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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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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BY huh924 2001-03-31


수천년 동안 사람의 발길이 별로 닿지 않았던 밀림속에
뱀의 꼬리모양 구불구불한 강줄기를 따라, 강물이 조용히 흘러
가고있다. 마치 우리는 수 세기를 거슬러 올라가 원시인이
된듯한 기분이 든다. 무었 하나 우리를 방해하는 것이 없고,
사방은 참으로 적막하기 그지없다.
수잔과 나는 바위 위에 올라앉아 흘러가는 강물만 굽어 보고있다.
수잔은 지금 무었을 생각하고 있을까?
먼 이국땅에서 날아온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그녀의 마음속이 궁굼하였고, 그녀에게 무슨말을 어디서 부터
시작을 해야할찌 참으로 어려웠다..
내가 그녀에게 나는 결혼을 했고, 내나라에는 아내와 자식이 있다고
말한다면 그녀는 어떻게 나올까?
그래도 우리의 데이트는 계속될수 있을지, 그렇지 않으면
오늘로서 모든것을 끝내고, 자기의 새로운 보이 후랜드를
찾아서 떠날지도 모를 일이다.
일부다처 제인 이나라에서 내가 결혼한것은 그녀에게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는 다고 해도, 나로서는 그녀와 애정관계를
갖는 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앞선다.
여기서 내가 어떻게 처신을 해야 그녀도 상처를 받지않고
나도 여기에서 근무하는 동안 고독하고 외로운 삶을
떠나서 보다 즐겁게 생활할수 있을까?
어디까지나 서로 남녀라는 것을 떠나서 우정으로서
지내고 싶은 심정이지만, 그것이 남녀관계에 뚜렷한 선을 긋고
지낸다는 것이 그리 쉬운일인가.
한꺼번에 두마리의 토끼를 잡는 다는 것이 참으로 힘든 일이다.
막가는 생각으로 우정이 됐든 애정이 됐든간에 되는 데로
지내다가 비행기 타고 훌쩍 떠나버리면 그만이지,
그후에 닥처올 일을 깊이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단정 할수도 있다. 그러나 그녀와 깊은 관계를 갖지않고
떠난다고 해도, 우리들의 오랜 사귐은 그녀에게 심각한
마음의 상처를 줄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이 원시림속에서 별로 악이라는 것을 모르고 착하고
선하게 살아온 때묻지 않은 그녀에게 마음의 상처를
안겨 준다는 것이 내양심으로는 도저히 용납이
되지 않는 것이다. 월남같은 전쟁터에서 수많은 남자들이
본토 여인들과의 애정행각에서 사생아를 출산하고
여인들의 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히고, 무심히 떠나는
남자들이 얼마나 많은가. 잘못하면 나도 그사람들 중에
한사람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사람의 마음속에는 누구에게나 선과 악의 갈등이 있게
마련이다. 누구의 마음속에나 지킬박사와 하이드가
동시에 존재하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항상 善보다는 惡이
우세하기 때문에 우리들이 죄를 짓지 않는가?
성인군자가 아닌 다음에야, 남자로서 이성에 대한 동물적인
욕구를 얼마만큼 억제할수 있을까?
머리속이 점점 복잡해지며 혼돈의 세계로 빠저들어가는 느낌이다.
"수잔, 사랑이 무었인지 알아요?"
나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그녀는 조금은 놀란듯하게 보인다.
"사랑요?"
"그래요, LOVE 말이요, 사랑에는 여러가지가 있지요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 형제간의 사랑, 스승과 제자간의
사랑, 천주님과 인간과의 사랑, 남녀간의 사랑,
그외에도 수많은 사랑이 있는데, 그중에서 나는 남녀간의
사랑을 질문한 것이요"
그녀는 내질문이 의외라는 듯이 빙그래 웃기만 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이성간의 사랑을 해보지 않아서 정답을
몰라서 대답을 못하는 것일까?
"수잔은 지금 몇살이지요? 나에겐 남자친구가 없었다고 했는데
그래도 좋와하고 싶은 남자는 있었을 텐데....."
"지금 스물한살요, 호주에서 간호교육 받을때, 죤이라는
호주청년을 알았는데, 나혼자서만 좋와 했던것 같아요,"
"왜요?"
"그사람은 나를 그저 같은 또래의 친구로만 생각했는지
몇년동안 같이 지냈는 데도, 한번도 내손을 잡아주거나
자기 집에 나를 초대한적이 없었어요"
그녀는 별로 대단치 않은 일이었다는 듯이 별다른 표정이 없이
얘기를 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그녀에게는 작은 아품이었다는
것을 눈치챌수 있었다.
"그래요, 왜 그랬을까?"
"그는 백인이고 나는 흑인 이니까 그랬겠지요,
호주 사람들은 인종차별을 아주 심하게 해요"
"그렇게도 생각할수 있겠군요"
호주인들은 저희도 영국에서 죄짓고 호주로 유배와서
사는 주제에 백호주의 라고 해서 유색인종을 차별한다는 것은
나도 여러번 들어서 아는 얘기다.
나는 그녀가 그나이에 벌써 인종차별이라는 아품을 겪었구나
하는 생각에, 더욱 깊은 애정이 가는 것을 느낀다.
"수잔, 우리 무었좀 먹으면서 얘기 합시다"
"그래요, 나도 목이 좀 마르네요"
우리들이 주고받는 얘기가, 어딘가 모르게 좋은 결과를
가저올수 있다는 느낌을 받으며, 나는 숲속의 차 있는 곳으로 먹을 것을 가지러 갔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