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이 울렸다..
엄마가 아래에 왔다고 내려오라는 전화였다.
엄마와 나는 오늘 친지의 결혼식에 함께 가기로 약속한 터였다.
남편에게 아들 성호의 우유 먹일 시간과 라면을 끓여먹으라는 당부의 말을 남기고 나는 서둘러 엘리베이터를 탔다.
식장은 붐비고 있었다.
사람들이 유난히 많았다.
신부 입장...
사회자의 구령에 맞춰 아름다운 신부가 입장을 하였다.
새신랑은 결혼을 처음 하는 티를 내느라.. 연신 싱글벌글이었다.
그러더니..
급기야..
신부와 신부의 부친이 홀의 채 반도 덜 들어갔을 무렵...
달려나와 신부를 맞이하는 객기를 부려 좌중을 웃음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신부도...
그리고 그녀보다 장장 세살이 어리다는 그녀의 새신랑도, 그리고 거기에 모인 모든 하객들도 다 즐거운 오후였다.
결혼식이 끝나고...
피로연 장으로 사람들이 고스란히 다시 모였다..
"얼마전에, 철우 엄마가 다녀갔어. 그런데 사는게 영 재미가 없다는 표정이더라. 자식 서울대 넣었고, 신랑은 돈 잘벌지.. 뭐가 문젠지.. 원... 호강에 받쳐서 질요강 깨는 소리하고 있지..."
엄마는 못마땅한 듯 말을 흐렸다.
"문제가 뭐래? 그 아줌마..."
"애인이 없어서 그렇대.. 요즘에는 남자 친구를 다 하나씩 갖고 있어야 폼이 나는데.. 그게 없어서 그렇게.. 맥을 못추는가보더라..원.."
남자친구라...
남자친구라...
결혼 생활 25년...
쉰을 앞둔 나이에...
남자친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