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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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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회]


BY bluebird23 2001-02-07

힘든 나날이다.
민서는 거의 술로 시간을 보냈다.
그의 작업실에는 술병들로 가득했다.
그의 부모님은 안타까운 얼굴로 민서를 바라볼뿐...

도현은 침대에 우두커니 앉아 액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민서와 나란히 앉아 환하게 웃는 자신의 모습을...
이제는 눈물도 말라버려 나오지 않는다.
퉁퉁부은 눈과 말라버린 감정과 며칠째 누구와 대화도 하지 않은 잠긴 목...
다시 침대에 누웠다.
이제는 잊어야 한단 말인가...
더이상 민서의 목소리가 기억나지 않는다.
안타까움도... 반항심도... 힘없이 무너져버렸다.

전화벨이 울렸다.
힘없이 전화기를 들었다.
"누나..."
".....네에..."
제후는 한참후에 들려오는 도현의 힘없는 목소리를 듣고 무슨일이 있음을 직감했다.
"도현누나... 무슨 일 있어요?"
대답이 없자, 제후는 재빨리 기다리라는 말만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코트를 걸치고, 도현에게로 향했다.

여러번의 초인종 소리에 허공을 헤매고 있던 도현이 제자리를 찾았다.
문이 열렸다.
힘없는 도현의 미소...
"제후씨... 오랜... 만이네요..."
제후는 엉망이 된 도현을 보고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서렸다.
"누구예요? 도대체 이번엔 누가 누나를 이렇게 만들어 놨어요!!!"
도현은 어디든 데려다 달라고 했다.
제후는 도현의 코트를 가져와 입혔다.
도현은 단추를 하나씩 잠궈주는 제후를 가만히 내려다 보았다.
제후는 자신의 작업실로 차를 몰았다.

점심시간이라 작업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제후는 사방을 둘러보는 도현을 의자에 앉혔다.
"누나... "
제후는 음악을 켰다.
요즘 인기절정을 달리는 가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작은 작업실이 감미로운 발라드로 가득찼다.
도현은 황홀한듯 음악에 도취되었다.
굳었던 얼굴에 조금씩 미소가 번지는 도현을 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노래가 끝나자, 제후는 작은 테이블로 도현을 데리고 갔다.
커피를 한모금 입에 넣으니 얼어있던 마음과 몸이 따듯해 옴을 느꼈다.

"누나... 누나를 위해 만든 내 곡이예요...
요번 음반때 타이틀곡이에요..."

감사합니다...
정월대보름... 잘보내세요...