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무지 잘먹었어..고마워.."
"녀석,고맙긴..다음주에 있는 운전 면허 시험이나,,잘해."
"응..한번에..끝낼꺼야.."
어..저 사람은..주희언니..아닌가?
옆에 있는 남자는..누구지??
삼촌에게 얘기를 해야하나,,말아야 하나 생각할 때 신호가 바뀌었다.
그들의 차를 뒤로하고 우린 먼저 출발을 했다.
주희언니가,,맞는것 같은데..아닌가?
"삼촌,,주희언니는 오늘 바쁜가봐,,전화도 없네.."
"오늘 중요한 일이 있대..참,,내일 삼촌이랑 백화점 가자..가서..왜?"
"응..나 내일 태우오빠,,친구 결혼식에 가기로 했어.어쩌지?"
"그러니? 그럼 뭐,,주희랑 가던지,,해야지.."
"형..가영아~~"
"오빠,,잠시만요.."
"형,,가영이랑 친구,,"
"알어,,잘 다녀와,,아침부터 가영이가 호들갑인데..아직인가? 가영아~"
그녀가 나왔다.
물빛을 머금고..그녀가 웃는다.
"가영이..저번에 태우가 골라준 옷 입었네..이쁘다."
가영이는 소풍을 가서 새 옷을 자랑하기 위해 들뜬 아이처럼..보인다.
난 그들이 웃으면서 차에 올라 출발하는 모습까지 지켜보고 있다.
가야하나,,말아야 하나..
내가..어떤 선택을 하든지 그 선택의 여파를 생각해야 한다.
가지 않을 경우..기석에게 그만의 착각을 심어줄것이다.
가더라도,,혼자 가는건..뻔히 태우가 있을텐데..이상하지 않을까?
그렇다고 함께 나타나면,,기석은..어떻게 생각할까?
"네...민기씨? 어젠 미안했어.일땜에..어디야?"
"응..집이야..오늘 뭐하니? 백화점에 살게 좀 있는데..같이 갈래?"
"그럼..지금 집으로 갈께..기다려~"
복잡한 문제일수록 단순하게 처리 해야한다..
일단,,지금 내겐 민기씨가,,제일 중요하다.
"어머..가영씨는,,어디 갔어?"
"응..태우랑 결혼식,,갔어."
태우가,,기석의 결혼식에..가영이를 데리고,,갔단 말인가..?
훗..태우,,이제 그녀를 보여주겠다는거군..
넥타이를 고르며 티격거리기도 하지만,,그와 함께 있는 시간이 좋다.
이것저것 사달라고 졸라도 보며 그에게 아낌없이 주고 싶은 여자로 남길 바란다.
녀석이 따라다니며 쫑알대던 자리에..지금은 주희가 있다.
주희는 내 취향보단 그녀의 감각에 맞춰 나를 맞춘다.
그래도,,지금은 그녀에게 맞춰 주고 싶다.
텅빈 집을 혼자 나서기 서운하던 나를 이끌어 주었던 사람이니까,,
태우랑,,가영이...지금은..뭐할까,,?
신랑 신부 우인들 촬영이 있겠습니다. 앞으로 나와주십시오~
"가영아,,잠시만,,"
주희는 오지 않았군,,하긴 형이랑,,함께 있겠지.
자리를 잡고 가영이를 바라보는데..가영이는 왠지 신랑을 쳐다보는것 같다.
몇번의 촬영이 끝나고 신부가 부케를 던졌다.
이런..
주위는 웅성이기 시작했다.
엉뚱하게 날아온 부케를 무심결에 잡은 나 때문에..
"이야,,태우가 다음에 가겠구나..축하해.."
"태우가 여자 데리고 다닌적이 있냐? 다,,알만하잔아.."
친구들의 장난끼 섞인 말에..그냥 웃을수 밖에 없었다.
"가영아,,이거 남자가 받아도 되는거니? 햐,,쑥스럽다.."
"오빠,,그거 받은지 100째 되는날 태우거나 아니면 석달안에 결혼안하면,,"
"안하면,,뭐??"
"훗..영원히 장가 못간대요,,하하.."
"뭐야,,그럼 100일째 되는날 꼭,,태워야겠군,,아니면 너랑 결혼을 하던지.."
"네..? 오빠!!"
"뭘,,그렇게 놀라니? 너 보고 있다가,,엉겹결에 받았으니,,책임져야지.."
"하,,말두 안돼,,농담두..가려서 해요,,오빠.."
"그래,,미안,,피로연에 갔다가..너 어디 보니?"
"아뇨,,왠지 신랑얼굴이..눈에 익어서요.."
"가영아,,이미 물 건너간 유부남 쳐다보지말구..쌈박한 날 좀 바라보면 안돼겠니??"
