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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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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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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BY 바다 2001-04-12


엄마의 생신이 내일이다.
한달 전 부터 엄마는 이번 생신은 호텔 뷔페로 하자며 친구분들이
좋다고 자랑 했던 호텔 이름을 줄줄이 읊어 대셨다.
어렵게 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전망 좋은 곳으로 예약을 해두어
모처럼 친정 식구들이 모이기로 했다.
언제 부터 생일을 호텔에서 보냈던가...
엄마는 자식들을 다 출가 시키시곤 무슨 벼슬을 하시듯
상류층의 아낙네들을 흉내 내시려 한다.

"어...여기요....새언니.."
"아가씨, 많이 기다렸죠? 미안해요..차가 많이 막혀서...
어머님은 안에 계세요?"
"네...들어가요..다 모였네요."
둘째를 임신한 새언니가 힘들게 걸음을 옮긴다.
"어머님, 죄송해요..."
"그래, 서울 시내 차 막히는건 당연하지. 알아서 적당히 빨리
나오지 그랬니. 다들 바쁜데... 어서들 먹자"
"네..."
엄마의 가시돋힌 말에도 전혀 싫은 기색 없이 넉살 좋게 받아
넘기는 새언니의 모습이 보기 좋다.
한동안 말없이 식사를 했다.

"참....내가 할 말이 있다. 내가 그랬잖니...너희들 다 출가 시키면
난 세계여행이나 다니면서 여생을 보내고 싶다고...그래서 말인데
이번에 성지순례를 간다는 팀이 있어서 나도 갈까 한다."

느닷없이 성지순례라니... 다들 멍한 눈으로 엄마를 주시 했다.
"뭐, 그러시죠. 장모님이 가시고 싶으시면 가야죠."
서둘러 남편이 거들었다. 여기서도 사람좋은 얼굴로 남편은 앞서
말했다.
"그렇지? 내가 이제 안 가면 또 언제 가겠나...고맙네..."
형제들 중 누구 하나 거들지 않고 그 자리에서 엄마는 14박15일의
성지순례를 가시게 됐다.
서로가 외면을 한 채 호텔을 분주하게 빠져 나왔다.
"들어들 가세요..."

"근데, 장모님은 경비는 어쩌시려구 그러지?"
돌아 오는 차 안에서 남편이 입을 열었다.
"아빠가 주시겠지. 우리들이 대학에 들어가고 부터는 부족하지
않게 생활비를 주시니까..."

우습다. 장모님 가시라고 등 떠다 밀때가 5분 전 인데...여행
경비가 걱정이 되다니.

남편과의 형식적인 잠자리를 했다.
늘 아무런 배려도 없이 서둘러 일을 마치곤 1분도 안되 코를
곯아 댄다. 어쩔땐 이렇게 피곤한데도 그 일을 하고나야 잠을
자는 남편이 참 측은 하기도 하고,남자라는 생리구조를 면면히
파헤쳐 까발기고 싶은 충동이 생기기도 한다.

피식 웃음이 샌다.
'별것도 아닌 인생...별나게 살 필요는 없겠지...'

시간이 지날 수록 내 자신이 황폐해 짐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