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하에게 나의 돌연한 혼인신고에 대한 심한 질책을 들은날...
그날...
나는 동하를 데리고...
근처에 있는 포장마차에 가서 곤드레가 되도록 술을 사주었다.
안주로 시킨 꼼장어는 한점도 줄어들지 않고...
소주병만 쌓여갔다...
"동하씨...나중에.. 나중에 형이 깨어나면.. 우리 다같이 추억할 일이 있을 거에요.. 그 때, 나 어린 동하씨가 나를 좋아했다는 사실.. 이 형수에게 연민어린 호감을 품었다는 사실.. 다 아름답고 즐거웁게 기억할 수 있는 그런 날이 올거에요.. 그 때, 나 동하씨가 지금 하는 이 바보같은 행동.. 흉보지 않을게요.. 그리고 형한테 이르지도 않을게요..."
동하는 술에 취해 더욱 깊어진 눈빛으로 나를 오래동안 응시하다가 불쑥 말을 꺼냈다.
"인서야..."
"..."
"인서야..."
"에잇.. 봐?兀?..오늘 하루만 형수님한테 그래도 봐주기로 하지뭐..우리 도련님 많이 취했으니까.."
"인서야... 나한테 한번만 오빠라고 불러줄래? 만약에 내가 너를 형보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일찍 널 만났더라면.. 너는 아마도 나를 그렇게 불러주지 않았을까?"
한동안 잠자코 있었다...
동하에게 오빠라고 부르고 싶어진다...
동하를 많이.. 아주 많이 사랑하고 싶어진다...
윤하로 인해 입은 상처를 그에게서 치유받고 싶어진다...
"오...빠...아...."
그를 이런 호칭으로 부르니.. 묘한 느낌이 난다...
동하가 나를 끌어당겨 나의 머리에 입을 맞춘다..
그 때...
핸드폰이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