"하하,,오빠,,참 짖굿어요.."
피로연이라고 따라갔더니 여기저기 인사 하기가 바빴다.
그들은..내게 무척이나 많은 관심을 가졌다.
하지만,,그들을 막는 태우오빠가 있었다.
"참,,너희들..왜 그리 관심이 많니? 다들,,관심 꺼.."
그들의 말에 의하면 태우오빠는 여자친구로 소개된건,,
아니 그의 옆에 있는 여자는..내가 처음라는데..믿어야,,하나?
신랑과 신부가 오자,,곧 내게 오던 질문 공세는 사라졌다.
"태우야,,주희는..안 왔나봐,,"
"어,,그러네..요즘 바빠,,주희가..기석아..잘살아,,알겠지?"
"그래,,고마워,, 어느 집안,,아가씨냐?"
"훗,,녀석 그런거,,난 관심없다.그냥,,내가 첫눈에 반한 아가씨야."
"첫눈에..반할만하다..축하한다.너두 잘해봐,,"
그들이 속삭인다고 하지만,,주희언니의 이름이 나오는건 들렸다.
그러고 보니...어제 차안의 그 남자다.
안타까운 눈으로 주희언니를 쳐다보던,,그 남자...
"오늘 네가 내옆에 있으니,,괜히 신나고,,기분 좋더라..나..이상하지?"
"저,,오빠.."
"응..뭐?"
"오빠 친구가,,주희언니 얘기 하던것 같은데..서로 알아요?"
"응..다들 비너스 클럽 회원이거든..잘 알지.."
"네..그렇군요,,"
그렇구나,,그냥 아는 사람이구나..
괜히,,그녀의 꼬투리를 잡기 위해 안달난 사람처럼..
온갖 이상한 상상에 끼워 맞추려한,,내가 한심해 진다.
"나,,오늘 밤에 다시 가거든..그럼 좀 시간이 걸릴거야,,"
"네..일 잘해야죠,,저도 내일부터 출근해야죠,,건강히,,잘 다녀와요."
"네가 잘 다녀와요,,그러니까,,기분이 괜히 이상하다."
"뭐가,,이상해요?"
"그냥,,,아침에 출근하는 남편을 배웅하는 아내의 멘트라고나 할까?"
그녀는 웃어 넘겼지만,,난 바라는것이 생겼다.
배웅을 받으며 나가는 나의 뒷모습을 그녀가 지켜주길..
늦은밤이라도 언제나 그녀의 환한 미소가 나를 반겨주길..
"그럼 일찍 들어가서 준비해야겠네요.."
이런말을 하면서..왠지 그와 일찍 헤어진다는것이,,섭섭하다는 기분이 스쳤다.
"가영아,,오늘은..."
그녀에게 전화가 왔다. 핸드폰이,,있었군,,내게는 알려주지도 않고..
"삼촌인데요..참,,내 번호 모르죠?? 얼마전에 삼촌이 사줬는데.."
"응..그랬니..형이 뭐래?"
"저녁 먹구 온다구요,,"
"그래..? 그렇담.."
그는 지금 최고의 저녁상을 준비한다며,,가까이 가지도 못하게 하며 바빠 보인다.
"짜잔,,먹어봐,,"
"오빠,,김치뽁음밥은..누구나,,음..맛있네요,,어떻게 한거에요?"
"하하,,그걸 말하면 안돼지,,집안의 비법이라,,"
"별게 다,,비법이야..치.."
"너,,삐지니까,,더 이쁘다.."
이런저런 얘기들로 식사는 즐겁게 끝이 났다.
이제 그는 가야할 시간이다.
"오빠,,잘가요.."
"가영아,시간나면 전화해..내가 늘 전화할것 같지만,,그래도..네 전화 기다릴께"
그는 조용히 내 이름을 부르며...다가왔다.
그의 향기가,,그의 따스한 가슴이 나를 감싸 안고 있다.
"건강히,,잘 있어.가끔..내 생각도 해줄래?"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를 남겨두고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떼야만 했다.
"삼촌..늦었네.."
"아직 안잤어?"
"그럼 집에 올 사람이 안왔는데..어떻게 잠을 자? 날 잠보로 보는거야?"
삼촌은 미안하다며 웃을뿐이였다.
쇼핑백에 담긴 셔츠며 넥타이..삼촌이 즐겨 입던 스타일은 아닌데..
"주희언니가,,골라 준거야? 색다르네.."
"응..좀 튀지? 에구..피곤하다,,먼저 잔다."
오늘 하루는..어땠는지..
가영이가 웃으며 얘기하는걸,,보고 싶지가 않다.
나란 놈..이렇게 속이 좁다니..
이런 감정을..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뭐라고 칭해야 하는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