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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우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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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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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BY 향기 2001-02-03

띠리리리~
"여보세요"
"어. 영미씨. 이재주요"
"네. 안녕하세요."
"영미씨 지금 시간 있나?"
"지금요? 왜요?"
"어. 그때 일 도와준것도 있고해서 내가 너무 고마워서
같이 영화나 한편 보자고"
"지금 이시간에요? 너무 늦은 것 같은데요"
"지금 8시 20분 밖에 안 ?瑛附?"
"늦은 시간 아닌가요?"
"어때 영화 9시 프로 보면 되지. 영미씨네 집이
어디였더라? 잘 기억이 안 나네?"
"지금 오시게요.음.. 그 큰 다리 넘어서 전자랜드 앞에
계시면 제가 갈께요"
"어.그래요."
"참 그리고 나올때 청바지 입고 나와"
"무슨 청바지에요. 추운데.가요.

그것이 그와 그녀의 개인적인 첫 만남이었다.
그는 그녀 회사 과장...그렇다고 항상 그를 마주보면서
일을 하는 것도 아닌 주로 출장이 잦아서 1달에 겨우 5~6번 정도
마주칠 정도의 그런 친밀감이 있을 정도였으니...
사업계획서 제출을 바로 눈 앞에 두고 너무나도 다급했던 그는
영미씨를 옆에 두고 함께 일을 했었다.
며칠을 그렇게 함께 일을 했었다.

"영미씨 시간있나?"
"저 지금 누구 만나기로 했는데요"
"누군데?"
"아는 오빠가 저녁 사준다고 해서요. 거기 가야하는데요"
"그 약속 취소해라. 내가 너무 고마워서 저녁 살려구 하거든"
"안되요. 그 오빠랑 먼저 한 약속이에요"
"그래. 그럼 할수 없지"

그와 그녀의 만남이 있기 일주일전이었다.
회사에 전화해서 업무적인 얘기만을 하면서도
퇴근후에는 그렇게 핸드폰으로 전화를 해서 묻곤 했다.

"어. 과장님. 정말 엽기에요."
"엽기? 왜?"
"지금 시간이 몇신데 영화를 봐요."
"어때서 좋지. 아니 그때 내 일 도와준것 도 있고해서
내가 너무 고마워서 그렇지"
"저 영화보고 들어가면 너무 시간이 늦구요.
그냥 차나 한잔 사주세요."
"..."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그와 그냥 차를 타고 명동거리로 향했다.
주말인지라 더욱 많은 인파속으로 우린 이름이 멋있는
커피숍을 향했다.

"영미씨 뭐 마실래?"
"저요. 술이 마시고 싶긴한데..."
"술 그럼 나 집에 어떻게 가라고"
"그러니까요 못 먹지요."
"그럼 우리 칵테일이나 한잔씩 할까?"
"칵테일이요. 전 한번밖에 못 먹어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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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씨 여기 회사 밖이지."
"네"
"그럼 오빠가 말할께."
"?????"
"오빠라고 해도 되지? 어차피 회사 밖이잖아."
"네"

그와 그녀는 즐거운 듯 얼굴 가득 웃음을 머금고 대화를 하고 있었다.
"내가 그 사촌누나를 얼마나 좋아했었는지...
지금 생각하면 그런 건 아닌데...
그 혈기 왕성했던 학생때라서 그런가...
우습다. 정말..."
"네..."
대화의 대부분은 그의 얘기였다.
그가 고등학교시절 사랑했던 사촌누나와 어린 시절을
자신이 직접 쓴 소설들 얘기들....

시간이 너무 늦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