..
"엄마가 그러실리가 없어.."
내지는...
"엄마가 원래 그러셨는줄 알어? 다 너 시집오고나서부터야... 니가 좀 잘해봐.. 그렇게 붙임성이 없고.. 미련하니까 어머니가 너를 싫어하시는 거야.."
어머님을 두둔하였다...
어머님의 꾸지람이 있는날에는 어김없이 남편과의 불화도 꼬리를 잇고 따라왔다...
남편에게 말을 하지 말아야지.. 생각했지만.. 남편의 얼굴만 보면.. 눈물이 흘렀다...
죄를 지은 여자...
용서받을 수 없는 여자...
그것이 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